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트럼프 ‘무력 사용’ 언급에 북한 ‘상응 행동’ 입씨름…위기상황 대비를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트럼프 ‘무력 사용’ 언급에 북한 ‘상응 행동’ 입씨름…위기상황 대비를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12.06 14:48
  • 호수 6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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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정한 연말이 다가오면서 북미 간 위협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양측 모두 대화의 문을 닫은 것은 아니지만, 한반도 위기 국면이던 2017년 이후 등장하지 않았던 무력 사용 카드까지 거론되면서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월 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강조하는 동시에 ‘군사력’이라는 단어를 꺼내며 비핵화 합의 준수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이 3차례 만났으나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에 “김 위원장은 로켓을 쏘는 걸 좋아해 나는 ‘로켓맨’이라고 부른다”며 “그에 대한 신뢰가 있고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우리는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사용할 필요가 없길 바라지만 그래야 한다면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4일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 명의 담화로 “만약 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그 어떤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 역시 임의의 수준에서 신속한 상응 행동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한다”고 밝혔다. 

박 총참모장은 “미국 대통령이 우리 국가를 염두에 두고 전제부를 달기는 했지만, 무력사용도 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한데 대하여 매우 실망하게 된다”며 “그나마 북미 사이의 물리적 격돌을 저지시키는 것이 정상들의 친분 관계라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위세와 허세적인 발언은 자칫 상대방의 심기를 크게 다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국이 보유한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미국만이 가지고 있는 특권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10월 북‧미간 스톡홀름 실무 협상이 결렬된 이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머물렀던 것이 연말이 다가오면서 강대강 대치 국면으로 전환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북미가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실험으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을 연출했던 2017년의 긴장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4일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라 혁명 전적지를 답사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말을 타고 백두산에 오른 것은 10월 16일 이후 49일만이다. 백두산 등정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박정천 군참모총장 육군대장을 비롯해 군종사령과 군단장, 당 간부들이 동행했다. 백두산 등정을 통해 중대 결심을 예고하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한 이례적으로 12월 하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개최를 예고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변화한 대내외 정세에 맞게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하고 결정하려고 회의가 소집된다고 밝혔다. 

이는 북미협상이나 남북관계 개선에 별다른 성과가 없다고 판단된다면 더는 외부와의 협상에 연연하지 않고 자력갱생의 길로 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이 강경하게 대응한다면 한반도의 안보상황은 다시금 첨예한 대립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북한과 미국이 각자의 계산법이 있겠지만,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원칙이다. 우리 정부도 한반도 문제의 중재자 역할을 위해 입지를 다지고 비핵화 해법과 관련한 양측의 접점을 찾는 데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만약에 있을지 모를 위기 상황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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