치매국가책임제 2년, 치매극복의 날 기념식…“치매안심센터 있어 든든”
치매국가책임제 2년, 치매극복의 날 기념식…“치매안심센터 있어 든든”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9.27 14:46
  • 호수 6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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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안심센터에 43만명 등록‧관리… 전국 55곳에 치매전문병동
치매파트너 양성해 지역 내 돌봄… “보호자 위한 정책 더욱 강화해야”

[백세시대=이수연기자]“치매국가책임제가 더욱 내실 있게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관리해나가겠다.”

9월 20일, 서울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12회 치매극복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2017년 9월 치매국가책임제를 발표한 후 지난 2년여의 성과를 돌아보며 앞으로의 다짐을 이야기한 것이다.

치매 극복의 날(9월 21일)은 치매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치매를 극복하기 위한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국가에서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이날 기념식에는 치매 환자와 가족, 관련 종사자 등 약 350여명이 참석했으며, 치매극복 유공자, 우수 치매파트너 등의 시상식이 열렸다. 

박능후 장관은 기념사를 통해 “치매국가책임제를 통해 치매안심센터에 43만명이 등록돼 관리받고 있다”며 “여론조사 결과 국가책임제로 치매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개선됐고, 절반 이상의 응답자 및 환자 가족이 치매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치매국가 책임제 2주년 성과

복지부가 발표한 치매국가책임제 2년여간의 성과는 ▷맞춤형 사례관리 ▷치매환자 의료지원 강화 ▷치매 의료비 및 요양비 부담 완화 ▷장기요양서비스 확대 ▷치매 예방, 치매 친화적 환경 조성 등 다섯 가지로 꼽힌다. 

맞춤형 사례관리는 전국 256개 보건소에 설치된 치매안심센터에서 제공하는 상담, 검진, 1:1 사례관리, 서비스 연결까지 통합된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을 말한다. 치매국가책임제 이후 262만명이 치매안심센터를 방문해 검진, 상담, 치매예방 등 프로그램과 사례관리 서비스를 이용했다. 

치매환자 의료지원 강화는 환각, 폭력, 망상 등 이상행동증상이 심한 치매환자가 입원해 집중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전국의 공립요양병원 55개소에 치매전문병동을 설치한 것을 꼽는다. 55개소 중 시설기준과 인력요건을 갖춘 기관인 도립안동노인전문요양병원, 김천노인전문요양병원, 대전시립제1노인전문병원은 치매안심병원으로 지정됐다. 

치매 의료비 및 요양비 부담 완화는 2017년 10월 건강보험 제도개선을 통해 중증치매질환자의 의료비 부담비율을 최대 60%에서 10%로 대폭 낮춘 것을 말한다. 이러한 건강보험 산정특례 제도를 시행함으로 본인부담금액이 평균 48만원에서 20만원으로 낮아졌으며, 4만여명이 혜택을 받았다. 

또 장기요양서비스를 확대해 2018년 1월부터 ‘인지지원등급’을 신설했다. 따라서 경증치매환자도 장기요양 등급을 받아 주야간보호시설에서 인지기능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치매 예방, 치매 친화적 환경을 조성해 치매예방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지역사회 주민을 대상으로 ‘치매파트너’를 양성해 치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지역 내에서 치매 어르신을 돕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치매 가족 위한 다양한 정책 필요

이날 관심을 끈 것은 전국 우수치매파트너의 사례 발표였다. 우수치매파트너로 꼽힌 경북 울진군의 박은희 씨는 “10년 동안 치매를 앓다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떠올라 치매파트너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며 “어르신들의 뇌가 맑아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자원봉사를 시작했는데, 활동하면서 얻는 게 더 많다”고 말했다. 

또 치매파트너 활동한 지 5년 차인 이영래(68) 씨는 “나도 나이 들면 빚지는 인생을 살게 될 테니 미리 빚 갚는다고 생각하며 활동한다”며 “치매예방도 되고,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오전 행사를 마친 후에도 치매 극복 박람회장에는 많은 사람이 방문했다. 방문객 중에는 치매를 앓고 있는 가족과 함께 온 보호자들도 만날 수 있었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유광명(80) 어르신은 늘 남편인 백모(82) 어르신과 함께 다닌다. 남편이 치매 판정을 받은 이후 10여년간 평일에는 대부분 치매안심센터에서 시간을 보낸다. 

유 어르신은 “남편이 수업 듣는 동안 나도 치매를 예방한다는 생각으로 함께 수업을 듣는다”며 “무엇보다 혼자 돌보는 시간이 줄어서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치매안심센터가 없었다면 더 힘들었을 것 같다.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수업 시간 동안 남편을 지켜봐 주는 사람이 있고,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치매환자 가족 자조모임에 나가고 있다는 서울 은평구의 박 모(75) 어르신은 “가족 자조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내 남편만 그런 게 아니라는 생각에 위로를 받는다”며 “치매에 걸린 남편과만 시간을 보내다 보면 마음이 지칠 때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자조모임을 통해 위로를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가족이 치매에 걸리면 가족 중 누군가가 희생해야 하는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김 모(62) 씨는 “어머니를 돌보는 것만 해도 하루가 모자란다”며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9 치매극복 실버합창대회에서 입선한 대한노인회 강원 속초시지회(지회장 김종명) 소속 설악메아리합창단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
2019 치매극복 실버합창대회에서 입선한 대한노인회 강원 속초시지회(지회장 김종명) 소속 설악메아리합창단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

◇어르신 치매 예방 도움 주는 ‘실버합창대회’

이날 오후 행사장에서는 2019 치매극복 실버합창대회 본선이 열렸다. 복지부가 주최하고 중앙치매센터가 주관하는 이번 2019 치매극복 실버합창대회는 만 60세 이상으로 구성된 합창단 중 예선을 통과한 10개 팀의 본선 경연 무대가 펼쳐졌다.  

대한노인회 강원 속초시지회(지회장 김종명) 설악메아리합창단, 은평청춘합창단, 보블리스 합창단, 중랑문화원 코러스, 영통수다하모니 합창단, 강북구립시니어 합창단, 나누리 합창단, 해방둥이 합창단, 희망천사 합창단, 하남미사강변 시니어합창단이 참가했다. 

속초시지회 이주총 사무국장은 “합창단 활동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며 “몸이 불편했던 분들도 합창단 활동을 통해 건강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속초시지회 설악메아리합창단은 실버합창대회에서 입선했다. 합창단원인 신영숙 단원은 “전국대회에서 다른 합창단의 무대를 보며 공부가 됐다”며 “다음 참가 시에는 더 큰 상에 도전하겠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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