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간단한 혈액검사로 이상 징후 파악 가능
전립선암, 간단한 혈액검사로 이상 징후 파악 가능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10.25 15:27
  • 호수 6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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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중 전립선암이 진단된 환자가 있다면 조금 이른 나이부터 전립선 특이항원 검사를 통해 주기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사진은 검진을 받고 있는 환자의 모습.
가족 중 전립선암이 진단된 환자가 있다면 조금 이른 나이부터 전립선 특이항원 검사를 통해 주기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사진은 검진을 받고 있는 환자의 모습.

전립선비대증과 증상 비슷하지만 발생 위치 달라… 육류 섭취 줄여야

소변볼 때 아프고 잔뇨감 들면 의심… 50세 이후엔 매년 정기검사 필요

인천에 사는 강 모 씨(66)는 매년 꾸준히 건강검진을 받았다. 고혈압약을 복용하곤 있지만, 건강상의 다른 이상은 없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건강검진 시 전립선 초음파 검사를 추가로 받았는데, 초음파 검사에서 아주 작은 크기의 결절이 발견되었다. 이후 추가 검사를 시행한 결과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 

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는 외분비기관으로 정액의 일부를 만들어내는 생식과 관련된 기관이다. 무게는 15~20g이며, 길이는 4㎝, 폭은 2㎝ 정도로 호두만한 크기다. 방광 아래에 위치해 소변이 배출되는 요도를 감싸고 있다. 전립선에서 분비되는 액은 정자의 영양분이 되고 요도의 감염을 막는 역할로 배뇨와 생식기능에 영향을 끼친다. 

전립선암은 전립선의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분열하고 성장하여 악성종양이 되는 질환이다. 초기에 발견하지 못할 경우 종양이 전립선에 국한되지 않고 주위 조직을 침범할 수 있으며, 혈관이나 림프관을 통해 다른 장기로 전이되기 쉽다. 

◇간암보다도 앞선 전립선암, 10년 새 2.6배 증가

전립선암은 일반적으로 40대부터 발병률이 증가하며, 60대 이상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6년 국가암등록통계를 살펴보면,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남자의 경우 위암, 폐암, 대장암, 다음으로 전립선암이 차지했다. 간암보다도 앞선 순위였다. 발생 건수는 2006년 4527건에서 2016년 1만1800건으로 10년 새 2.6배 넘게 증가했다. 

전립선암 초기에는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다. 그러나 전립선암이 진행되면서 종양이 커지면 각종 배뇨 문제가 발생한다. 소변을 볼 때 복부가 아프고, 소변이 너무 자주 나오거나 소변을 보러 가다가 누어버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소변 줄기가 중간에 끊어지거나 다 누고 나도 방광에 소변이 남아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소변볼 때 자연스럽게 배출되는 것이 아니라 힘을 주어야 배뇨가 가능하고, 밤에 소변 마려운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 이는 방광에서 요도로 넘어가는 부분이 폐쇄되어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간혹 소변에 피가 섞여서 나오기도 하는데, 암이 전립선 요도나 방광의 삼각부라는 곳으로 침윤했을 경우 나타나는 증상이다. 

전립선암은 지방을 포함하고 있는 붉은 고기의 섭취가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형제나 부모, 부모의 형제 등 가까운 가족에서 전립선암 환자가 한 명이라도 있을 때 전립선암 발생 확률이 두 배 높아지고, 두 명이 있다면 다섯 배 정도 높아진다. 

◇40대 이후 전립선 특이항원검사 받아야

대한비뇨의학재단과 대한비뇨기종양학회가 국내 40대 이상 남성 600명을 대상으로 전립선암 발생과 검진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40대 이상은 전립선암 고위험군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검진 경험이 적고 검진을 해야 한다는 인식도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 중 83%가 전립선암 검진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었고, 3명 중 1명은 검진 방법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응답했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김강섭 교수는 “이상 증상이 나타나도 전립선비대증이려니 하고 방치하다가 전립선암의 조기 발견과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며 “이상 증상이 나타났을 때 빨리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암 증상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전립선비대증은 요도를 싸고 있는 주변부인 ‘이행대’에 생기지만, 전립선암은 그보다 뒤쪽에 있는 ‘말초대’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발생 부위 자체가 다른 별개의 질환이다. 하지만 증상만 갖고는 판별할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검진이 필요하다.

대한비뇨기과학회는 만 50세 이상 모든 남성에게 매년 정기적인 전립선 특이항원(PSA)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전립선 특이항원이란 전립선에서 정상적으로 생산되는 단백질 중 하나로 혈액 검사로 측정이 가능하다. 

전립선암 치료는 병의 진행 단계에 따라 다르다. 국소성 전립선암은 환자의 연령이나 건강 상태, 성 기능 상태, 암의 병기와 분화도, 환자의 선호도 등을 고려해 근치적 전립선적출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근치적 전립선적출술은 국소성 전립선암의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치료법으로 배꼽 주변에 작은 절개를 해 복강경 수술로 진행하거나 하복부를 절개해 전립선 및 주변 조직을 적출하는 수술이다. 

근치적 전립선 적출술 후에도 방사선 치료나 호르몬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전립선암이 뼈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에는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다. 전립선암은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증식하는 암이다. 따라서 남성호르몬이 생성되는 과정을 억제하거나 전립선에 작용하지 못하게 하여 전립선암을 억제할 수 있다.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여성호르몬이나 항남성호르몬제를 하루에 수차례 복용하는 방법과 남성호르몬을 저하시키는 약을 한 달에 한 번 피하주사하는 방법이 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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