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한방이야기] 2.중노년이 잘 걸리는 역류성식도염
[김대복 박사의 한방이야기] 2.중노년이 잘 걸리는 역류성식도염
  • 김대복 한의학 박사
  • 승인 2019.10.2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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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냄새를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하다. 입냄새와 연관 있는 다양한 질환과 치료법을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연재한다. <편집자 주>

중노년이 되면 신체 기능이 전반적으로 떨어진다. 세포 재생력이 약해 신체 기능 회복이 느리다. 노인에게는 특히 입 마름이 잦다. 밤에 잘 때는 머리맡에 물 컵을 두고, 입안을 수시로 적셔주는 사례도 있다. 침 생성 부족으로 인한 입 마름은 입 안을 소태같이 쓰게 하거나 단내를 나게 한다. 이 같은 입 마름은 노화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입안에 쓴맛과 신맛이 느껴지고, 속 쓰림, 소화불량, 가슴 부위의 작열감이 곁들여지면 위식도역류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위산 역류로 인한 질환인 역류성식도염은 중노년이 취약하다. 20~30대에 비해 40~50대는 3배, 60~70대는 4배 정도로 발병 비율이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질병통계에 따르면 역류성식도염 환자는 2010년 283만 명에서, 2014년 400만 명과 2018년 444만 명으로 증가했다. 2018년을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약 100만 명으로 최다이고, 60대가 약 80만 명, 70대가 약 53만 명이었다. 50대 이상의 중노년 비율은 전체의 60%에 육박한다.

중노년에 역류성식도염 발병이 많은 것은 하부식도괄약근 기능 저하가 원인이다. 음식물을 위로 보내는 추진력과 함께 위로부터의 역류를 예방하는 하부식도괄약근은 음식 삼킴이나 트림 때 외에는 닫혀있어야 한다. 그런데 스트레스와 노화, 잘못된 식습관, 식후 습관적 누움, 음주와 흡연, 비만, 임신, 평활근 질환, 지나치게 조이는 의복 등으로 인해 조임 기능이 느슨해질 수 있다. 이 경우 위산과 위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할 수 있다.

위산이 역류하면 식도의 염증을 비롯하여 가슴 쓰림, 삼킴 장애, 식도협착, 인후두 이물감, 만성 기침 등에 노출된다. 또 일부에서는 역류성후두염과 후두궤양도 발생한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고 운동이 부족한 중노년은 폐렴, 천식, 치아 손상, 잇몸질환, 출혈, 쉰 목소리, 노인성 냄새에 가미된 입냄새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

역류성식도염 예방법은 규칙적인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다. 운동은 신체 기능을 활성화하고, 스트레를 완화시키고, 비만을 막는다. 단, 위의 압력을 높이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고지방 음식, 기름진 음식, 탄산음료를 피한다. 음주와 흡연을 자제하고, 수면 전의 음식섭취와 식후 바로 눕는 습관도 좋지 않다. 또 밤늦은 식사, 식후에 바로 눕는 습관, 과식하는 습관도 버려야 한다.

치료는 약물복용, 수술, 한의학 처방을 생각할 수 있다. 약물은 제산제, 양성자펌프저해제, 히스타민 수용체 길항제 등이 있다. 수술은 조임 기능을 키우는 위저부주름술 등이 있다. 그러나 약물은 단기간이 아닌 장기 복용은 부담스럽고, 수술은 꺼려하는 사람이 많다. 중노년은 전반적으로 위장 기능과 신체 회복력이 떨어진다.

이 경우는 전신기능을 점차로 향상시키면서 증상을 없애는 한의학 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역류성식도염의 주요 원인을 노폐물이 쌓인 담적에서 찾는다. 그런데 중노년은 위장 운동을 저하시키는 기(氣)의 울체, 혈액이 응고된 어혈, 체수분이 부족한 음허(陰虛), 수분이 조직에 정체된 습(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 신체의 전반 균형과 특정 장부의 기능 저하를 정밀하게 진단한 뒤 인체 친화적인 최적의 처방을 하면 매일 계속되는 속 쓰림 등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김대복>

대전대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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