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알뜰 중고거래 해치는 사기꾼들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알뜰 중고거래 해치는 사기꾼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11.01 14:19
  • 호수 6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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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미국식 평화로운 중고나라’라는 글이 올라와 주목을 받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부에나파크의 한 경찰서 주차장에 중고거래 장터가 조성됐다는 글이다. 이유는 이렇다. 미국에서 중고거래를 할 때 보통 현금을 들고 오는데 이를 악용해 강도를 저지르는 사건이 많아지자 지역 경찰서가 사방이 CCTV로 둘러쌓인 자기 안방을 내준 것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중고거래 사기사건 등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까지만 해도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되는 자동차가 중고거래의 대부분이었다. 

당시에는 쓰지 않는 물건이 있어도 팔 곳이 마땅치 않거나 지인들로 한정된 적은 수요층 때문에 시세 형성이 되지 않아 제값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리진다. 특히 1800만명에 가까운 회원을 보유한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의 등장으로 중고시장의 판도가 달라진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성장한 중고나라의 연간 거래액은 지난해 2조8421억원(네이버 카페+모바일 앱)에서 올해 3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중고거래 업계 2위인 당근마켓의 연간 거래액도 2016년 46억원에서 지난해 2178억원으로 뛰었고 올해도 8월까지 3393억원을 기록했다. 

그만큼 사기꾼들도 많아지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통계에 따르면 중고거래 인터넷사기 건수는 2014년 5만6667건에서 지난해 9만2995건으로 급증하고 있다. 비록 사기는 아니더라도 상식을 뛰어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과 상상할 수 없는 희한한 사건이 벌어져 ‘중고나라는 오늘도 평화롭다’는 반어적 표현이 유행했고, 여기서 ‘평화로운 중고나라’라는 말이 파생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 10월 29일 중고거래로 인한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이사를 앞두고 안 쓰게 된 가구를 중고거래로 판매하려던 한 여성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구매의사를 보인 파렴치한 가해자는 물건 상태를 보겠다며 여성의 집까지 들어갔고 가격 흥정을 하다 살인을 저지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물론 진실은 알 수 없지만 표면적으로는 중고거래가 사람의 생명까지 앗아간 것이다.

중고거래 사기가 진화할수록 대응하는 방법도 발전했지만, 이를 다시 무력화시키는 신종 사기수법이 등장해 사기를 치려는 자와 당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팽팽한 대립은 계속되고 있다.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사기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 

사기꾼들은 보통 사람들이 소액사기는 신고를 잘 안 하고 제한된 경찰 인력으로 수사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악용한다. 소액이라도 사기를 치면 끝까지 잡아내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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