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건전한 사회 갉아먹는 ‘악플’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건전한 사회 갉아먹는 ‘악플’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10.18 14:34
  • 호수 69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이버 범죄의 일종으로 인터넷상에서 비방이나 험담을 목적으로 악의적으로 다는 댓글을 악플(악성 리플) 혹은 악성 댓글이라고 한다. 일종의 언어폭력으로 납득할만한 근거를 갖춘 부정적 평가와는 구별된다. 단, 내용이 납득할 만한 근거를 갖췄더라도 ‘개xx’, ‘씨x’ 등등 욕설이 들어 있으면 이 역시 악플로 간주해야 한다. 

최근 가짜 뉴스라 불리는 명백한 허위사실을 쓰는 것 역시 악성 댓글이다. 또한 사실을 말했더라도 이를 조롱하듯 말하는 것도 악플에 해당한다. 가령 한 인기 연예인과 관련한 기사에 “사석에서 보니 욕도 많이 하고 팬들을 무시합니다”라고 명백한 허위사실을 쓰면 이는 악플이다. 티켓 파워가 예전만 못한 배우에 대한 기사에다가 “찍는 영화마다 다 말아 드시는데 이참에 진지하게 국밥집을 차려보는 건 어떠신가요?”라며 조롱하는 행위도 악랄한 댓글이다. 

근거가 없는 부정적 평가 역시 악플로 보는 것이 맞다. 예컨대 모 배우가 출연한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기사가 있다고 하자. 이 기사에 “모 배우는 이번에도 연기력이 전혀 늘지 않았네요”라고 누군가 댓글을 달았다고 치자. 이순재 같은 원로배우가 이런 평가를 했다면 그가 걸어온 연기 인생이 근거가 돼 해당 배우에게는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부정적 평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아마도 평범한 시청자에 불과한 익명의 누군가가 ‘연기력이 늘지 않았다’라고 표현하는 건 아무 근거 없는 부정적 평가로 이 또한 악플로 간주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작성자가 선의를 가졌다고 해도 지나친 간섭을 하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는 행위 역시 악플의 범주에 들어가야 한다. 가령 잘나가는 연예인에게 기부를 강요하는 댓글을 달고 일본 제품을 사용하는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린 연예인에게 불매운동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행위 역시 일종의 악성 댓글로 보고 지양해야 한다.    

‘그럼 글을 쓰지 말라는 것이냐’ 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그만큼 댓글은 신중하게 달아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비판을 받으면 움츠러들게 마련이다. 얼굴을 아는 사람에게는 자초지종을 설명할 수 있지만 익명의 누군가에게는 이것이 불가능해 때로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특히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인기 연예인에게는 보다 건강한 댓글을 달아줘야 한다.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악성 댓글을 견뎌야 하는 이유는 없으니까.

최근 한 연예인이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천국 혹은 다음 생에서는 악플이 아닌 ‘선플’을 많이 받기를 간절히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