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어릴 때부터 인성교육이 먼저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어릴 때부터 인성교육이 먼저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12.06 15:12
  • 호수 6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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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XX같은 XX년….”

최근 한 프로 스포츠 구단의 치어리더가 자신을 향한 성희롱성 발언이 담긴 악성 게시글을 공개해 큰 충격을 줬다. 차마 있는 그대로 옮길 수 없는 욕설이 줄줄 나온다. 더 놀라운 것은 해당 악플을 단 사람이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라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 사건을 접한 날 ‘성남 어린이집 성폭력’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인간은 선한가, 아니면 악한가. 인류 역사와 함께 제기된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은 현재까지도 알 수 없다. 혹자는 아이의 행동을 보면 선한지 악한지 알 수 있다고는 하지만 필자의 경험상 꼭 맞는 말도 아닌 것 같다. 

사람이 선한지 악한지는 알 수 없지만 ‘배움’으로써 착하게 행동할 수 있다. 성선설을 주장하는 이들과 성악설을 주장하는 이들도 이점에 대해선 동의하는 부분이다. 현명했던 한국의 선조들이 효라는 가치를 내세워 인성교육을 시켰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 인성교육은 사실상 뒷전으로 밀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에서는 서당과는 달리 명문대에 갈 수 있는 교육에 집중했고 이를 더 잘하기 위해 사교육 시장도 생겨났다. 인성이 개차반이어도 좋은 대학에 가면 ‘훌륭한 학생’, ‘잘 자란 아이’가 되는 세상이 된 것이다.

대가족 제도 하에서는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제도권 교육에서 놓친 부분을 메꿨지만 전통적인 가족이 해체되면서 인성교육을 할 수 있는 장치도 사라졌다. 맞벌이가 많은 현실 속에서 아이교육에 집중하기 힘든 것도 있다. 

그 사이 스마트폰이 생겨나고 자극적인 콘텐츠로 가득한 SNS와 유튜브의 세상이 열렸다. 그리고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 ‘인천 중학생 추락사’ 등 전례 없는 10대 범죄가 잇달아 발생했다. 비록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지만 초등학생들 중 상당수가 어른들이 가르쳐주지 않는 욕설을 죄의식 없이 내뱉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드러난 ‘성남 어린이집 성폭력’ 사건은 우리 사회의 뿌리가 썩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아이는 명백한 잘못을 저질렀다. 그보다 더 잘못한 건 아이를 돌보는 부모와 가족들이다. 

우리 사회 역시 반성이 필요하다. 지나치게 물질을 쫓느라 놓친 것은 없는가 생각해야 할 때다. 해법은 명백하다. 어르신들이 강조하는 인성교육의 가치를 부활시키는 것이다. 적어도 초등학교 때까지는 국‧영‧수는 2순위로 두고, 더불어 잘 살아가는 사람이 되는 법을 먼저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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