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한방이야기] 4.환절기 비염과 연관된 입냄새 치료법
[김대복 박사의 한방이야기] 4.환절기 비염과 연관된 입냄새 치료법
  • 김대복 한의학 박사
  • 승인 2019.11.0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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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냄새를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하다. 입냄새와 연관 있는 질환과 치료법을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연재한다. <편집자 주>

환절기 불청객 중 하나가 알레르기성 비염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환경의 자극에 코가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다. 주 증상은 눈과 귀의 가려움, 코 막힘, 줄줄 흐르는 콧물, 발작적인 재채기 등이다. 또 두통, 집중력 저하, 피로감도 동반돼 공부하는 학생, 일에 몰두해야 할 직장인의 능률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알레르기 비염은 유전 성향이 강하다. 부모 모두에게 알레르기 반응이 있으면 자녀의 알레르기 비염 확률은 80%선까지 치솟는다.

알레르기 비염은 곧잘 만성 비염으로 악화된다. 만성비염은 부비동염(축농증), 인후두염, 중이염, 전신 소양증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문제는 알레르기 비염의 만성화를 막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계절 영향을 많이 받는 알레르기 비염은 자연적으로 1개월 정도면 사라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현실성은 그리 높지 않다. 알레르기 비염이 사라질 때쯤 되면 계절이 다시 바뀌기 때문이다.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시기, 한 겨울,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기간, 꽃가루가 날리는 봄은 비염 발생 위험이 높다. 여름에 조금 잠잠하던 알레르기 반응은 가을이면 다시 시작될 수 있다. 4계절의 순환과 산업화, 공해, 약물, 미세먼지, 자율신경계와 호르몬 불균형, 스트레스 등이 겹친 탓에 비염은 연중 계속될 개연성이 높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약자는 비염에 극히 취약하다.

비염은 입냄새도 유발한다. 코가 막히면 숨을 입으로 쉬게 된다. 구강호흡은 입마름을 부르고, 구강건조는 입안의 세균증식 요건이 된다. 타액 생성 부족은 입안의 청소작용력을 떨어뜨린다. 이 경우 입이 쇠태처럼 쓰면서 구취를 풍기게 된다. 침이 부족하면 소화력도 약화돼 위장기능 저하도 부른다. 위장질환, 위산역류 등으로 인한 구취 개연성이 있다.

특히 코 안 감염으로 인한 황록색 비루 콧물은 구취 발생률을 크게 높인다. 코 안의 만성 염증과 연계된 질환으로는 비염과 함께 부비동염(축농증)이 대표적이고, 인후두염, 후비루, 기관지염도 영향이 있다. 코가 휜 비중격만곡증도 비염과 축농증 원인이 된다. 콧물이 목뒤로 넘어가는 후비루로 인한 입냄새 비율도 높은 편이다. 단백질 등 영양소가 포함된 콧물은 세균의 먹이가 된다.

알레르기 비염 치료는 알레르기 원인 물질 차단이 가장 확실하다. 해당 단백질 항원과 접촉하지 않으면 신체의 비정상적 반응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같은 관리는 이론적으로만 가능하다. 현실적인 생활 속의 실천 방법은 코 안의 생리식염수 세척이다.

코 안을 세척하면 코의 분비물과 황사나 미세먼지의 분진이 배출되고, 점액성 섬모운동이 촉진된다. 스트레스와 기름진 음식도 알레르기 반응을 악화시킴으로 피하는 게 좋다. 비염이 심하면 스테로이드제 처방, 면역요법, 수술요법 등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원인 물질 제거가 아니기에 재발될 가능성이 있다. 장기 치료는 항히스타민제의 화학적 부작용 우려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알레르기 원인물질과 불가피한 접촉을 전제로 한 치료를 시도한다. 과민한 알레르기 체질을 면역력이 강한 체질로 바꾸는 것이다. 이 경우 특정 자극에 노출되어도 반응이 일어나지 않거나 반응이 약화된다.

구체적으로 폐(肺)와 비위(脾胃) 강화 치료를 한다. 비염이 잘 발생하는 체질은 선천적으로 폐(肺)의 기운이 미약하다. 또 체력저하 등 후천적 원기(元氣) 부족까지 겹치면 찬 바람 등에 극히 약한 모습을 보인다. 이 때는 보중익기탕 가감방(補中益氣湯加減方), 소청룡탕 가감방(小靑龍湯加減方)을 체질에 따라 처방하면 폐와 신체대사 능력이 활성화돼 비염이 사라지거나 완화될 수 있다.

비염과 함께 구취가 심하다면 보중익기탕과 함께 육미지황환, 형개연교탕, 통규탕도 효과적이다. 정확한 진단 후 체질과 증상에 따른 처방을 하면 비염과 구취는 빠르면 1개월이면 치료된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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