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일산서구, 건강안심경로당 사업 확산…경로당 회원끼리 약 복용, 혈압 체크하며 건강 챙겨
고양시 일산서구, 건강안심경로당 사업 확산…경로당 회원끼리 약 복용, 혈압 체크하며 건강 챙겨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11.29 15:27
  • 호수 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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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별 건강지킴이 선발해 교육… 스스로 건강 돌보는 환경 조성
전자동 혈압기 등 지원받아 혈당‧혈압 관리하고 자발적 운동교실 운영
최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가 경로당 회원들이 혈압을 체크하고 자발적으로 운동을 하는 등 스스로 건강을 돌보게 하는 건강안심경로당을 운영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월 25일 건강안심경로당인 성저4단지삼익아파트 경로당에서 장순구 회장(앞줄 가운데)과 회원들이 요가 강의 동영상을 보며 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
최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가 경로당 회원들이 혈압을 체크하고 자발적으로 운동을 하는 등 스스로 건강을 돌보게 하는 건강안심경로당을 운영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월 25일 건강안심경로당인 성저4단지삼익아파트 경로당에서 장순구 회장(앞줄 가운데)과 회원들이 요가 강의 동영상을 보며 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

[백세시대=배성호기자] “그동안 혈압약을 잘 안 먹었는데 회원들과 함께 체크하다 보니 저절로 먹게 되네요.”

지난 11월 25일 경기 고양시 일산 서구 성저4단지삼익경로당에서는 20여명의 회원들이 전자동 혈압기를 이용해 혈압을 체크하고 있었다. 능숙하게 혈압을 체크한 회원들은 곧 이어 혈압약 복용 및 혈압 체크 여부를 기입하는 노트에 자신의 혈압을 적었다. 마지막 회원까지 체크를 완료한 결과 모든 회원이 정상 혈압을 유지했다. ‘건강안심경로당’으로 지정된 이후 장순구 회장을 중심으로 회원 스스로 건강을 돌본 덕분이었다. 장순구 회장은 “1년간 스스로 건강을 챙기기 시작하면서 회원 대부분이 이전보다 건강해졌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보건소가 추진한 ‘건강안심경로당’ 사업이 경로당 회원들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하나의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건강안심경로당은 경로당별로 건강지킴이를 선발해 회원들의 혈압 측정 및 혈압약 복용 여부를 매일 확인하고 치매예방 체조를 실시하는 등 스스로 건강을 실천할 수 있는 경로당 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을 말한다. 

2017년 시범사업을 거쳐 2018년부터 본 궤도에 오른 사업은 탄현7단지 경로당, 일산삼성경로당을 시작으로 올해에는 성저4단지삼익경로당, 대화휴먼빌일신건영5‧6단지 경로당으로 확산됐다. 경로당 건강지킴이로 선발된 어르신들은 지난 4월 양성교육을 시작으로 수차례 관련 교육을 받으며 혈압 관리의 필요성, 저염식을 통한 건강 관리법 등을 익혔다. 이후 건강지킴이들은 각 경로당 회원들을 이끌며 주체적으로 건강 돌보는 법을 전수하고 있다.  

성저4단지삼익경로당의 경우 장순구 회장과 유필한 총무가 건강지킴이로 위촉돼 활동하고 있다. 처음부터 회원들이 적극 참여했던 것은 아니다. 25명 회원 대부분이 고혈압 환자로 약을 먹어야 하지만 매일 복용하는 회원이 전무했을 정도로 혈압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고혈압은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 신부전 등 전신에 걸쳐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켜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으로 위협을 준다. 특히 어르신의 경우 더욱 관리가 필요하지만 대부분 이를 잘 몰라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일산서구 보건소 관계자는 “어르신들에게 위험성을 설명해줘도 그 자리에서만 이해하고 며칠 지나면 잊는 경우가 많다”면서 “잊지 않도록 서로 서로 챙겨주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점에서 어르신들이 많이 모이는 경로당이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장 회장과 유 총무는 고혈압의 위험성을 회원들에게 꾸준히 전파하고, 매일 한 알씩 약을 넣어 관리할 수 있는 약통을 사비로 구입한 후 회원들에게 나눠주며 참여를 유도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혈압체크 노트를 들고 다니면서 경로당에 도착하는 회원들이 혈압을 재도록 독려했다. 혈압이 높게 나온 회원은 강권하며 바로 약을 먹도록 했다. 그 결과 회원들은 안정적으로 혈압을 유지하게 됐고 그 효과를 확인하면서 자발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서로 챙겨가며 혈압을 재고 약을 복용한 후 노트에 기록하는 문화가 형성된 것이다.

유필한 총무는 “회원들이 처음에는 잘 들으려 하지 않다가 반복적으로 알려주고 난 후 고혈압의 위험성을 깨닫고 서로 서로 챙겨가며 혈압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자체적으로 주 2회 운동을 진행하는 것도 놀라운 변화다. 성저4단지삼익경로당의 경우 경로당 순회프로그램의 하나로 주1회 강사를 초빙해 요가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장 회장이 요가 강사의 강의 내용을 직접 찍은 영상을 활용해 주 2회 이상 추가로 운동을 하고 있다. 이날도 회원들은  점심식사 전 한 시간 분량의 영상을 보면서 요가 운동을 진행했다. 쌀쌀한 날씨임에도 대부분의 회원들이 땀을 흘릴 정도로 열성적으로 참여했다. 이후 진행된 식사에서도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저염식을 실천했다. 

장순구 회장은 “평일에 매일 함께 점심을 먹는데 나트륨을 줄이기 위해 국은 건더기만 건져 먹고 되도록 국물을 먹지 않고 있다”면서 경로당의 변화를 설명했다.

일산서구보건소에서도 전자동 혈압기 등을 제공하고 매월 1회 고혈압 질환·영양관리, 치매예방 등 건강강좌와 상담을 진행, 회원들의 자가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보건소 관계자는 “혈압측정, 혈압약 복용 및 꾸준한 신체활동을 통해 자가 건강관리능력이 향상된 것은 물론, 다양한 프로그램 연계 및 이동진료 실시로 경로당 이용 회원의 만족도가 향상됐다”며 “내년에도 꾸준히 사업을 유지 및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노인회 일산서구지회 관계자는 “참여 경로당 회원들의 반응이 뜨거운 만큼 지속적으로 참여 경로당을 늘려나가 스스로 건강을 돌보는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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