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웅 대한노인회 경기 오산시지회장 “일하고 싶은 경로당 회원 모두에게 일자리 제공…내년에 2000개”
조재웅 대한노인회 경기 오산시지회장 “일하고 싶은 경로당 회원 모두에게 일자리 제공…내년에 2000개”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10.18 14:30
  • 호수 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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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시, 지회에 적극 지원…“시·지회 관계 우리만큼 잘 되는 곳 없을 듯”
경로당 회장 1박2일 연찬회 매년 개최, 고급 안마의자 전 경로당 보급 등

[백세시대=오현주기자]“일하고 싶어 하는 노인들에게 100% 일자리를 제공하는 셈이다.”

10월 중순 어느 날, 조재웅(78) 대한노인회 경기 오산시지회장이 하는 말이다. 오산시지회는 ‘노인일자리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 지회장의 말처럼 경로당 회원들은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재웅 지회장은 “경로당 회원이 5100여명이다. 올해 일자리가 1600개였고 내년에는 곽상욱 오산시장께서 일자리 2000개를 약속했다”며 “건강이 허락하지 않아 일을 못하는 회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노인들에게 일할 기회가 주어졌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10월 중순, 오산시 수청로에 위치한 오산세교복지타운 내 지회에서 조 지회장을 만나 노인일자리에 쏟은 열정과 지나온 삶을 들었다.

조 지회장은 2016년 5월, 취임했다. 오산시지회는 112개 경로당, 5100여명의 회원을 두었다. 

-그 많은 일자리를 어떻게 얻었나.

“선거 공약으로 경로당 부업을 약속했다. 무료하게 앉아 있는 것보다는 뭔가 일을 하면 시간도 잘 가고 경제적인 도움도 받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다. 처음엔 가방제조업체로부터 일거리를 받아다 해봤지만 마감 기일을 맞추지 못해 별 효과가 없었다. 군복납품업체로부터 군복에 붙은 실밥 제거 일을 맡았는데 그건 성황리에 잘 됐다. 방 하나를 따로 내 본격적으로 하기도 했다. 일자리에 대한 남다른 관심이 바탕이 된 셈이다.”

-어떤 일자리들인가.

“거리 환경정화 등 청소가 대부분이고 그밖에 안내, 카페 종사 등이다.” 

-시의 지원이 잘 되는 가보다.

“시장께 지원을 요청하면 웬만하면 다 수용해준다. 경기연합회 44개 지회 가운데 시와 지회와의 관계가 우리만큼 잘 되는 지회도 드물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지원이 있나.

“지금까지 지회 연찬회가 없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통장들이나 새마을지도자들은 연찬회를 통해 단합하고 화합을 하더라. 노인회도 연찬회가 필요하다고 시장께 부탁을 드리자 많은 예산을 세워주었다. 경로당 회장들이 무주의 우정연수원에서 일 년에 한 번 1박2일 과정으로 교육을 받는다. 교수가 특강하고 경로당 운영에 필요한 역량강화 교육도 받고 그런다.”

조재웅 오산시지회장(앞줄 오른쪽 두 번째)이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조 지회장 뒤편 왼쪽이 김용일 사무국장.
조재웅 오산시지회장(앞줄 오른쪽 두 번째)이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조 지회장 뒤편 왼쪽이 김용일 사무국장.

최근 지회는 오산시약사회로부터 보행보조기(실버카) 20대를 기증 받았는데 이를 계기로 전 경로당에 보행보조기를 확대·지급하게 됐다.  

조 지회장은 “경로당에서 누군 주고 누군 안주느냐고 항의가 들어와 시장에게 전후 사정을 설명하고 도움을 청해 500만원의 예산 지원 약속을 받았다. 다행히 전 경로당에 보행보조기를 나눠주게 됐지만 보행이 불편한 노인이 많아 한 대씩으로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며 아쉬워했다.

-또 다른 지원이라면.

“도에서 한 대에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안마의자를 전 경로당에 보급한 건 우리 지회뿐인 걸로 알고 있다. 회원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다. 또, 회원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대당 100만원 하는 운동기기를 30명 이상 되는 경로당을 대상으로 보급 중이다.”

안마의자가 고장 났을 경우 AS도 잘된다고 한다. 회원이 많은 경로당의 경우 쉴 새 없이 안마의자를 사용해 얼마 못가 비닐 커버가 헤졌지만 업체에 연락해 바로 수리를 받았다고 한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호텔이라고 말할 만큼 좋다. 새 아파트경로당의 경우 70평 공간에 회장실, 남녀 회원 방이 따로 있고 화장실도 하나씩 붙어 있다. TV, 냉장고, 에어컨은 기본이다.”

이어 “시에서 낙후된 시설을 수리해주는 건 물론이며 임대로 들어가 있는 경로당에 대해 연립주택 11곳을 새로 구입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경로당 1년 운영비는 대략 얼마인가.

“회원 수에 따른 운영비 지원에 냉·난방비, 청소비 등 600만원 선이다. 아파트경로당의 경우 관리사무소에서 보조해주기도 한다.”

-급식도우미도 지원되는지.

“당연하다. 노인에게 밥해 먹고 치우는 일이 여간 힘들지 않다. 급식도우미가 큰 도움이 된다. 자녀들이 늦게 귀가해 경로당에서 저녁식사까지 해결하는 회원들이 경로당마다 서너 명씩 있다. 정부 지원 양곡으로 충분하지만 회원들이 집에서 쌀을 가져오거나 주변 단체에서 기증받기도 한다.”

조 지회장은 위와 같은 탁월한 지회 운영 외에도 회원확대운동에도 큰 성과를 보여 2018년 경기연합회로부터 우수지회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조재웅 지회장은 오산 출신으로 오산시의회 초대의원, 오산새마을금고 이사장, 오산라이온스클럽 회장 등을 역임했다. 경로당 회장을 거쳐 오산시지회 부회장을 지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 시절 업적이라면.

“처음에는 자본금이 450억원에 불과했다. 제가 4년 간 있으면서 1300억원으로 늘려놓았다. 라이온스클럽 회장 시절에는 매년 막걸리, 소주에다 돼지 몇 마리씩 잡아서 환경미화원들에게 대접하고 그랬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신도시 세교지구 6단지 아파트에 경로당이 새로 생기면서 관리소의 연락을 받고 나갔다. 50여명이 모인 가운데 오산 토박이는 저를 포함해 둘 뿐이었다. 제가 인사말을 하고 오산의 내력을 소개하자 그 자리에서 경로당 회장으로 추대됐다.”

조 지회장은 이후 전임 지회장의 권유로 지회 자문위원에 영입됐고 부회장을 거쳐 지회장 선거에 나섰다. 당시 경로당이 90여개였는데 78표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됐다.

-오산시를 소개해 달라.

“오산시 인구 23만 명 가운데 노인이 1만6000여명이다. 평균 연령 37세의 ‘젊은 도시’로서 인구도 늘고 있다. 인근 도시에서 오산의 명문고로 전출 오는 등 교육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곽 시장이 외국에까지 이름이 알려져 해외에서도 특강요청이 들어온다. 6·25 때 일본에 주둔했던 미 스미스부대가 한국에서 최초로 북괴군과 전투를 벌인 곳으로 유엔초전비가 있다. 탱크, 비행기 등을 전시해놓고 미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추모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오산시 복지 수준은 어떤가.

“65세 이상이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하는 목욕탕이 있다. 버스가 동네를 순환한다. 또 시에서 독산성 세마대, 수목원, 재래시장 등을 관광시켜주는 시티투어버스를 운영 중이다.”

조재웅 지회장은 인터뷰 끝으로 “지회가 글을 읽을 줄 몰라 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글을 가르쳐줘 그들에게 큰 기쁨이 되고 있다“며 “회원들이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데 도움을 주는 지회가 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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