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시] 우이봉 오르기
[백세시대 / 시] 우이봉 오르기
  • 박기주 시인
  • 승인 2019.11.29 14:32
  • 호수 6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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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봉 오르기

우이동 골짜기에

가을이 내려 앉아 빨갛게 타는데

뚜벅뚜벅 우이봉 오르다

나는 내 유년시절을 보았더이다

 

그 시절 남강에 멱 감던 하동들

강변 청라 언덕

풀 뜯던 황소 등 폴짝 올라타면

아무 말 없어도

큰 눈 껌벅이며 뚜벅뚜벅

황소 제 알아서 집으로 갔었더이다

 

오늘 도봉산 우이봉

소등 타러 갔는데

어찌 그리 힘이 부치는지

소의 우직한 인내심 맛이

정 씀바귀였더이다    

 

황혼에

소등타기 옛날 같잖아

한걸음 떨어져 내 자신을 보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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