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서울연합회 주관, 제10회 서울시장기 실버축구대회… “느려지고 기량 줄었어도 마음만은 청춘”
대한노인회 서울연합회 주관, 제10회 서울시장기 실버축구대회… “느려지고 기량 줄었어도 마음만은 청춘”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11.08 13:41
  • 호수 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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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축구대회 성황리에 열려… 광진구 우승
올해 10주년을 맞은 서울시장기 실버축구대회에서는 초대 우승팀인 광진구가 다시 우승을 탈환하며 의미를 더했다. 사진은 결승전에서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광진구 선수가 멋진 드리블을 펼치는 모습.
올해 10주년을 맞은 서울시장기 실버축구대회에서는 초대 우승팀인 광진구가 다시 우승을 탈환하며 의미를 더했다. 사진은 결승전에서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광진구 선수가 멋진 드리블을 펼치는 모습.

김성헌 연합회장, 오승록 노원구청장 등 1000여명 참석

[백세시대=배성호기자]“비록 기량은 쇠퇴했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은 그대로입니다.”

지난 11월 5일 서울 노원구 마들스타디움에서는 대한노인회 서울연합회가 주관하는 제10회 실버축구대회가 열렸다. 대회에 참가한 600여명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70대를 넘어서 뛰는 속도도 느렸고, 실수도 잦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공을 놓고 승부를 가리는 노년세대의 축구에 대한 애정 덕분에 그라운드는 시종일관 활기가 넘쳤다. 대회를 주관한 김성헌 대한노인회 서울연합회장은 “실버축구는 경쟁이 아닌 친선과 화합이 목적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구”라고 말했다. 

2015년 4회 대회를 마지막으로 전국노인건강대축제에서 축구부문이 사라지면서 대한노인회에서 주관하는 가장 큰 축구대회이기도한 실버축구대회는 2010년 처음 시작됐다. 당시 노인의 날을 기념해 지회별로 실버축구단을 창단했고 첫 대회를 치러 광진구가 초대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각 지회 축구단은 이후에도 매주 1회 이상 모여 공을 차면서 지속적으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전국노인건강대축제를 서울연합회가 주최하면서 예년보다 한 달 늦게 치러진 이번 대회는 김성헌 서울연합회장, 오승록 노원구청장, 김생환 서울시의회 부의장, 김관호 노원구지회장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김성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노년의 여가문화 지원을 위해 열린 이번 대회에서 승패보다는 서로를 배려하며 열정적으로 그라운드를 누비시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단 하루 동안 치러지는 대회는 마들스타디움을 비롯해, 불암산 종합스타디움, 초안산인조잔디구장, 창골인조잔디구장 등 노원구 4개 구장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실력에 따라 상위그룹인 A그룹과 하위그룹인 B그룹으로 나뉘어 경기를 펼쳤다. A그룹과 B그룹은 다시 6~7개 팀을 한조로 묶어 2개조로 편성됐는데 각조 별로 토너먼트 경기를 치러 1위 팀을 가린 후 골득실로 대회 우승팀을 정했다. 골득실까지 같을 경우 추첨을 통해 최종 우승을 가린다. 

실버축구는 나이가 들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감안해 일반축구와 달리 경기시간이 전‧후반 각 20분으로 짧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승까지 진출하면 많게는 하루에 3경기를 뛰어야 해서 주전과 후보의 실력 차가 작고 좋은 체력을 유지하는 팀이 우승확률이 높다.

또 축구의 경우 60대 이후 1년 단위로 실력이 쇠퇴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로 인해 실버축구대회는 만67세 선수 2명(출전 1명), 만68세 2명(출전 1명) 등 선수 연령별 출전 제한이 있다. 또 경쟁이 아닌 친선이 목적이어서 각 지회 주소지 외 선수는 등록을 못한다. 가령 평소 강서구 소속 실버축구 선수로 활동을 했어도 주민등록 주소지가 양천구로 돼 있다면 참가할 수 없다. 실제 평소 두각을 나타낸 송파구는 일부 주전 선수가 주소지가 달라 참가할 수 없었고 아쉽게 1회전에서 탈락했다. 

방성덕 송파구 단장은 “50대에서 60대, 다시 60대에서 70대로 넘어갈 때마다 하향평준화 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얼마나 체력을 유지하고 호흡을 잘 맞추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고 말했다. 

A그룹 1조는 실버축구대회 최강자로 손꼽히는 강남구지회와 홈 이점을 가진 노원구지회 등 우승후보가 포진돼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두 지회는 K리그 출범(1983) 전인 1969년부터 1980년대 초까지 운영됐던 프로리그의 전신인 금융단 축구리그에서 활동하던 준프로 선수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박응수 노원구 단장은 “매주 목요일 모여서 연습을 하고 여러 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우승을 노려볼만하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예상대로 결승에서 두 팀이 맞붙었지만 강남구지회가 타 주소지 선수가 뛰었다는 의혹을 받고 기권하면서 노원구지회가 A그룹 1조 1위를 차지했다.

A그룹 2조에서는 또 다른 우승 후보인 광진구가 1위를 차지했다. 노원구와 강남구가 추첨 운이 따라서 조별리그 준결승(2회전)부터 시작한 것과 달리 광진구는 1회전부터 경기를 치러 체력적인 부담이 더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단의 호흡으로 결승에 진출한 광진구는 영등포구를 1대 0으로 꺾고 조 1위를 차지했다.

A그룹 각조 1위를 차지한 광진구와 노원구는 골득실이 같았고 결국 추첨을 통해 광진구가 우승, 노원구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페어플레이상은 넘어진 상대편 선수를 손으로 일으켜 세워주는 등 시종일관 멋진 매너를 보여준 동작구지회가 차지했다. 또한 B그룹 우승과 준우승은 양천구와 종로구가 차지했고 페어플레이상은 도봉구에게 돌아갔다. 

조재덕 광진구 감독은 “1회전부터 치러야 해서 어려울 거라 여겼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막판에 추첨운이 따라서 우승까지 차지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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