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봉 오르기
우이동 골짜기에
가을이 내려 앉아 빨갛게 타는데
뚜벅뚜벅 우이봉 오르다
나는 내 유년시절을 보았더이다
그 시절 남강에 멱 감던 하동들
강변 청라 언덕
풀 뜯던 황소 등 폴짝 올라타면
아무 말 없어도
큰 눈 껌벅이며 뚜벅뚜벅
황소 제 알아서 집으로 갔었더이다
오늘 도봉산 우이봉
소등 타러 갔는데
어찌 그리 힘이 부치는지
소의 우직한 인내심 맛이
정 씀바귀였더이다
황혼에
소등타기 옛날 같잖아
한걸음 떨어져 내 자신을 보았더이다
저작권자 © 백세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