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근홍 대한노인회 경기 안성시지회장 “노인회는 봉사에 적합한 단체…‘봉사하는 지회’로 만들겠다”
송근홍 대한노인회 경기 안성시지회장 “노인회는 봉사에 적합한 단체…‘봉사하는 지회’로 만들겠다”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11.29 14:08
  • 호수 6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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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돕는 어머니에게 베푸는 자세 배워 50년간 JC 등 봉사단체 활동
경로당 관리 잘 하도록 내조 힘쓰는 분회장·사무장 부인에 식사 대접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봉사하는 지회’로 만들고자 한다.”

송근홍 대한노인회 경기 안성시지회장은 50여년 봉사의 삶을 살았다. 송 지회장은 11월 26일, ‘백세시대’ 신문과 가진 인터뷰 서두에 “봉사를 하면 몸과 마음이 편해지고 따라서 건강해진다”며 “노인회는 봉사에 가장 적합한 단체”라고 말했다. 송 지회장은 올해 7월 취임했다. 송 지회장은 32세에 안성청년회의소(JC)에 가입하면서 봉사의 첫걸음을 뗐다. 이후 안성청년회의소 회장, 안성시 평통·민통 자문위원, 안성시 21세기교육장학회 자문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도 안성JC 특별회원으로 뒤에서 돕고 있다.

-봉사를 하게 된 계기는.

“6·25 직후 다들 못 입고 못 먹던 시절에도 어머니는 남을 도왔다. 우리 집도 쌀이 부족한 형편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가 저를 옆집에 보내면서 ‘제사를 보리쌀로 하지 마시라’는 말만 전하라면서 쌀을 주고오라고 하셨다. 그런 심부름을 2~3년 했다. 동네에서 모 심을 때 우리가 날을 잡아야 다른 집도 날을 잡는 걸 보고서 깨달은 바가 있었다. 어머니로부터 베푸는 걸 배운 것이다.” 

-베푸는데 익숙하지 않은 이도 많다.

“노인회 와서 가장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 세대, 70~80세 어르신들은 자신부터 없이 살아온 탓에 남을 돕는 것에 익숙하지 못하다. 또 자기 방식대로 살아왔기 때문에 남의 얘기를 잘 듣지 않으려고 하고 자기 주장을 관철하려 한다. 그런 분들을 이해시키는 일이 힘든 일 중 하나다. 지회를 찾아와 부탁도 하는데 그걸 들어주지 못해 안타깝기도 하고.”

-어떤 부탁을 하는지.

“노인회가 도와줄 수 없는 일을 부탁한다. 가령 마을에 뭐가 부족하니 지원을 해달라는 것인데 지회도 정해진 보조금으로 운영되는지라 경제적으로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봉사 중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

“수원 검찰청 산하의 청소년선도위원으로서 20여명의 문제 청소년들을 바른 길로 이끌어 그들이 사회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다. 지금도 찾아와 인사하는 아이가 있다.”

-대한노인회도 자원봉사클럽을 만들어 봉사를 권장하고 있다.

“우리 지회도 물론 봉사클럽이 있다. 며칠 전, 행복나눔봉사단 ‘아르페지오’(단장 노민지)와 함께 죽산면 장애인 생활시설인 ‘다비타의 집’에서 자장면도 나눠 먹고 공연도 했다.”

송 지회장도 공연 봉사를 하고 있다. 노인회 가입 이전부터 실버합창단의 일원으로 정기적으로 요양원을 방문, 노래로 노인들을 위로해오고 있다. 송 지회장은 “47명의 단원이 매주 화요일마다 모여 가곡, 동요를 연습한다”며 “지회장 선거 전후로 바빠 가사를 외우지 못해 무대에서 입만 벙긋거린 적도 있다”며 웃었다.

-봉사단체도 예산이 있어야 한다.

“맞는 말이다. 우선 내년에 청소, 분리수거 같이 꼭 필요하면서 쉬운 일부터 하는 봉사단체를 2~3개 만들려고 한다. 연말에 본격적으로 스폰서를 찾아 나설 생각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남에게 한 번도 손 벌리지 않아 주저되지만 도리가 없다.”

-회원들을 봉사 현장으로 이끌어내는 것도 쉽지 않다.

“같이 움직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11월 18일, 총회장 14명과 함께 한길학교 지체아이들을 데리고 서당에도 가고 1500년 된 청원사란 절도 방문했다. 아이들 손잡고 다니며 얘기도 하고 음식도 나눠먹고 하니까 아주 좋아하더라.”

-총회장은 누구인가.

“일을 많이 하는 분회장에게 합당한 대우를 하지 못해 늘 죄송해 부르기 쉽고 우대감이 느껴지는 명칭(총회장)으로 바꾼 것이다. 회원들도 만족해 한다.”

-분회장·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원은.

“시에서 분회 운영비(22만원)가 지급된다. 경로당 회장 수당 지원은 못하고 있지만 임기 중에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한 공약이라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송근홍(오른쪽 세 번째) 경기 안성시지회장이 지난 3월 준공한 지회 회관 앞에서 직원들과 기념촬영 했다. 송 지회장 오른쪽이 이현주 사무국장.
송근홍(오른쪽 세 번째) 경기 안성시지회장이 지난 3월 준공한 지회 회관 앞에서 직원들과 기념촬영 했다. 송 지회장 오른쪽이 이현주 사무국장.

송근홍 지회장은 안성에서 나고 자랐다. 송 지회장의 80평생은 ‘사업’과 ‘봉사’ 두 단어로 요약된다. 건축자재상, 수입육·양념사업을 하면서 돈도 제법 벌기도 했고 IMF 때엔 빈털터리가 되기도 했다. 2005년 사업을 정리하고 봉사에 전념했다. JC 활동을 같이한 교장 출신의 안성시지회 부회장의 권유로 안성시지회 부회장을 맡으면서 노인회와 인연을 맺었다.

부회장을 1년 지낸 후 2019년 7월 24일, 18대 지회장 선거에 나서 압도적인 표차(82%)로 당선됐다. 송 지회장의 주요 선거공약은 경로당급식도우미 100% 지원과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급이다. 선거 결과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회 단독건물을 짓고 노인일자리를 500여개나 마련한 현 지회장을 눌렀기 때문이다. 

송 지회장은 “대부분 노인은 보수 쪽이지만 저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대인관계를 해왔다. 시의원이고, 도의원이고 제가 감싸고 응원했던 후배들이 많다. 시청의 국·과장을 지낸 분들도 전화로 선거를 많이 도와주셨다. 저 역시 문자도 보내고 경로당 회장에게 전화를 서너 번씩 해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직접 경로당을 방문하기도 했다”며 “제가 잘 나서가 아니라 여러분이 도와주신 덕분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노인회장에 나선 계기는.

“여러 곳의 봉사단체장을 해본 경험에 비춰 볼 때 노인회는 봉사에 가장 적합한 단체다. 그럼에도 봉사 정신이 빈약해 보였다. 제가 한 번 지회를 (봉사하는 단체로)바꿔보려는 마음에서였다.”

-봉사하면 뭐가 좋은가.

“우선 남을 돕는다는 그 자체가 기분이 좋다. 남 돕는데 걱정할 일도 없고 뭐라 할 사람도 없으니 신경 쓸 일도 없다. 기분 좋고 몸을 움직이니까 건강에도 좋다. (돈이)없으면 마음으로라도 봉사해야 한다.”

-안성을 소개해 달라.

“안성포도, 배, 인삼 등 농산물이 잘 알려져 있으며 소를 전국 2,3위에 들 만큼 많이 키운다. 유기는 ‘안성맞춤’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이다. 안성 인구 18만3000여명 중 노인은 4만여명이며 노인 대부분이 토박이들로 심성이 착하고 남 비방을 안 한다. 남 욕하면 바로 들키니까(웃음).”

안성시지회는 15개 분회, 467개 경로당을 두었다. 대한노인회 회원은 1만8300여명이다. 송 지회장은 지회 운영의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며 배려하고 있다.

송근홍 지회장은 인터뷰 끝에 “15개 분회의 총회장과 사무장들이 맘 편하게 바깥에서 경로당 관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평소 내조를 잘하시는 총회장과 사무장 부인들을 모시고 식사 대접을 하려 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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