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생 대한노인회 충북 청주시흥덕청원구지회장 “분회장 활동비 지급… 554개 경로당 운영 원활해져”
이병생 대한노인회 충북 청주시흥덕청원구지회장 “분회장 활동비 지급… 554개 경로당 운영 원활해져”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11.22 14:49
  • 호수 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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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회장·분회장·노인대학장 거쳐 경로당 사정 누구보다 훤해
공무원 생활 33년…‘행정의 달인’ 별명, 공무원 예절교육도 맡아

[백세시대=오현주기자]대한노인회 충북 청주시흥덕청원구지회는 빠듯한 보조금의 한계를 극복하고 노인복지·권익 태스크 포스(Task Force)를 구성, 다양한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성공적인 경로당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11월 19일, 지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병생(82) 청주시흥덕청원구지회장은 “지난 1년간을 되돌아보면 할 일도 많고 힘든 일도 많았다”라면서도 “행사 인사말을 준비하면서 저를 부르는 곳이 많다는 사실에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지회장은 2018년 8월, 취임했다.

-취임 1년이 조금 넘었다. 그간 공들인 사업들을 소개해 달라.

“청주시로부터 노인복지기금사업 4500만원을 받아 장수부부 회혼례, 쿨루프사업, 읍·면·동 순회회계교육 등 다양한 사업을 편 결과 성과가 좋았다고 자평한다.”

-‘회혼례’는 어떻게 하게 됐나.

“결혼 60주년이 되는 회원 8쌍을 분회로부터 추천 받아 전통 회혼례를 거행했다. 지회로선 첫 사업이며 가족의 의미가 흔들리는 요즘 세태에 비추어 볼 때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의미 있는 행사라고 볼 수 있다.”

이날 부부들은 혼례복을 차려 입고 ‘전안례’·‘교배례’·‘서천지례’ 등 유교식 혼례절차에 따라 약 1시간 동안 전통 혼례식을 치렀다. 

-쿨루프사업은 무언가. 

“경로당 옥상·지붕에 특수도료를 시공해 온·냉 효율을 높이는 에너지 절약 사업으로 효과가 아주 뛰어나다. 이것도 우리 지회만 하는 사업으로 알고 있다.”

-(한범덕)청주시장이 협조적인가 보다.

“지난번 시장 선거 때 경로당을 많이 방문해 경로당 사정을 잘 알고 계신 듯  면담 자리에서 먼저 취약 경로당 지원 얘기를 꺼내시더라. 노인회 행사에도 꼬박 참석하시고, 노인회라면 어떡해서든 도움을 주려고 애쓰시는 분이다.”

청주시흥덕청원구지회는 1976년 대한노인회 청원군지회로 발족해 2014년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되면서 현재의 면모를 갖췄다. 21개 분회, 554개 경로당이 있다. 대한노인회 회원은 2만1000여명이다. 청주시 인구는 86만여명이며 노인은 4만8000여명이다.

-그 많은 경로당을 어떻게 관리하나.

“분회 중심으로 관리한다. 분회장들의 일이 많아 올해 1월부터 시 예산으로 활동비를 지급하고 있다.”

분회장이 한 달 10곳의 경로당을 방문해 교육도 하고 회원들로부터 애로사항을 전해 듣고 보고서를 작성해 지회에 전달하면 그 자료를 근거로 활동비가 주어진다. 이 과정에서 지역사회와의 소통도 이루어진다. 

이 지회장은 “분회장과 ‘9988행복나누미’(충청도의 경로당 프로그램 강사) 그리고 대학이 연계해 1·3세대가 교류하고 유대감을 쌓는다”며 “신성일 충청대 교수가 여름방학에 학생들을 데리고 경로당을 방문해 대화도 나누고 춤도 추며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경로당 회원들 봉사 열기도 뜨겁다고.

“‘행복리더’라고 명명한 65~70세의 교사, 공무원 출신의 회원들이 치매예방프로그램, 워크북, 인지훈련, 건강체조 등을 통해 경로당 분위기도 살리고 건강에 도움을 주고 있다. 물론 순수한 봉사 차원이다.”  

‘실버경찰봉사대’도 무보수로 활동하고 있다. 65세 이상 남녀 회원들이 유니폼에 호루라기, 안전봉 등을 갖추고 아동·청소년 보호 및 교통안전, 공원 관리, 버스정류장 어르신 승하차 돕기 등의 봉사를 하고 있다.

‘경로당 난방비 계좌 이체사업’으로 어르신들의 고충을 덜어주기도 한다. 이 지회장은 “한 달 13여만원 되는 보조금을 받고 1년 동안 사용한 운영비를 정산하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귀찮은 일인가”라며 “지회가 힘들더라도 전담직원을 한 명 둬 한국전력, 도시가스, 주유소 등에 직접 경로당 난방비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지회는 병원, 로타리클럽, 약국, 건강보험공단, 경우회, 신협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병원비 감면, 보행안전기, 염색약·소화제·관절치료제, 양곡 등을 경로당에 제공하고 있다.

이 지회장은 “특히 신세계약국의 약사는 협약 같은 형식적인 절차도 생략하고 남을 돕는다는 생색조차 내지 않는 훌륭한 분”이라고 소개했다.

이병생 흥덕청원구지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지회 계단에서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했다. 신해숙 총무부장, 이 지회장, 신성휴 사무국장, 강수정 경로1부장.(앞줄 왼쪽부터)
이병생 흥덕청원구지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지회 계단에서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했다. 신해숙 총무부장, 이 지회장, 신성휴 사무국장, 강수정 경로1부장.(앞줄 왼쪽부터)

경로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어르신들이 자발적으로 경로당에 비치한 ‘사랑의 저금통’ 성금 대열에 참여했다. 작년의 경우 2100만원을 모았고 여기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더해 총 2530여만원으로 양곡, 가전제품, 컴퓨터, 한궁세트 등을 마련, 73개 경로당에 지원했다.  

괴산 출신의 이병생 지회장은 청주대를 나와 청주시 문화공보실장, 충북도 공무원교육원 교수부, 충북도지사 비서실장, 충북도 의회사무처 전문위원 등 33년간 공무원 생활을 했다. 내각수반상, 내무부장관상, 녹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은퇴 후 집에서 쉬던 중 아파트경로당 설립에 관여했다. 회원 35명을 둔 가경동 동부아파트경로당의 설치신고, 등록서부터 개소식까지 맡아 했다. 빈방에 탁자, 의자, 장기·바둑판 등을 자비로 마련했고 부녀회, 관리사무소의 도움으로 싱크대, 식탁 등을 구비해 편안하고 안락한 쉼터로 만들었다. 경로당 회장 8년 하고 분회장 5년, 노인대학장을 4년 했다.”

이 지회장은 공무원 재직 중에도 ‘행정의 달인’이라 불리며 탁월한 능력과 재능을 발휘했다. 청주시 상공계장 시절 청주시 제1,2,3공단 조성 전 과정을 혼자 맡아 했다. 당시 삼화전기 등 전자제품업체 80여개를 입주시켰고 관재계장으로 있을 때는 종합운동장 확장에 필요한 사유지 3만여평을 단기간에 매입해 전국체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때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시정계장이 됐고 모범공무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지회장은 공무원교육원 교수부 재직 시 전국 각 시·도 교육원 교관 강의경연대회에서 2회 연속 우수상을 수상, 전국 공무원교육원 순회강의를 하기도 했다.

-공무원 대상 강의는 어떤 내용이었나.

“공무원들이 ‘국민의 공복’ 본연의 자세를 교육할 필요가 있었다. 내무부 내부 자료와 당시 유명했던 한글학자(한갑수씨)로부터 자문을 받아 100여쪽 교재를 만들어 공무원 예절, 친절봉사를 주제로 강의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노인이 오르기 힘든 2층에 경로당이 있는가하면 도시가스가 들어가지 않는 곳도 있다. 생활이 어려운 노인들도 많다. 우리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일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관계기관의 지원(보조금)에 의존 할 수밖에 없지만 앞으로 기관과 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고 한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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