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입주자, 동분당 KCC스위첸 “선분양제 악용, 사기분양” 분노
예비입주자, 동분당 KCC스위첸 “선분양제 악용, 사기분양” 분노
  • 최주연 기자
  • 승인 2019.11.1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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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예정자 “KCC, 하자 해결 전까진 준공 승인 절대 안 된다” 강경 입장
KCC건설 “품질점검 결과 문제 없다”…‘잔손보기’로 바닥‧벽면 기울어짐 해결?

수평 안 맞는 거실바닥, 실내‧주차장 누수‧곰팡이…입주예정자 불안 증폭
설계와 시공 안전 무시…건설사 경험 미숙이 부른 PC공법 도입 주장도 

[백세경제=최주연 기자] KCC건설이 시공한 동분당 KCC 스위첸 파티오(동분당 스위첸)가 부실시공으로 예비입주자들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해당 주택은 바닥, 벽면 기울어짐과 틈새 벌어짐, 누수로 인한 곰팡이, 단열 및 전기공사 불량 등 100여개가 넘는 하자들로 예비입주자들은 분노를 넘어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예비입주자들은 “부실시공이 시정되지 않는 한 준공허가를 절대 받을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KCC건설은 “잔손보기하면 입주하는 데 문제없다”며 11월말 준공승인 일정을 계획대로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동분당 KCC 스위첸 파티오가 바닥, 벽면 기울어짐과 틈새 벌어짐, 누수로 인한 곰팡이, 단열 및 전기공사 불량 등 100여개가 넘는 하자들이 예비입주자들에 의해 문제 제기되고 있다.(사진=예비입주자)
동분당 KCC 스위첸 파티오가 바닥, 벽면 기울어짐과 틈새 벌어짐, 누수로 인한 곰팡이, 단열 및 전기공사 불량 등 100여개가 넘는 하자들이 예비입주자들에 의해 문제 제기되고 있다.(사진=예비입주자)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선분양제 악용해서 사기분양 수준으로 부실시공하는 KCC건설! 수분양자 권리 보호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해당 주택의 수분양자라고 밝힌 한 청원자는 지난 2일, 3일 이틀간 있었던 사전방문에서 목격한 부실시공 현장을 고발했다. 

그는 “시공 완료는커녕 아직도 시공 중인 세대들이 많다”면서 “기울어짐, 누수, 시공불량, 모델하우스와 다른 설계와 마감 등 중대하자가 발생했음에도 사전점검을 강행한 상황이었다”고 적고 있었다.

그러면서 “현장 품질검수에서도 건설사에서 보여주는 세대만 방문해서는 안 된다”며 “현재 하자를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넘어가 준공승인이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수분양자의 몫”이 될 거라면서 깊은 염려와 우려를 나타냈다.

끝으로 “선분양제를 악용한 KCC건설”이라며 “절대 준공승인 내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동분당 스위첸 예비입주자의 준공승인 거부 운동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진행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은 물론 성남시, 국민신문고 등 민원접수와 1인 시위, 집단 시위 등 해당 주택의 준공 승인을 막으려는 집단행동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해당 주택 단지 앞에서 120여명의 입주예정자들이 KCC건설에 해결책을 요구하는 시위를 열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예비입주자들이 발견한 각종 하자가 글과 사진으로 인증돼있다.(사진=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예비입주자들이 발견한 각종 하자가 글과 사진으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사진=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예비입주자들이 발견한 각종 하자가 글과 사진으로 인증돼있다. 벽체/바닥(구조), 누수/단열(하자), 시설/전기(안전), 기타, 모델하우스와 다른 점 제보 등으로 카테고리가 나뉘어져 있는데 이는 항목별로 나눌 만큼 하자건수가 많음을 보여주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공정이 완료됐다고 하는 벽과 바닥이 눈으로 식별될 정도로 기울어져있고 건물 외벽에는 벌써부터 금이 가 있었다”면서 “주차장과 다락방 천장에는 물이 새 얼룩져있고 누전 위험도 있다”고 주장했다. 안전성 면에서 “곧 무너질 집 같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동분당 스위첸은 실제 시공이 모델하우스와 상이하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다락방에 대한 불만이 토로되고 있다. 모델하우스 상의 다락방은 한쪽 지붕이 기울어진 비대칭 형태여서 서서 올라갈 수 있게 돼있지만 실제 다락방은 대칭형 삼각 지붕(이등변삼각)으로 시공돼 양쪽 벽면 공간 이용이 쉽지 않고 엎드린 채 올라가야만 했다.

한 입주예정자는 “다락방 입구 설계와 시공이 얼마나 우리의 안전을 무시하고 만들어졌는지, 위험한 상황에서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린아이도 서서 이동할 수 없고 어른은 허리를 거의 구부리고 들어갈 수밖에 없다”면서 “만약 다락방에서 누군가 다치거나 쓰러지기라도 한다면 업거나 안고 내려와야 할 텐데 이 입구에서 가능하겠나”라고 토로했다. 기본적인 안전도 고려하지 않은 설계가 대기업이 지은 집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실공사는 KCC건설이 경험이 미숙한 PC공법(precast concrete)을 도입했기 때문이라고 지적되고 있다. 동분당 스위첸은 건축물 전체가 아파트 구조물을 공장에서 미리 만들고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는 PC공법으로 지어졌다. 분양 당시 시행사는 "콘크리트 조립주택으로 건축기간이 빠르다"고 홍보한 바 있다.

한 입주예정자는 사전방문에서 의문의 낙서도 발견했다. 방안 벽에 누군가 ‘부실공사’라고 낙서를 해놓은 것이다. 그는 일종의 내부고발 아니겠냐면서 KCC의 부실공사를 확신했다.

일각에서는 KCC의 공기단축 의혹과 부실공사를 KCC그룹 오너가의 경영 승계자금 마련과 관련이 있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KCC그룹은 기업분할 후 정몽진, 정몽익, 정몽열 3형제가 각자 맡게 될 회사의 보유지분을 늘려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시각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KCC건설은 삼남인 정몽열 사장이 지배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한 입주예정자는 사전방문에서 의문의 낙서도 발견했다. 방안 벽에 누군가 ‘부실공사’라고 낙서를 해놓은 것이다. 그는 일종의 내부고발 아니겠냐면서 KCC의 부실공사를 확신했다.(사진=입주예정자)
한 입주예정자는 사전방문에서 의문의 낙서도 발견했다. 방안 벽에 누군가 ‘부실공사’라고 낙서를 해놓은 것이다. 그는 일종의 내부고발 아니겠냐면서 KCC의 부실공사를 확신했다.(사진=입주예정자)

이와 관련해 KCC건설 측은 입주예정자들의 문제제기에 대해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남은 기간 동안 ‘잔손보기’를 하면 입주예정자들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KCC건설 관계자는 14일 [백세시대]와의 통화에서 “사전점검 당시 공사완료가 아닌 공사 중인 상황이었고 미흡하다고 우려됐던 부분은 현재 잔손보기하고 있다”면서 “전문가와 입주예정자 참관 하에 품질검수를 진행했는데 우려한 만큼 문제가 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사전점검 이후 지난 7일 경기도청 관계자와 건축전문가, 입주예정자 등이 모여 품질검수가 진행됐다. 당시 상태가 제일 심각하다고 입주예정자가 주장하는 세대를 검수했고 기울기와 수평도가 아무 문제없다고 진단됐다는 것이다.

그는 “미흡하다고 지적된 부분들을 조속히 공사완료하고 준공예정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라면서 다락방 관련한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서비스 면적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어떤 문제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주택에 대한 전체 PC공법 도입 문제제기에는 답변을 회피했다.

한편, KCC건설은 앞서 지난 4월 울산 ‘스위첸’ 부실공사로도 입주예정자들과 갈등을 빚었다. 당시 울산 북구회의 접수된 민원에서는 사전점검에서 각 세대 평균 100건 이상의 내부하자를 발견했다며 부실공사 심각성을 토로했다.

특히 입주예정자들은 건물의 하중을 감당해야 할 지하층 보에 균열이 발생했다며 강력하게 문제제기했다. 이외에도 모델하우스와 상이한 자재사용을 비롯해 부실자재 사용, 외부마감재 변경, 시행‧시공사의 입주민과의 불성실한 대응 등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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