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찾다
혼자라도 스스로 빛나던 희망마저 사라지고
희망조차 없는 지상에 불을 켜기 위해
하늘의 별들은 모두 지상으로 내려오고
하늘에는 이제 별이 보이지 않는다
12월, 다시 또 한 해의 마지막 달이다. 한 해가 시작되면서 가졌던 희망이 얼마나 달성되었을까. 그 희망으로 얼마나 행복해졌을까. 1월부터 지금까지 한 해를 되돌아보면 그다지 행복했었던 것 같지가 않다. 바쁘게 산 것 같은데 딱히 무얼 했는지 꼬집어 말할 수 없고 또 딱히 행복했던 순간이 떠올려지지 않는 걸 보면 내가 원하는 그런 시간을 보내지 못했던 것만은 분명해진다. 누구나 살면서 꼭 자기가 원하는 대로 다 살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아, 이건 내가 꼭 하고 싶었는데 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한다면 얼마나 다행인가. 하늘을 올려다보는 날이 점점 적어지고 있다. 바쁘게 살다보니 언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볼 겨를이 없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하늘에 별이 보이지 않고 있다. 공해 탓이기도 하지만 그 많던 별들이 다 지상으로 내려온 것만 같다. 지상에는 희망을 품을 만한 것들이 사라져 하늘이 별이 모두 지상으로 내려온 것이리라. 그렇게라도 우리들에게 희망이 곁에 남아 있기를.
디카시‧글 : 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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