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택 대한노인회 서울 광진구지회장 “노인회 회원 대폭 늘자 구청·구의회 적극 지원 나서”
신현택 대한노인회 서울 광진구지회장 “노인회 회원 대폭 늘자 구청·구의회 적극 지원 나서”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10.11 14:22
  • 호수 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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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회원 가족 ‘특별회원’으로 영입… 8개월 만에 950여명
경로당 회장 대물림…부친 초대회장 지낸 경로당서 10년 봉사

[백세시대=오현주기자]대한노인회 서울 광진구지회는 최근 ‘작은 기적’을 이뤘다. 회원이 8개월여 만에 950여명이 늘어 전체 회원이 3608명이 됐다. 그 전에 지회 회원은 2000여명 수준이었다. 이렇게 갑자기 회원이 폭발적으로 는 배경에 신현택(83) 광진구지회장의 의지와 열정 그리고 지회 직원들의 수고와 희생이 따랐다.

신현택 광진구지회장은 “저를 포함해 직원들이 경로당 회장들에게 지회가 살 길은 회원배가밖에 없다고 설득해 얻은 값진 성과”라며 “회원이 대폭 늘자 구청과 구의회가 지회를 달리 보고 많은 지원 약속도 해주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초, 서울 광진구 광장로에 위치한 지회에서 신 지회장을 만나 비약적 발전을 눈앞에 둔 지회 운영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회원이 1000명 가까이 늘었다고.

“노인인구 증가에 따라 접근성이 뛰어나며 노인복지의 실천 현장이라 할 수 있는 경로당에 대한 홍보와 회원확보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취지에서 지난해부터 회원배가운동을 펼쳤다.” 

-구체적으로 소개해 달라.

“관내에 노인들이 많이 찾는 아차산에서 등산하는 노인들을 상대로 회원 권유를 했다. 그리고 특별회원을 많이 늘렸다. 65세가 아니더라도 노인회 가입이 가능하도록 만든 게 특별회원 제도이다. 경로당 회장과 회원들의 가족을 특별회원으로 영입했다.”

인터뷰 자리에 배석한 박정원 광진구지회 사무국장은 이와 관련해 “노인회 회원은 늘지 않고 유사기관들만 활성화되면 노인회의 역할이 축소되기 마련이다. 특별회원을 노인회 행사에 초청해 노인회가 하는 일을 알리고 특별회원은 노인회를 통해 일자리 등과 같은 혜택을 받기도 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한식구가 된다”고 말했다.

-회원이 늘면서 어떤 일이 생겼나.

“구청과 구의회에서 노인회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형태로 변해가고 있다. 추석 직후 광진구청장실에서 구청장과의 간담회에 이어 구청장, 국회의원, 구 의장, 구의회 복지위원장 등이 지회장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노인회 발전에 관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다. 구청장은 그 자리에서 초고령사회에서의 노인회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다. 지회는 또,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대한노인회 광진구지회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의회에 제출해 현재 검토 중에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가 오갔나.

“지회의 행사를 적극 지원하고 지회 직원 처우개선 등을 약속했다.”

광진구지회는 일 년에 두 차례 경로당 전수조사를 한다. 신 지회장은 “경로당 문은 언제 열고 닫고, 식사하는 회원은 몇 명이고, 월례회는 제대로 여는지 그리고 운영비 사용내역을 벽에 게시하는지 등을 전부 조사해 잘하고 있는 경로당에 상을 주고 격려할 생각”이라며 “모범경로당 시상, 사례발표, 경로당 프로그램 발표회에 구청이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말했다.  

해마다 봄·가을 두 차례 실시하는 문화탐방도 종전에는 경로당 회장에 한했지만 앞으로는 경로당 총무단도 포함하기로 했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전체 100여개 경로당 중 아파트경로당과 구립경로당이 반반이다. 아파트경로당에 비해 구립경로당은 비좁고 낡았지만 구청에서 관심을 많이 갖고 지원을 해주고 있다. 공기청정기를 전체 경로당에 보급했고 안마의자도 예산을 책정해 점차적으로 늘리고 있다. 경로당 한 곳 당 연간 총 운영비도 400만원 이상이다.”

신현택 광진구지회장(앉은 이)이 지회장 실에서 직원들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신 지회장 왼편이 박정원 사무국장.
신현택 광진구지회장(앉은 이)이 지회장 실에서 직원들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신 지회장 왼편이 박정원 사무국장.

신현택 지회장은 서울 광진구 화양리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현재도 건국대 부근에 거주한다. 합동통신사 편집국 차장, 연합통신사 경제국장을 역임했다. 광진구지회 부회장을 거쳐 2014년 1월 광진구지회장에 단독추대됐다. 2018년 1월 재임해 현재에 이르렀다.

-언론사에 오래 근무했다.

“군 제대 후 지인의 소개로 합동통신사에 들어가 이후 30여년 외길을 걸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1980년 5월 18일, 밤 12시가 다됐을 때 갑자기 회사 앞에 장갑차가 쑥 들어왔다. 소령 계급장을 단 헌병이 부하 몇 명과 사무실로 들어오더니 ‘이 시간부로 통신사를 접수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모든 기사를 자기들한테 보여달라고 했다. 사전검열이 시작된 거다. 겉으로는 보여주는 시늉을 내면서 뒤편으로 몰래 기사를 내보냈다. 통신사가 배급하는 기사를 조선·동아 같은 일간지들이 받아 보충 취재해 신문에 게재하던 시대였다. 겁은 났지만 국민의 알권리를 지켜야 한다는 기자의 본성은 살아 있었나 보다(웃음).”

-노인회와 인연은.

“퇴직 후 쉴 때 집 부근 경로당에서 총회에 참석해 달라고 했다. 영문도 모른 채 나가봤더니 회장 불신임 투표를 하더라. 회장이 외부 찬조금을 자기 통장으로 받아 착복했던 것이다. 결국 회장은 쫓겨나갔고 그날 회장 선출이 있었다.”

경로당 회원들은 고사하는 신 지회장을 강제(?)로 회장 자리에 앉혔다. 신 지회장은 “그 경로당은 부친이 초대회장을 했던 곳으로 저도 대를 이어 10년 가까이 회장을 했다”며 웃었다. 신 지회장은 광진구지회 부회장도 겸했다. 이후 전임 지회장의 유고로 지회장에 단독추대 됐고 4년 후 경선을 통해 재임됐다.

-지난 4년간 업적이라면.

“부지회장을 하면서 지회 운영을 지켜보았다. 일부 경로당에 문제가 있는 것을 잘 알고 지회장이 되자마자 경로당의 투명한 운영과 경로당 활성화에 역점을 두었다. 지금은 서울연합회 산하 지회 중 경로당 민원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경로당 분위기가 확연하게 좋아졌다.”

이어 “지회 3층과 경로당 등 3곳의 공동작업장에서 노인들이 쇼핑백 등을 제작해 한 달에 30여만 원의 수입을 올리는 것을 비롯해 노인 일자리가 500개에 이른다. 5개의 자원봉사클럽이 활동 중이며 그중 ‘함께 가자 클럽’이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어떤 클럽인가.

“화양동경로당에서 인근의 장애인들과 그 부모와 함께 텃밭 등을 가꾸며 유대감을 형성하고 성인발달장애인들에게 정서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다.”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사업은.

“경로당을 말 그대로 노인이 공경 받는 장소, 퇴직한 노인들이 찾아와 편안히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선 노인들이 집에만 있지 말고 경로당에 나와 지역 발전을 위해 봉사도 하고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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