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판막증의 증상과 치료…최근 노화로 인한 심장판막증 환자 느는 추세
심장판막증의 증상과 치료…최근 노화로 인한 심장판막증 환자 느는 추세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12.06 16:18
  • 호수 6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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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판막 좁아지거나 망가지면 나타나…가만히 있어도 숨차고 흉통
심장초음파 검사로 정확히 진단…경미한 경우 판막성형술 많이 시행
심장은 4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일정한 횟수의 수축과 이완을 반복한다. 그때마다 4개의 방을 둘러싼 심장 판막이 그림과 같이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하며, 혈액이 한쪽 방향으로 흐를 수 있도록 돕는다. 	사진=대한의학회
심장은 4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일정한 횟수의 수축과 이완을 반복한다. 그때마다 4개의 방을 둘러싼 심장 판막이 그림과 같이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하며, 혈액이 한쪽 방향으로 흐를 수 있도록 돕는다. 사진=대한의학회

[백세시대=이수연기자] 경기도 일산에 사는 김모(78) 어르신은 언젠가부터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호흡이 가빠 힘들어지는 증상이 나타났다. 평소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는 김 어르신은 처음엔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넘겼는데,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기는커녕 몸이 점점 더 안 좋아졌다. 이상하다는 생각에 병원을 찾은 김 어르신은 여러 검사 끝에 심장판막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심장판막증은 판막의 조절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질병을 말한다. 심장은 우심방, 우심실, 좌심방, 좌심실 등 4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일정한 횟수의 수축과 이완을 반복함으로써 우리 몸에 혈액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심장 판막은 4개의 방을 둘러싼 방문과 같은 역할을 하며, 혈액이 한쪽 방향으로 흐를 수 있도록 돕는 구조물이다. 이러한 판막들이 망가져 좁아지면 혈액이 잘 지나갈 수 없게 되고, 판막을 지나간 혈액 일부가 역류할 수 있다. 

◇노화나 염증 등으로 발생

심장판막증은 크게 협착증과 폐쇄부전증으로 나뉜다. 판막 협착증은 노화와 염증 등으로 인해 판막이 딱딱해지고,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판막이 점점 좁아지게 되는 질환이다. 이 때문에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게 되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판막 폐쇄 부전증은 판막이 헐거워지거나 제대로 닫히지 않아 피의 흐름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게 되면서 한번 지나간 혈액이 다시 돌아와 역류가 일어나고, 심장 안에 고이게 된다.  

심장판막증의 원인은 선천적인 것과 후천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선천적인 원인은 어린 시절 앓았던 류마티스열이라는 세균 감염의 후유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류마티스열은 A군 연쇄상구균이라는 세균이 후두와 편도에 감염되어 발병하는 것으로 후유증으로 심장판막협착증이 발생될 수 있다. 

최근 들어 판막질환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노화다. 심장 판막도 소모품 같아 나이가 들어 많이 쓰면서 딱딱해질 수 있고, 얇아져서 찢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 밖에도 판막의 세균감염이나 다른 심장질환에 의한 이차적인 판막질환 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강덕현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심장판막증은 정상적으로 기능하던 판막에 퇴행성 변화 및 구조적 이상이 발생해 기능장애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라며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에서 발생하는 판막 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은 노인층에서 많이 나타나는 퇴행성 판막질환”이라고 말했다. 

특히 심장 대동맥 판막이 좁아지는 대동맥판막협착증은 고령화로 인해 유병률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증상이 없다가 심장 초음파 등으로 우연히 병을 발견하게 되거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으로 발견되기도 한다. 

◇가만히 있어도 숨 가쁘고 두근거려

판막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호흡곤란과 흉통, 두근거림, 어지럼증, 실신 등을 들 수 있다. 이는 심장 기능이 저하되면서 나타나게 되는 증상들로 조금만 움직여도 맥박이 빨라지고, 호흡곤란이 일어나게 된다. 초기에는 운동을 하거나 계단을 많이 올랐을 때 증상이 나타나지만, 병이 악화될수록 앉거나 누워 있어도 숨이 가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판막질환이 오래돼 맥박이 불규칙하게 뛰면 아무런 신체 활동이 없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심한 경우 기침과 피가래 및 가슴 통증이 발생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판막질환이 진행되면서 점점 더 악화될 수 있다. 

강덕현 교수는 “심장 판막에 구조적인 이상이 점차 진행되는 경우에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며 “심해지면서 숨이 찬 증상 등을 느끼게 되는데 대동맥 판막 질환의 경우에는 활동 시 흉통이나 실신을 경험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다리 또는 전신 부종, 전신 쇠약, 어지러움, 가슴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판막 성형술 등으로 수술 치료받아

판막질환은 진료실에서 심장 잡음을 청진하는 것으로 알아낸다. 판막질환이 발생되면 혈류 장애로 인해 심장에서 잡음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때 좀 더 자세한 진단을 위해서는 심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 심초음파 검사는 판막질환의 진단과 심한 정도, 심장 기능 이상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판막질환의 진단과 치료 방침을 결정할 수 있다. 만약 심초음파 검사의 영상이 만족스럽지 않거나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식도를 통해 심장을 관찰하는 경식도 심초음파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강덕현 교수는 “판막질환의 진행 속도는 매우 느려 경증 판막질환의 경우 2~5년마다, 중등도 판막질환의 경우에는 1~2년마다 판막질환의 진행 및 악화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 좋다”며 “다만 호흡곤란 등의 증상 및 좌심실 기능 이상을 동반한 심한 판막질환은 수술적 방법으로 판막을 치료함으로 환자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판막을 전부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판막 치환수술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환자의 증세가 아주 심각하지 않은 이상 수술을 권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교적 가볍게 판막성형술 등을 진행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수술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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