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해소에 좋다는 명상, 집에서도 가능해요”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는 명상, 집에서도 가능해요”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11.08 15:22
  • 호수 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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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참된 자아 찾는 수행에서 비롯…“우울증‧만성통증 등에 효과” 보고
의자나 방석에 앉아 정좌 명상…스마트폰 앱 활용해 명상 배울 수 있어
세계평화의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명상을 하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세계평화의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명상을 하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백세시대=이수연기자]“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면서 내려놓습니다. 숨을 깊이 쉬거나 느리게 쉬려고 조절하려 하지 마시고, 내가 지금 어떻게 숨을 쉬고 있는지를 가만히 느끼시면 됩니다.”

가만히 숨을 쉬면서 내 몸을 살피고 바라보는 ‘명상’이 정신 건강을 돌보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명상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통이 사라진 경지에 이르러 얽매임과 갈등이 없는 참다운 나를 얻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자아가 아닌 내면에 있는 참된 자아를 찾는 동양종교의 수행법 중 하나로 ‘고요히 눈을 감고 깊이 생각함’이라는 뜻이 있다. 

TV나 미디어를 통해 유명인들이 명상하는 모습이 방영되면서 점차 친근하게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혼자 명상을 시작하려고 하면 낯설게 느껴진다. 어떻게 명상을 시작해야 하는지, 명상에는 어떤 효과가 있는지 등 명상에 관해 알아두면 좋을 것들을 소개해 본다. 

◇명상하면 행복감 부르는 뇌 활성화

명상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의학적으로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많은 연구를 통해 명상이 우울장애나 불안장애, 스트레스, 만성 통증, 중독 등 다양한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보고되고 있다. 명상을 하면 부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몸이 이완되고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행복감을 느끼는 뇌의 특정 부분이 활성화된다.

위스콘신대학의 데이비슨 박사는 사람들이 불안이나 분노, 우울과 같은 불쾌한 감정을 느낄 때 활성을 보이는 뇌 부위는 오른쪽 전전두피질이라는 것을 관찰했다. 이와는 반대로 사람들의 감정이 즐겁고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감정일 때는 왼쪽의 전전두피질이 활기를 띠게 된다. 오른쪽으로 활동성이 기울어지면 불행과 고민이 많아지고, 왼쪽의 활동성이 높으면 행복해지고 열정에 찬다는 것이다. 

하버드대학 심리학자인 사라 라자 박사팀은 명상을 하는 사람들이 짧게는 두 달에서 길게는 1년 정도 명상을 하면 좌측 전전두엽의 기능이 우측 전전두엽과 비교해 우세해지고, 우울감이 행복감으로 바뀐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명상 프로그램인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직장인 5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해 명상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기도 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팀은 “명상은 짧은 기간만으로도 뇌를 변화시키고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 정신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며 “스스로 정신건강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유용하다”고 말했다. 

◇명상 통해 내 몸 관찰하고 나에게 집중하기

(사)한국명상학회 총무이사이자 심신치유 & 특수교육 해인원 박지영 센터장은 집에서 간단하게 하는 명상 방법으로 마음챙김 명상 중 정좌 명상과 보디 스캔 훈련을 소개했다. 마음챙김 명상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남방 불교권에서 2000년 넘게 수행되던 명상법이다. 현대에 들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스트레스 관리나 자기 수양의 목적으로 받아들였고, 인지행동 치료에도 적극적으로 응용되고 있다. 

정좌 명상은 의자나 방석 위에 앉아 시작한다. 등은 똑바로 펴서 머리와 목과 등뼈가 일직선이 되도록 하고, 눈은 가볍게 감거나 아래쪽을 응시한다. 처음에는 숨을 쉬면서 코, 목, 하복부에 일어나는 운동에 주의를 집중한다. 호흡은 코 호흡을 기본으로 한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호흡의 감각이 가장 잘 느껴지는 신체 부위에 주의를 모은다.  

박지영 센터장은 “숨을 들이마실 때 배가 나오고, 내쉴 때 배가 들어가야 한다”며 “반대로 할 때 과호흡을 하게 되면서 호흡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박 센터장은 “꼭 길게 호흡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며 “힘들지 않고 자연스럽게 하면서 호흡이 긴지, 짧은지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고 말했다. 

천천히 호흡하며 내 몸에 집중하다 보면 나의 상황에 맞게 들이마시고, 내쉬는 숨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호흡법을 관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외부가 아닌 내 몸으로 정신을 집중하게 된다. 

보디 스캔 훈련은 눈을 감은 채 바닥에 등을 대고 가만히 눕거나 의자에 편안하게 앉아 내 몸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왼쪽 발가락부터 시작해 서서히 상체로 올라가는데, 이때 내가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신체 부위에서 어떤 감각이 느껴지는가를 관찰하는 것이다. 

박 센터장은 “자기 몸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게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특히 밤에 못 주무시는 어르신들이 명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이나 유튜브 통해 집에서도 쉽게 명상을

집에서도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명상을 시작할 수 있다. 혜민 스님이 참여해 화제가 되었던 ‘코끼리’ 앱은 혜민 스님의 명상 강연인 매일 명상이 하루 한 편씩 제공되고, ‘굿바이 스트레스’, ‘치유가 필요한 시간’ 등 자신에 맞는 주제를 선택해 명상할 수 있다. 7일간 무료이며 이후 구독료는 1개월에 4900원, 1년에 2만9000원이다. 

다양한 명상 방식을 알려주는 앱인 ‘마보’는 가이드에 따라 단계별 명상을 배울 수 있다. 우울할 때, 불안할 때 등 기분 상황에 따른 맞춤형 명상을 제공하고, 궁금한 점을 질문할 수 있도록 했다. 7일간 무료이며, 이후 구독료는 1개월에 3700원, 1년에 2만6400원이다. 이 밖에도 유튜브에서 ‘명상’을 검색하면 다양한 명상 채널을 구독할 수 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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