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기준금리 1.25%로 인하, 역대 최저…일시적 경기 부양보다 성장잠재력 높여야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기준금리 1.25%로 인하, 역대 최저…일시적 경기 부양보다 성장잠재력 높여야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10.18 14:22
  • 호수 6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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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25%로 더 낮아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9월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1.5%에서 1.25%로 인하했다. 이로써 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이 됐다. 수출·투자 부진 속에 소비 여력도 나아지지 않아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지속되자 3개월 만에 다시 금리 인하 조치를 취한 것이다.  

금리 인하는 가계부채 증가나 집값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럼에도 기준금리를 내리는 이유는 경기둔화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성장 흐름이 기존 전망을 밑돌 것으로 보이고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이 약화된 점을 고려했다”며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잡았다가 2.6%, 2.5%, 2.2%로 낮춰왔다. 현재로서는 이마저도 달성이 쉽지 않은 상태다. 9월 15일 국제통화기금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6%에서 2%로 낮췄다. 1%대를 예측하는 연구기관도 많다. 

성장률만 낮아진 것이 아니다. 8~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디플레이션은 경제 전반적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이다. 일시적인 물가 하락이 아니라 경기가 나쁘고, 더 나빠질 거라는 전망 때문에 소비가 줄어든다. 소비가 줄어들 게 확실해보이기 때문에 가격이 낮아지고, 그러한 과정에서 투자와 고용이 줄면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당장 디플레이션 징후로 보기는 어렵다”며 “만약 디플레이션 우려가 있다고 하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등을 적극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본격적으로 금리인하 기조로 돌아선 데엔 내년에도 경제가 뚜렷하게 회복하기 어려울 거란 비관론이 작용하고 있다. 우선 미중 무역분쟁, 주요국 경기 둔화에 따른 세계교역 위축이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유독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여기에 핵심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수출과 투자가 동반 위축 추세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내년 상반기에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보다 내년에는 성장과 물가가 개선되는 방향이긴 하나 하향 조정이 지속되고 있다”며 “대외 불확실성도 산재해 내년 1분기 중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정책으로 인해 한은은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늘리고 기업에 투자기회를 넓히는 데 기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금리를 낮췄다고 내수가 살아날지는 의문이다. 내수가 살아나려면 투자와 소비가 활성화되고, 이를 위해서는 기업과 산업이 되살아나야 한다. 

그러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9월까지도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전망이 불투명하자 기업은 투자를 하지 않고, 가계는 소비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우리 기업이 현재 투자에 적극 나서지 않는 것은 자금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수요 부진과 불확실한 외부 요인이 더 크다. 

정부가 불확실성을 걷어내야 기업의 투자 효과가 일어나고 내수와 수출의 동반 침체를 저지할 수 있다. 재정확대도 필요하다. 그러나 일시적 경기 부양을 위해 사회간접자본이나 일회성 일자리 사업에 세금을 쏟아붓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그보다는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경제체질 개선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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