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0주년 맞은 대한한궁협회 “‘체인지 운동’으로 한궁 세계화… 패럴림픽 진출 추진”
창립 10주년 맞은 대한한궁협회 “‘체인지 운동’으로 한궁 세계화… 패럴림픽 진출 추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10.25 15:44
  • 호수 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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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광 대한한궁협회 회장이 지난 10월 15일 제8회 전국 노인건강대축제 한궁 경기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조준우기자
허 광 대한한궁협회 회장이 지난 10월 15일 제8회 전국 노인건강대축제 한궁 경기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조준우기자

허 광 회장 창시… 한궁, 남녀노소‧장애인 등 150만명이 즐기는 스포츠로

허 회장 “지난 10년 성과 발판, 향후 10년은 올림픽 등 더 높은 세계 도전”

[백세시대=배성호기자]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돈독히 해주며, 무엇보다 창시자가 분명한 것은?  아마 많은 사람이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을 떠올릴 것이다. 이 조건에 해당하는 우리나라 생활스포츠도 있다. 바로 2006년 허 광 대한한궁협회장이 만든 한궁이다. 궁도와 투호 등 우리나라 전통 스포츠를 현대적으로 개량해 만든 한궁은 등장 이후 남녀노소뿐만 아니라 장애인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각광받았고 빠르게 전국에 확산됐다. 2009년에는 대한한궁협회가 설립되며 한궁 보급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 그리고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어온 대한한궁협회가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한궁 정착까지 10년 가시밭길

“쉽지 않은 10년이었습니다.”

지난 10월 15일 제8회 전국노인건강대축제 한궁대회가 열린 서울 용산구문화체육센터에서는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케익 커팅식이 진행됐다. 체육관을 가득 메운 어르신들은 허 회장이 등장하자 큰 박수갈채를 보냈다. 제10회 대통령기 대회를 겸한 대회에서 인사말을 마친 허 회장은 지난 10년을 돌아봤을 때 가시밭길이 더 많았다고 술회했다. 

한궁은 안전한 자석식 한궁핀을 던져 점수가 자동합산 되는 한궁 표적판(1~10점)에 왼손, 오른손으로 각각 5회씩 던져 합산 점수를 비교해 승패를 가리는 스포츠다. 양손운동을 통해 좌‧우 집중력과 팔의 유연성 및 근력을 키우고 신체의 좌우 평형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 한체대 등 대학에서 진행한 수많은 연구를 통해서도 객관적인 효과를 입증받았다. 무엇보다 자세 교정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제8회 전국노인건강대축제에서 한궁 종합우승과 단체전 우승을 이끈 오영만(85) 어르신은 이날 허 광 회장을 보자마자 다가와 반갑게 인사하고 “나의 은인”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오 어르신은 어릴 때 엎드려 공부하는 버릇 때문에 허리가 굽은 채 80년 가까이 살았는데 한궁을 하면서 자세가 바르게 교정됐다. 오 어르신은 “군대에서도 구부정한 자세 때문에 고생을 많이했는데도 고쳐지지 않았는데 한궁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자세가 바로 잡혀 노인이 돼서 키가 자랐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한궁의 효과를 극찬했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150만 가까이가 즐기는 ‘토종’ 스포츠로 성장했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초기에는 핀을 던진다는 이유로, 완전히 다른 스포츠인 다트와 비교해 폄하하는 이들도 있었고 한궁 보급을 위해 사재를 털다 보니 그간 벌어놓은 재산을 모두 잃고 월세집을 전전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 생명이 위태로운 큰 수술을 여러 차례 받기도 했다. 

하지만 보드게임을 제외하고 남녀노소와 장애인이 동등한 조건에서 자웅을 다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스포츠인 한궁의 효과가 입소문이 타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성장한다. 허 회장은 “초등학교를 비롯한 교육 현장에서도 교사와 학생 간 관계를 돈독히 하고 비만 학생들도 기죽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면서 “교과서에도 실리고 각종 대회가 지역마다 매년 수차례 열리며 모두가 즐기는 스포츠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대한노인회에서 공로패 받아

또 2014년에는 세계한궁협회를 설립하며 세계로 뻗어나갈 준비도 마쳤다. 스포츠 강국인 미국, 일본 등에서도 한궁을 배워가고 있는데 특히 일본은 진가를 알아보고 2019년 열리는 일본장애인전국대회에 한궁을 시범종목으로 채택했다. 허광 회장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IOC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가진 세계생활체육연맹(TAFISA)으로부터 ‘생활체육 선구자상’(Pioneer of Sports for All)을 받았다. 10월 15일에는 노인들에게 한궁을 보급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노인회로부터 공로패를 받았다. 

허 회장은 “대한한궁협회가 10주년을 맞았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누구나 즐기는 스포츠로 성장한 만큼 이제는 한 단계 더 도약을 할 계획”이라면서 체인지(Change, 體仁智) 운동 전개, 일자리 창출, 프로화 및 세계화 등을 다음 목표로 천명했다. 

체인지 운동이란 한궁을 통해 심신이 건강해야(체) 자립인성(인)을 키울 수 있으며, 바라지 않고 베푸는 지혜로운 행동(지)을 통해 사람 간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해 세계한궁체인지운동본부 발대식을 갖고 국내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전 세계에 한궁을 보급하며 체인지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현재 아마추어 대회로 진행되는 한궁의 프로화와 함께 패럴림픽 진출을 시작으로 올림픽 정식 종목에 한궁을 넣기 위한 준비에도 들어갔다. 실제로 미국 시니어올림픽에서 한궁 채택을 모색하는 등 가능성도 높다. 이와 함께 브레인OS연구소와 업무협약을 맺고 한궁 운동을 통해 두뇌 집중력을 향상시켜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할 예정이다. 

허 회장은 “지난 10년간 한궁이 가진 수많은 장점을 알리는데 노력했고 다음 10년은 그간 뿌린 수많은 가능성의 수확물을 거둬들여 ‘대한민국 스포츠’하면 한궁을 떠올릴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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