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여부 ‘이~웃손발 점검법’으로 간단히 체크
뇌졸중 여부 ‘이~웃손발 점검법’으로 간단히 체크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11.22 15:53
  • 호수 6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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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 막히거나 터져 발생…한쪽 팔‧다리 힘 빠지면 뇌졸중 의심
평소 고혈압‧고지혈증 철저 관리…발병 3시간 내 병원 이송해야

[백세시대=이수연기자] 경기도에 사는 김모(76) 어르신은 팔의 마비 증상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 김 어르신의 마비 증상은 갑작스러웠다. 어느 날 식사를 하려고 젓가락을 들었는데 제대로 쥐지 못하고 계속 떨어뜨렸다. 평소와 다름없는 식사 자리였고, 이전에 별다른 통증이나 병증을 앓았던 적이 없어 피로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마비 증상이 1시간 가까이 이어지자 이에 불안감을 느낀 김 어르신은 병원을 찾았고 뇌졸중 진단을 받았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혈전(피떡)으로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 조직의 혈류가 공급되지 않아 뇌가 괴사되는 질환이다. 한 번 발병하면 약 40~ 60%가 후유장해를 겪는다. 크게 혈관이 파열되어 발생하는 뇌출혈과 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으로 나눌 수 있다. 전체 뇌졸중 환자의 76%는 뇌경색, 15%는 뇌내출혈, 9%는 지주막하출혈(거미줄처럼 생긴 뇌의 중간막 아래 공간에 생기는 출혈)로 확인됐다. 

◇한쪽 마비, 두통 등 전조증상 나타나

뇌졸중은 오랜 시간에 걸쳐 뇌혈관이 조금씩 손상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발병하게 된다.  

환자가 알아차릴 수 있는 뇌졸중 전조증상은 동맥의 지름이 정상보다 50% 이상 좁아진 뒤에 나타난다. 뇌졸중 전조증상은 뇌졸중 발생을 의심하게 하는 몇 가지 위험한 징후로 만성적이라기보다는 짧으면 30분 이내, 길면 하루 동안 이어지는 등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게 된다. 

이 때문에 환자 중에는 전조증상이 나타나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겨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평소 뇌졸중 전조증상을 숙지하고, 의심스러운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뇌졸중 전조증상은 환자마다 다르고, 다양하게 나타난다. 어느 날 갑자기 한쪽 팔과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마비 현상이 나타난다면 뇌졸중 전조증상일 확률이 높다. 어지럼증도 살펴야 한다. 천장이 빙빙 돌거나 술에 취한 것처럼 휘청거리거나 중심 잡기가 힘들어질 때, 멀미하는 것처럼 느껴지거나 눈을 감았는데도 계속 어지럽다면 뇌졸중 전조증상으로 본다. 

일반적으로 머리에 벼락이 내려친 것으로 느껴질 만큼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나타난다. 시야 한쪽이 어두컴컴해지거나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말이 어눌해지면서 제대로 의사소통이 안 되기도 하며, 한쪽 얼굴이 저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타인이 뇌졸중 환자를 식별하는 ‘이~웃손발 점검법’도 시행할 수 있다. 이는 대한뇌졸중학회에서 우리나라에 맞는 뇌졸중 조기 감별 식별법을 개발한 것이다. 주변에 뇌졸중 증상이 의심되는 환자가 있을 때 하는 방법으로 1~3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환자에게 ‘이~ 해보세요’라고 말하면서 웃게 한다. 이때 한쪽 입술이 밑으로 처지면 뇌졸중을 의심할 수 있다. 2단계는 ‘눈 감고 앞으로나란히’ 동작을 했을 때 한쪽 팔이 제대로 펴지지 않거나 비정상적으로 축 처지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또 발음하기 힘든 문장을 따라 해 보게 한다. 

◇발병 3시간 이내 병원 가면 혈전 용해치료 가능

뇌졸중은 갑자기 사망에 이를 수 있을 만큼 위험한 질환이고, 사망에 이르지 않더라도 심각한 뇌 손상을 입힐 수 있다. 뇌가 손상되면 마비나 삼킴장애, 인지기능장애, 실어증 등의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뇌경색의 경우 발병 직후 3시간 안에 막힌 혈관을 뚫어주면 뇌손상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뇌세포는 단 몇 분만 혈액이 공급되지 않더라도 손상을 입을 수 있고, 한번 죽은 뇌 세포를 다시 살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 빨리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중요하다. 3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하는 경우 혈전 용해치료가 가능하다. 이는 약물로 혈전을 녹이는 것으로 시간이 지나면 시행하기 어려워진다. 

뇌출혈은 보통 수술로 치료하지만, 전신 쇠약 상태로 수술이 어렵거나 출혈 부위가 클 경우, 수술하기 어려운 곳에 위치한 경우에는 수술에 따른 추가적인 뇌손상 위험이 높아 수술하지 않는다. 이럴 경우에는 보통 보존적 치료를 하게 되는데, 적당한 양의 수액, 전해질과 영양분 투여, 배설기능 유지, 피부 및 폐의 합병증 방지, 체온 조절 등이 포함된다. 만약 마비 없이 심한 두통과 구토를 동반한 뇌지주막하출혈의 경우에는 뇌혈관 조영술로 출혈 부위를 찾아 수술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권순억 교수는 “2017년 기준 뇌손상을 줄일 수 있는 마지노선인 3시간 이내에 응급실로 온 환자는 약 42%로 전체 환자의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며 “시간이 지연될수록 환자 상태가 악화되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뇌졸중은 평소 예방 수칙으로 혈관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뇌졸중의 가장 큰 원인인 동맥경화성 뇌경색이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흡연, 음주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싱겁고 담백하게 식단을 구성해 먹는 것이 좋으며, 금연을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과체중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주 3회 30분씩은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한다.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을 경우 방치하지 않고 꾸준히 약을 먹는 등의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좋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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