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인물포커스] 강익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 “대한노인회와 노인일자리 창출에 지속적 협력”
[신년특집 인물포커스] 강익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 “대한노인회와 노인일자리 창출에 지속적 협력”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12.27 13:55
  • 호수 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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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일자리 작년보다 10만개 많은 74만개… 시니어인턴십 확대 

국가예산으로는 한계 있어… 민간기업에서 노인일자리 늘려야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어르신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안전사고 예방 매뉴얼을 제작·보급할 계획이다.”

강익구(63)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은 시니어신문 ‘백세시대’와의 신년호 특별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어르신들은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해 일터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은 만큼 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얘기다. 강 원장은 이어 “빅테이터 분석을 통한 주요사고 사례 예방 및 대처를 위한 콘텐츠 제작·보급 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강익구 원장에게서 2020년 노인일자리와 임기 내 해결할 숙원 사업을 들었다. 강 원장은 2018년 7월 취임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어떤 곳인가.

“2005년 설립된 보건복지부 산하의 공공기관으로 노인일자리의 개발 및 보급, 종사자 교육훈련, 노인일자리 조사·연구, 노인일자리 종합정보시스템 운영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한노인회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며 민간기업 일자리 확충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간 어떤 일들을 했는지.

“전국의 6개 지역 본부를 돌며 현안을 챙기느라 늘 바쁘게 보낸다. 취임 이후 공공성 회복과 사회적 가치 달성을 위한 관련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경영과정에서 다양한 기관들과의 협업을 펼치고 있다.”

-협업의 예를 들면.

“2019년 새롭게 추진 중인 제주 빌레나무 재배 보급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미세먼지 저감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제주도 서식식물인 빌레나무 종자를 증식재배 후 초등학교, 경로당 등 미세먼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보급하는 사업이다.” 

-대한노인회와의 협업도 잘 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방금 언급했듯이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대한노인회와 그간 많은 사업을 함께 해왔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통해 노인일자리 사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을 단계적으로 통합, 국민이 일자리사업 내용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2020년부터는 인력파견형 사업 명칭을 취업알선형으로 변경해 추진하게 된다.”

강익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맨오른쪽)이 2019년 10월 14일, ‘제주도 자생식물(빌레나무)을 이용한 노인일자리 창출’ 업무협약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강익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맨오른쪽)이 2019년 10월 14일, ‘제주도 자생식물(빌레나무)을 이용한 노인일자리 창출’ 업무협약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는 2019년 12월 17~18일 개최한 성과보고회에서 취업알선형으로 명칭을 변경해 추진한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새해 역점을 두는 사업을 소개해 달라.

“2020년 노인일자리 사업은 노인빈곤율과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64만개(2019년)에서 74만개로 10만개 추가 확대해 추진한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이를 위한 구체적인 사업으로 ▷안전이 먼저인 노인일자리 ▷지역과 소통하는 협의체 구성 ▷다양한 신규아이템 개발 ▷기업 사회공헌 일자리 모델 개발▷민간일자리 시니어인턴십 확대 ▷맞춤형 60+취업교육 거점 확충 ▷고령자친화기업 및 시장형사업단 재정비 등을 들었다.

-시니어인턴십이란 무얼 말하나.

“만 60세 이상자를 인턴으로 고용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급여의 일부를 국가가 지원하는 사업을 말한다. 6개월 이상 계속 근로계약 체결 시 1인당 최대 222만원의 인건비를 기업에 지원한다. 기업의 노인 고용 촉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력양성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도 있다.”

-고령사회에서 바람직한 노인의 역할이라면.

“저출산 장기화와 베이비부머(전체 인구의 14%)의 노인세대 진입이 시작돼 인구고령화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과 의미가 예전과는 다르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노인도 적극적인 역할 찾기를 통해 시대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양질의 노인일자리가 적어 만족도가 낮을 수 있다.

“어르신들이 일하고 있는 기업이나 수행기관에서 만족도를 조사했을 때 5점 만점에 4.5점 정도가 나온다. 돈을 많이 받든지 아니면 일에 보람을 느끼든지 둘 중 하나가 충족되면 만족도가 높다. 사회경제적인 지표로는 낮을 수 있지만 일자리가 있는 어르신들의 만족도는 높다. ‘질’이라는 것은 주관적이다. 경제적인 수준으로 따졌을 때는 월 100만원은 낮은 수준이지만 만족도 부분에서는 낮지 않다.” 

강 원장은 이어 “공급 측면에서도 시니어들의 새로운 일자리 적응을 위한 사전 직무역량교육은 필수다. 우리 개발원은 기업의 니즈를 반영한 교육훈련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니어 인력이 무리 없이 업무를 수행하도록 사전에 철저히 교육을 시키고 있다. 그럼으로써 양질의 일자리도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 노인이 청년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말이 나온다.

“노인일자리 사업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중 하나다. 노인일자리를 확대하면 청년일자리가 그만큼 준다고 하지만 청년층과 고령층은 계층 간 직종 분리 수준이 높아 대체 관계가 아니며 보완 관계라는 것이 여러 연구결과에서 나타나고 있다.”

-노인일자리 확충에 무엇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민간기업의 역할이다. 사실 정부의 재정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사업은 재원이 한정적이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내년 노인일자리사업 국가예산은 1조 9000억원이다. 엄청난 액수이지만 일자리에 참여하는 노인의 비율은 40%에 그친다. 이를 더 올리기 위해 민간기업이 노인에 대한 인식을 전환해 고용을 늘려야 한다.”

강익구 원장은 한국전력에서 20년, 한국노총에서 10년을 일했다. 개발원 내 자체 승진한 케이스로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지역본부장, 기획조정국장, 취업지원실장을 지냈다.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개발원이 출발한지 15년째다. 이제는 성과를 바탕으로 변화된 환경에 맞게 기능과 역할을 제정비할 때이다. 준정부기관으로서 노인일자리 정책에 1조원 이상의 국가예산을 관리해야 하는데도 아직 설립근거법이 마련되지 못했다. 임기 중에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게 목적이다. 개인적으로는 노인 중심의 커뮤니티 비즈니스 사업을 정착하기 위해 노인이 인적자원으로서 결코 뒤지지 않는 소중한 자원이라는 것을 증명해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강익구 원장은 2017년 몸무게가 눈에 띄게 줄어 주변 권유에 병원을 찾았다가 식도암 선고를 받았다. 1,2차 항암치료를 받은 후 병원에서 나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강익구 원장은 건강 상태를 묻자 “이제는 많이 나아졌다. 노인 일자리를 만드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으려고 열심히 일하느라 잊고 산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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