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거창·영월 등 9개 의료취약지에 공공병원 설립
복지부, 거창·영월 등 9개 의료취약지에 공공병원 설립
  • 조종도 기자
  • 승인 2019.11.15 13:41
  • 호수 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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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치료 받았으면 피할 수 있는 사망률

일부지역, 서울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나

[백세시대=조종도기자]강원도 영월에 사는 K어르신은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공기 맑고 경치가 좋은데다 웬만한 행정관서도 다 갖추고 있어 편리하다. 한 가지 찜찜한 게 있다면 의료시설이 변변찮다는 점이다. 지역의료원이 하나 있지만, 입원할만한 병상수가 적고 의료진도 부족해 보인다.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생각하면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K어르신과 같이 수도권 밖이나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살더라도, 응급·중증질환 같은 필수의료를 사는 지역에서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역별 의료 격차 해소에 나선다.

보건복지부는 11월 11일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는 어느 지역에서나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의료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지역마다 응급·심뇌혈관 등 필수진료가 가능한 중소병원을 우수병원으로 지정하고 거창권, 영월권, 진주권 등 9개 지역에 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을 신축하는 등 지역의료의 질을 높이고 공공의료 자원을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방에 거주하는 환자는 의료접근성이 낮고 지역 간 사망률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서울시민은 지역 내에서 중증질환 입원 진료를 받는 비율이 93%에 달하지만, 경북도민은 23%에 불과했다. 그래서 지방 환자들은 진료를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만 했다.

또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았다면 피할 수 있었던 ‘치료가능 사망률’의 경우 충북이 서울에 비해 1.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원 영월권의 경우 입원 사망비(실제 사망자를 예측사망자로 나눈 것)가 서울 동남권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생명과 직결된 의료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역우수병원과 전문병원을 지정·관리해 지역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일 계획이다. 2020년 하반기부터 지역 중소병원 가운데 인력, 병상 수, 필수과목 수 등 필수의료를 수행할 수 있는 규모와 요건을 일정 수준 이상 달성하면 ‘지역우수병원’으로 지정, 포괄적 2차 진료기능을 담당하도록 한다. 

지역우수병원에는 그 명칭을 표시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이용을 유도하고, 성과를 분석해 보상 등 지원을 연계한다. 농어촌 등 필수의료 취약지에는 건강보험 수가 지역가산을 검토할 계획이다.

양질의 공공·민간병원이 없는 9개 지역에는 지방의료원·적십자병원 등 공공병원을 신축 또는 증축하고,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와 지역응급의료센터 등 필수의료 자원을 확충한다.

9개 지역은 거창권(합천·함양·거창), 영월권(영월·정선·평창), 상주권(문경·상주), 통영권(고성·거제·통영), 진주권(산청·하동·남해·사천·진주), 동해권(태백·삼척·동해), 의정부권(연천·동두천·양주·의정부), 대전동부권(대덕구·중구·동구), 부산서부권(강서구·사하구·사상구·북구) 등이다.

복지부 공공의료과 김성철 사무관은 “지정된 권역 가운데 어느 곳에 어떤 방식으로 공공병원을 설립할지는 정부와 지자체가 향후 논의를 통해 진행할 것”이라며 “정부는 의료인력 파견이나 시설 보강 등에 필요한 개별적 예산 지원과 신포괄수가제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공공병원 확충을 지원하게 된다”고 밝혔다.     

조종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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