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기고] 나라를 지탱하는 4개의 밧줄
[백세시대 / 기고] 나라를 지탱하는 4개의 밧줄
  • 배성운 경기 안양시 동안구지회 부지회장
  • 승인 2019.11.01 14:28
  • 호수 6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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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아침‧낮‧저녁‧밤이 있고 한해에는 봄‧여름‧가을‧겨울이 있다. 방향에는 동서남북이 있고 인생살이에는 생로병사(生老病死)가 있다.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의 정치가인 관자(管子)는 국유사유(國有四維) 즉, 나라를 지탱하는 네 가지 밧줄이 있다고 말했다. 나라 ‘국(國)’자를 둘러 싼 권투 경기장 같은 울타리처럼 네 개의 큰 밧줄이 있다는 것이다. 

한 개의 밧줄이 끊어지면 나라가 기울고(一維絶則傾), 두 번째 줄이 끊어지면 나라가 위태로워지며(二維絶則危), 세 번째 줄이 끊어지면 나라가 뒤집히고(三維絶則覆), 네 번째 줄마저 끊어진다면 나라가 멸망한다(四維絶則滅)고 덧붙였다. 

관자는 친절하게도 처방까지 제시했다. 

나라가 기울면 바로 잡으면 되고(傾可正也), 위태로우면 안정시키면 되며(危可安也), 넘어졌어도 일으켜 세우면 되나(覆可起也), 멸망한 것은 다시 회복할 수 없다(滅不可復錯也)라고 했다. 

여기서 네 개의 밧줄이란 무엇인가? 첫번째 밧줄은 예절(禮)이고 둘째는 의리(義)이며 셋째는 청렴과 검소함(廉)이고 넷째가 부끄러운 줄(恥) 아는 것(예의와 염치)이라 했다. 하루도 불안과 공포가 떠나지 않는 현재 우리나라 사회에 꼭 다시 이어져야 할 밧줄이라고 여겨진다. 

관자는 왜 하필 밧줄에 비유했을까. 밧줄이란 아무리 굵어도 작은 여러 개의 실이 모여서 큰 끈을 이룬 것이다. 가족 하나하나가 모여 가정을 이루고 한 가정들이 모여 동네가 되고, 동네와 사회단체들이 모여 한 나라를 이루듯이 말이다. 

예절이란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만 행해야 하는 의무가 아니다. 부모는 자식에게, 관리들은 국민에게 먼저 자기의 예절을 지켜줘야 아랫사람들이 이를 본받아 따르는 것이다. 의리란 서로가 사심이 없이 공평해야 화합이 이루어진다는 의미이다. 예와 의는 점차로 회복시킬 수 있고 청렴과 결백함이 부족한 것도 바로 잡아갈 수 있다. 하지만 지도자들이 염치없이 사리사욕이나 당략에 빠진다면 나라가 멸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와 의는 되살릴 수 있어도 염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지배하는 나라는 반드시 멸망의 길밖에 없다는 선현들의 말씀에 오싹 소름이 끼쳐오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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