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기고] 동양 철학에서 인성이란 무엇인가
[백세시대 / 기고] 동양 철학에서 인성이란 무엇인가
  • 하성관 대한노인회 남해군지회장
  • 승인 2019.10.11 14:47
  • 호수 6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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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관 대한노인회 남해군지회장

심리학에서는 인성을 퍼스낼리티(Personality)라 하여 인격의 개념을 함축하고 있고, 교육학에서는 캐릭터(Character)라 하여 생명학적 측면의 성격을 말하고 있다. 이 두 학문에서 말하는 인성의 개념은 정신적 측면의 인격과 생명적 측면의 성격을 아우르는 것이라고 정의하는 학자들이 많다.

동양철학에서 인성을 가장 잘 나타낸 것은 중용의 처음 문장인데 이를 소개하면, 天命之謂性(천명지위성) 즉, 하늘이 명한 것을 ‘성’이라 하고, 솔성지위도(率性之謂道) 성에 따름을 ‘도’라 하고, 修道之謂敎(수도지위교) 즉, 도를 닦는 것을 ‘교’라고 한다. 다시 말해 ‘性(성)’이란 하늘이 우리 인간에게 준 마음 성품을 말하며, 이 성을 내면에서부터 실천하는 것을 ‘도(道)’라 하고 이 ‘도’를 수양하는 것이 ‘교(敎)’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동양 성인들께서 천명과 인간의 덕목인 인예의지 4대 덕목관계를 어떻게 풀이하였을까?

첫째로 천명이란, 우주의 발생과 우주의 운행상태를 말하는데 우주는 무극(无極, 시작과 끝이 없는 공허한 상태)에서 태극(太極, 시작과 같이 생기는 상태인 오늘날 천문학에서 블랙홀)이 나오고, 태극에서 양의(兩儀, 음과 양)가 나온다. 태극의 씨알이 둘로 나누어져서 하나의 인은 음의 기운이 아래로, 다른 인은 양의 기운이 위로 모여 하늘과 땅이 생겼으며 음양과 함께 밤낮이 생겼다. 그리고 그 씨알은 인(仁)이라 한다. 음양이 한 번 더 운행해서 사상(四象, 태음·태양·소음·소양)이 생겼으며, 사상은 4계절로 나타난다.

그래서 봄의 계절은 씨알의 계절이라 인으로 여겼고, 여름은 성숙한 계절이라 예로, 가을은 벼의 쭉정이 등을 정리하는 계절이라 의로, 겨울은 씨앗을 보관하는 슬기로운 계절이라 지로 연관시켰다. 이와 같이 우리 마음가짐의 4대 덕목을 하늘 운행의 4계절에 연관시켰다.

우리 인간에게 실천할 수 있는 덕목을 창조하신 분을 가리켜 성인이라 하고 이를 실천하는 사람을 군자라고 한다. 그래서 고대사회에서 오늘날까지 이를 실천하는 군자가 많을수록 밝은 인간사회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인성은 고정되지 않고 계속 형성

그래서 하늘의 명이 바로 인예의지(仁禮義智)이며, 이를 우리 인간이 가지고 태어난 것이 바로 성(性)이라 할 수 있다. 성을 실천하는 것이 도이며 도를 수양하는 것이 가르침이다. 이 중용 1장의 문맥을 통해서, 인성은 천부적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고 생리학적 기질이거나 성격만도 아니며 모든 인간이 똑같은 것도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는 인성이 후천적으로 형성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시대에 따른 인간의 가치평가 기준에 따라 인성은 진화되어 왔고 앞으로도 더 발전되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4가지 덕목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씨알인 인(仁)을 선(善)으로 풀이한 주역의 한 구절에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니 계지자선야(繼之者善也) 성지자성야(成之者性也)라 인자견지(仁者見之)에 위지인(謂之仁)”이라 하였다. “우주는 하나의 음기가 되기도 하고 하나의 양기가 되기도 하는 우주 변화의 근원을 도라고 하고, 이를 이어 받은 것을 선(善)이요, 그 선을 성취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는 뜻이다. 인간의 본성인 인성은 선하다는 것이다. 맹자는 이를 사단설로 설명했다.

인의예지(仁禮義智)가 사람의 본성

즉, 측은(惻隱)한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부끄러워하는 수오(羞惡)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사양(辭讓)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시비(是非)를 구분할 줄 아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측은한 마음은 인(仁)의 단서요, 부끄러워하는 마음은 의(義)의 단서요, 사양하는 마음은 예(禮)의 단서요, 시비를 가리는 마음은 지(智)의 단서이다. 네 가지 단서 곧, 측은, 수오, 사양, 시비라는 마음은 성이다. 이 단서를 통해 인의예지의 사단이 인간 본성임을 알 수 있다. 곧 선은 천부의 타고난 본성이며 도덕 실천의 근거이다. 

이퇴계는 한 사람의 마음은 곧 천지의 마음이요, 한 사람의 마음은 곧 일만 사람의 마음이어서 애초에 나와 너의 마음 간에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럼 인성은 마음의 본성이 아니라 인성은 마음의 성향, 성벽, 소질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인성이 개별적인 것이고 개인에 따라 고유하게 형성되는 것이고, 그래서 인성은 각 개인의 교양을 통해서 잘 갖추어질 수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인성은 개별, 집단적 교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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