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증의 증상과 치료… 당뇨환자에게 비문증은 당뇨망막병증 위험신호
비문증의 증상과 치료… 당뇨환자에게 비문증은 당뇨망막병증 위험신호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10.18 15:11
  • 호수 6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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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파리처럼 거뭇한 것 눈에 보여…증상 심해지거나 시력 저하 땐 검진
당뇨 환자는 시력 잃을 수 있어…일상생활 지장 땐 레이저치료 검토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서울 강동구에 사는 오 어르신(76)은 얼마 전부터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것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실제로는 아무 것도 없는데 희미한 아지랑이처럼 구불거리는 게 보이기도 했다가 검정색 점 모양으로 선명하게 보이기도 했다. 하얀 벽이나 책을 볼 때는 증상이 더욱 심해졌다. 불편함이 쌓이면서 스트레스가 심해진 오 어르신은 병원을 찾아 비문증 진단을 받았다. 

비문증은 노화나 여러 가지 안과 질환으로 인해 유리체에 혼탁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우리 눈은 탁구공만한 크기로 동그랗게 생겼는데, 눈으로 보이는 흰자위인 수정체 뒷부분은 유리체가 가득 채우고 있다. 

이 유리체는 수정체와 망막 사이에서 신경층을 지지하며 안구의 정상적인 형태를 유지시킨다. 또 빛을 통과시켜 망막에 물체의 상이 맺힐 수 있게 돕는 역할도 한다. 

이러한 유리체는 태어날 때 생성되어 일생 동안 교환되지 않는데, 물체의 투명함이 유지되어야 또렷한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이에 따른 변화나 여러 가지 안과 질환 때문에 유리체 내에 혼탁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망막에 그림자를 드리우면서 마치 눈앞에 뭔가가 떠다니는 것처럼 느끼게 되는 것을 비문증이라고 부른다. 날파리가 다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 날파리증이라고도 부른다. 

◇당뇨 환자에 비문증은 당뇨망막병증 신호

비문증은 나이가 많을수록 증가하며, 일반적으로 40대에 발생하기 시작해 50~60대에 가장 많이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5년 새 비문증 환자는 약 27% 증가했으며, 2017년 환자 수는 약 23만명에 달했다.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많다. 

비문증이 나타났을 때는 큰 점이 하나만 보이는 경우도 있고, 여러 개의 다양한 크기와 모양으로 떠다닐 수도 있다. 일부 환자들은 무수히 많은 점이 보이기도 하며, 빛이 번쩍이는 증상이 동시에 생기기도 한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안과 한재룡 교수는 “검은 점, 동그라미, 머리카락 같은 실 모양, 희미한 아지랑이같이 보이는 것 등 환자마다 다양한 증상을 나타낸다”며 “간혹 먼지인 줄 알고 세척 등으로 해결하려는 환자들이 있는데 증상이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안구 내에 염증이 생기거나 구멍이 생겼을 때, 안구내 출혈이나 외상 등으로 인해 비문증이 발생하는 경우는 시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비문증 증상이 나타난 후 며칠 사이에 부유물이 선명해지거나 떠다니는 것이 늘어나 보이거나 시야 일부가 검게 가려져 보일 때, 또 한 쪽 눈의 시력이 갑자기 떨어지고 몇 시간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을 경우에는 즉시 안과를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당뇨를 앓고 있는 경우에는 비문증이 실명으로까지 이어지는 당뇨망막병증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에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문상웅 교수는 “당뇨망막병증은 서서히 시력이 떨어지는 것 외에 특별한 통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비문증이나 시야 흐림 등의 증상이 전조 증상일 수 있으니 당뇨를 앓고 있다면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합병증 없다면 치료보단 예방을

비문증이 의심되는 환자는 당뇨나 고혈압 등 과거 병력과 최근 외상 여부, 증상의 발생 시기 및 떠다니는 물체의 모양과 크기, 시력 저하, 광시증(어둠 속에서 빛을 느끼는 현상) 등 동반 증상의 유무 등을 확인한다. 이후 안구를 생체현미경을 통해 관찰하는 세극등 검사를 통해 눈의 염증 여부와 안저의 이상 여부 등을 판단한다. 또 망막과 유리체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안저관찰렌즈와 세극 등 현미경을 통해 안저 검사를 시행한다. 

다른 질병을 동반하지 않고, 노화 때문에 발생되는 비문증은 시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이상 치료를 시행하지 않는다. 눈앞에 검은 실이 떠다니는 것 때문에 불편함을 느낄 때는 잠시 위를 쳐다봤다가 다시 주시하면 일시적이나마 사라지기도 한다. 

다만 환자의 고통이 크거나 비문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가 되면 레이저 치료나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레이저 시술은 기계적인 충격파를 이용해 이물질을 잘게 부수는 방식이라 시술 과정에서 망막을 손상시킬 위험이 있다. 수술 치료는 유리체절제술이 있다. 

또 갑자기 떠다니는 물체가 많아지거나 크기가 커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망막 박리로 진행되는 초기 단계일 수 있기 때문에 안과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백내장 수술 후 망막 박리를 앓은 적이 있거나 가족 중에 망막 박리 환자가 있었다면 더욱 신경 써서 관찰하는 것이 좋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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