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의 증상과 치료, “갑자기 기운 없고 식욕 떨어질 땐 폐렴 의심해야”
폐렴의 증상과 치료, “갑자기 기운 없고 식욕 떨어질 땐 폐렴 의심해야”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10.04 15:42
  • 호수 6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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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구균 감염이 가장 대표적인 원인… 만성질환자 반드시 예방 접종
고령자는 기침‧고열 증상 없는 경우도… 합병증 올 수 있어 빨리 치료

[백세시대=이수연기자]인천에 사는 양 모 씨(67)는 몸이 으슬으슬 춥고 가래가 나오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감기로 오인한 양 씨는 며칠 쉬면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고 집에 있던 몸살약을 꺼내 먹었다. 그런데 밤이 되자 열이 더 심해지고 누군가 몸을 쥐어짜는 것처럼 아파 숙면을 취하지 못했다. 다음 날 병원을 찾은 양 씨는 폐렴 진단을 받았다. 

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 미생물에 감염되어 폐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기침이나 가래, 고열, 호흡곤란이 있다. 호흡기 증상 외에도 두통과 오심, 구토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최혜숙 교수는 “폐렴은 호흡기는 물론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폐렴 악화되면 뇌수막염 등 합병증 찾아와

폐는 우리 몸에 필요한 산소를 받아들이고 탄산가스를 내보내는 기능을 한다. 폐렴이 발생하면 폐 조직에 생긴 고름으로 폐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폐렴이 발생하는 원인은 세균에 의한 감염이 대부분이다. 세균 중에서도 가장 흔한 원인균은 폐렴구균으로 보통 숨을 쉴 때 원인균이 폐로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간혹 수술이나 외상 후에 발생되기도 하고, 입안의 깨끗하지 못한 물질이 폐로 흘러들어가면서 생길 수도 있다. 폐렴에 걸리면 체온이 수 시간 안에 40도까지 올라가고 가래와 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온몸이 아프고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힘이 빠지며, 두통과 호흡곤란, 가래가 발생된다. 

노인들은 증상의 정도가 심하지 않거나 입맛이 떨어지거나 기운이 없는 등의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흉부사진으로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사진 ②는 폐렴 진단을 받은 환자의 X-레이 사진으로 폐 왼쪽 부분에 염증이 퍼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노인들은 증상의 정도가 심하지 않거나 입맛이 떨어지거나 기운이 없는 등의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흉부사진으로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사진 ②는 폐렴 진단을 받은 환자의 X-레이 사진으로 폐 왼쪽 부분에 염증이 퍼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폐렴에 걸렸을 때 감염에 적응하기 위한 우리 몸의 반응 때문이다. 염증반응이 활성화되면서 방대한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몸이 나른해지고, 폐 기능이 저하되어 폐에 산소를 넣는 과정이 어려워지면서 피로감이 커지게 된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8년 우리나라 사망자 통계를 보면 폐렴 때문에 사망에 이른 환자는 인구 10만명당 45.4명으로 전년(37.8명) 대비 20%가 늘었다. 

최혜숙 교수는 “초기 폐렴 증상이 감기와 매우 유사해 구분하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주요 증상이 수일간 지속되거나 악화되는 변화를 보이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며 “특히 65세 이상 고령일 경우에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고 늑막염, 뇌수막염 등 합병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폐렴 예방하려면 ‘폐렴구균 예방 주사’ 맞아야

노인의 경우 폐렴의 일반적 증상이 안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폐렴의 대표적인 증상은 기침이나 가래, 고열이다. 그러나 노인 폐렴 환자 중에서 20~30%는 열이 나지 않거나 기침도 심하지 않다. 

보통 폐렴에 걸리면 폐에 침투한 세균을 밖으로 배출하기 위해 기침이 많아진다. 폐 속에서는 세균과 세균을 없애기 위해 모인 백혈구가 뒤엉켜 생긴 찌꺼기가 가래로 만들어지고, 이러한 과정에서 열이 나게 된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백혈구 수가 줄고 활동성이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세균이 폐에 들어가더라도 이를 막기 위해 모이는 백혈구 수가 적고, 이에 따라 생기는 가래의 양도 적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노인성 폐렴의 경우 증상과 징후가 일반적인 폐렴보다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혼동하기 쉽고,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식욕부진이나 전신무력감, 손발이 차갑고 대소변을 못 가리게 되는 등 단순히 ‘몸이 좀 안 좋아졌다’고 판단될 수 있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갑작스럽게 몸이 무기력해지거나 반복적으로 의식이 흐려지고, 미열이나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폐렴을 의심해야 한다. 

폐렴 치료는 원인균이 무엇이냐에 따라 적절한 항균제로 치료하는데, 원인균에 대한 소견이 불분명한 상황에서는 환자의 병력, 기존 질환, 임상 증상, 나이 등을 종합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항생제로 치료를 시작한다. 통상 10~14일 정도의 치료로 완쾌되지만 경우에 따라 3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할 때도 있다. 

감염성 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인 폐렴구균의 경우에는 예방주사가 개발되어 있다. 따라서 2세 이하나 65세 이상은 모두 접종이 권고되며, 50세 이상 중에서도 면역억제상태에 있거나 만성 심부전, 만성 신질환, 만성 호흡기질환, 당뇨 등의 만성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접종이 권고된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성인용 폐렴구균 백신에는 13가 단백접합백신과 23가 다당질백신 두 종류가 있다. 13가 단백접합백신은 병원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13만~15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23가 백신의 경우 65세 이상이라면 보건소에서 무료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 65세 이후에 접종한 경우에는 또다시 접종할 필요가 없지만, 만약 그 이전에 예방주사를 맞았다면 65세 이후에 한 번 더 맞는 것이 권장된다. 

대한감염학회는 만성질환자 폐렴구균 감염 위험이 커지는 것을 고려해 65세 이상 만성질환자는 13가 단백접합 백신을 접종하고, 23가 다당류 백신을 순차적으로 1회 접종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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