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결핵 환자 급증의 원인과 치료법, 국민 3명 중 1명이 잠복결핵…면역력 떨어지면 발병
노인결핵 환자 급증의 원인과 치료법, 국민 3명 중 1명이 잠복결핵…면역력 떨어지면 발병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11.22 15:49
  • 호수 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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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60년대 영양결핍과 열악한 주거환경서 결핵균에 많이 감염”
정해진 시간 꾸준히 약 복용해야 완치…복용 중단 땐 내성 생겨 위험
대한결핵협회가 이동 검진차를 이용해 주민들에게 무료 결핵 검진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한결핵협회가 이동 검진차를 이용해 주민들에게 무료 결핵 검진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백세시대=이수연기자] 노인 결핵 환자가 급증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65세 이상 결핵 환자 신고 수는 2001년 6547명이었지만, 2011년 1만1859명, 2018년 1만5282명으로 급증했다. 이 중 65세 이상 결핵 인구 비율은 2001년 19.2%에서 2018년 45.2%로 늘어났다. 전체 결핵 환자의 절반에 이르는 것이다.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주상 교수는 “1950~60년대 영양결핍과 열악한 주거 환경 속에서 많은 국민이 결핵균에 노출된 것이 현재 노인결핵환자 증가의 원인”이라며 “국민 3명 중 1명이 잠복결핵 감염상태이며,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 도래에 따라 발병 고위험군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핵은 우리 몸 안에 결핵균이 침투해 발생되는 병이다. 균이 몸 안에 들어와 있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상태를 ‘잠복결핵’이라고 하고, 면역력이 저하되거나 과로나 스트레스로 잠복결핵균들이 증식하면 ‘활동성 결핵’이 된다. 활동성 결핵은 타인에게 옮길 수 있고, 자칫하면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위험하다. 결핵의 원인과 치료 방법 등을 알아본다. 

◇노인 환자는 폐렴으로 오진되는 경우 많아

결핵균은 공기를 통해서 감염되며, 감염력이 높다. 독감처럼 다음날 바로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결핵균이 잠복해서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동성 결핵으로 발전한다. 

김주상 교수는 “한 명의 결핵 환자가 10명을 접촉하면 3명이 잠복결핵 상태가 된다”며 “잠복결핵 상태에서는 1000명당 0.5명이 2년 내 활동성 결핵 환자가 되지만, 나이가 많거나 특정 질병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동성 결핵 위험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결핵균은 매우 천천히 증식하면서 우리 몸의 영양분을 소모시키고 조직과 장기를 파괴한다. 그렇기 때문에 결핵을 앓고 있는 환자의 상당수는 기운이 없고 입맛이 없어지며, 체중이 감소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미열이 있거나 잠잘 때 식은땀을 흘리는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또 결핵균이 어디에 침범했느냐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신장 결핵이면 혈뇨와 배뇨곤란, 빈뇨 등의 방광염 증상이 나타나고, 척추 결핵은 허리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가장 흔한 폐결핵은 보통 기침과 가래(객담)가 나오고, 열이 난다. 밤에도 열 때문에 잠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심할 때는 식은땀으로 옷이 다 젖기도 한다. 피가 섞인 가래가 나오는  객혈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어르신들의 경우에는 호흡곤란 증상이 두드러져 폐렴으로 오진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핵 감염 여부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흉부 엑스레이 검사와 객담도말검사, 객담배양검사 등을 시행한다. 객담검사를 시행할 때는 가래에서 결핵균을 검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밤새 기관지 내에 고인 아침 첫 가래에 결핵균이 많이 모여 있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기침을 해서 폐 속 깊숙이 있는 가래를 뱉어 모으는 것이 진단율을 높일 수 있다. 이밖에도 엑스레이 검사만으로 결핵 진단이 힘든 경우에는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잠복결핵 감염자도 약물치료 필요 

결핵은 일반적으로 6개월가량 꾸준히 치료받으면 완치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이 약물 내성 관리다. 치료할 때 약을 띄엄띄엄 먹거나 약 복용을 중단하면 결핵균이 약물에 내성이 생기고, 내성 결핵균에는 잘 듣는 약이 없어 치료가 어려워진다. 이렇게 되면 난치성 결핵으로 악화될 우려가 크다. 

결핵균은 다른 균에 비해 증식 속도가 매우 느려 치료 기간이 길고, 먹어야 하는 약 종류와 개수도 많다. 결핵약은 한 번에 10~15알 정도를 동시에 먹어야 하는데, 이렇게 많은 양의 약을 장기간 먹다 보면 속이 메슥거린다거나 고열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결핵을 잘 치료하려면 정해진 기간 꾸준히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주상 교수는 “일단 결핵이 발병하면 내성이 발생되지 않도록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약을 열심히 먹다가도 증상이 좀 나아졌다 싶으면 마음대로 약 복용을 중단하거나 줄이는 경우가 있는데, 가장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잠복결핵 감염자 중에서도 발병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활동성 결핵 발병을 예방하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잠복결핵 감염치료는 결핵약 1종류 또는 2종류를 짧게는 3개월 길게는 9개월 동안 매일 1회 복용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치료 전에는 현재 앓고 있는 질환이나 복용 중인 약물을 담당 의사에게 알리고, 진찰 및 혈액검사를 통해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장복순 교수는 “잠복결핵이 결핵으로 발병하기 전 치료하면 60~90%까지 예방할 수 있다”며 “치료받지 않은 잠복결핵 감염자는 치료받은 사람에 비해 7배가량 활동성 결핵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평소 잠복결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있는 영양 섭취가 필요하고, 2주 이상 기침이나 가래가 지속되면 의료기관에 방문해야 한다. 또 결핵은 호흡기로 옮을 수 있기 때문에 결핵 환자와 접촉했을 때는 증상 여부와 상관없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 평소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손이 아닌 휴지나 옷소매 위쪽으로 입과 코를 가리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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