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좋은 지식 16] 미세 플라스틱
[알아두면 좋은 지식 16] 미세 플라스틱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11.15 14:27
  • 호수 6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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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유연제, 의류, 치약에도 쓰이는 미세 플라스틱

“우리는 매주 신용카드 1장(5g) 분량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

지난 6월 세계자연기금(WWF)은 호주 뉴캐슬대학과 함께 연구·발표한 ‘플라스틱의 인체 섭취 평가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선사했다. 한 달이면 칫솔 무게에 육박하는 21g, 1년이면 공깃밥 한 그릇 분량 보다 많은 250g을 넘어서는 것이다.

미세 플라스틱이란 머리카락 굵기만큼 얇은 5mm 미만 크기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한다. 애초에 작은 크기로 생산되기도 하지만 플라스틱이 함유된 합성섬유 의류를 세탁하거나, 자동차 운행 때 합성 고무 재질의 타이어가 마모되는 과정, 페트병이나 비닐봉지 등이 시간이 지나며 잘게 부서져 생성되기도 한다.

플라스틱은 1930년대 영국 화학자들에 의해서 인류 역사에 등장했고 2차 세계대전 이후 대중화됐다. 100년도 안 돼서 플라스틱은 유리‧나무‧철‧종이‧섬유 등을 빠르게 대체해 나갔다. 식품‧화장품‧세제‧의약품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플라스틱은 필요에 따라 유연성과 탄력성, 강도와 내구성을 조절할 수 있는 만능 소재다. 플라스틱이라고 하면 보통 단단하고 내구성 있는 제품을 떠올린다. 하지만 미세 플라스틱은 플라스틱인 줄도 모르게 섬유유연제, 치약, 세안제 등에서도 사용되는 등 각종 생활용품에 스며들어 있다. 가격도 저렴해 제조업체에서도 선호한다.  

문제는 분해되거나 녹슬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간이 지금까지 만들어온 모든 플라스틱은 지구 어딘가에 계속 존재한다. 사라지지 않는 플라스틱은 지구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골칫거리였다.

특히 미세 플라스틱은 크기가 매우 작아 하수처리시설에 걸러지지 않고 바다와 강으로 그대로 유입돼 대부분의 사람들이 물을 통해 섭취하고 있는 셈이다. 또 세계적으로 연간 800만 톤 이상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해양으로 유출되고 있다. 이로 인해 먹이로 오인해 섭취한 해양 생물에 염증을 일으키며, 이 같은 수산물을 먹는 인간에게도 심각한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장폐색을 유발할 수 있으며 청소년기 성장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미세 플라스틱 사용을 규제하는 법안들이 통과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15년 ‘마이크로비즈 청정해역 법안’이 통과되면서 물로 씻어내는 제품에 미세 플라스틱을 사용할 수 없도록 했으며, 스웨덴에서는 화장품에 미세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7년 7월부터 미세 플라스틱을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해양수산부에서는 미세 플라스틱 환경 영향 조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2020년에 발표할 예정이다.  

또 국내‧외에서는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한 커피전문점에서 소비되는 플라스틱 컵을 줄이기 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텀블러를 사용하고, 마트에서 물건 구매 후 장바구니를 이용하는 등 1회용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을 펼치며 미세 플라스틱을 저감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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