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대한노인회 여성지회장 5인방의 새해 설계
[신년특집] 대한노인회 여성지회장 5인방의 새해 설계
  • 조종도 기자
  • 승인 2019.12.27 14:45
  • 호수 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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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은 여성 지회장들이 잇달아 탄생한 ‘여풍당당’(女風堂堂)의 해였다. 갈수록 각박해지고 대립구도가 심해지는 한국 사회에서, 높아지는 여성의 위상을 기반으로 여성지회장들의 새로운 리더십과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2020년 경자년 새해를 맞아 대한노인회 여성지회장 5인의 새해 계획과 포부를 들어본다.


“한궁 강사 경로당 파견, 운동효과 높이겠다”

박종애 경기 광명시지회장

박종애 경기 광명시지회장은 여성으로서 재선에 성공한 케이스이다. 박 지회장은 2015년 8월, 16대 지회장에 취임한 데 이어 2019년 7월, 17대 지회장에 단독추대됐다. 박 지회장은 “사회 전반에서 여성 진출이 늘어나는 가운데 여성 지회장이 많아지는 건 자연스런 현상인 듯하다”며 “전국의 여성 지회장 가운데 최고참인 셈”이라며 웃었다. 

이어 “주부가 주도권을 가진 가정생활을 지회로 넓혀 본다면 지회장에 여성이 더 적합하다고 말할 수 있다”며 “남성은 대범한 반면 여성은 약속도 잘 지키며 섬세하고 친절하고 다정다감하게 어르신들을 모신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 지회장은 새해 포부를 묻자 “한궁을 통해 노인 건강관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새해부터 지회 강당에서 한궁 강사를 양성해 경로당에 파견하겠다고 한다. 

그는 “전 경로당에 한궁을 보급했지만 제대로 한궁을 가르치는 이가 없어 운동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전부터 개최해 온 대회를 앞으로는 수준을 높여 제대로 경기를 치를 생각”이라고 밝혔다.

광명시지회는 현재 하안동노인종합복지관 2층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박 지회장의 임기 내 현안 중 하나가 지회 단독 건물 마련이다. 박 지회장은 “시장께서 회관 신축을 약속해주셨고 건축과 관련해 종종 전화를 걸어와 묻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광명시지회는 117개 경로당을 두었다. 경로당 회장 중 50%가 여성이다. 이는 지회장이 여성인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 지회장의 지회 운영 능력은 객관적으로 검증 받았다. 2018년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표창을 수상했으며 이듬해인 2019년 12월, ‘2019 광명시 체육인의 밤’에서 생활체육 유공표창을 수상했다. 남자도 쉽지 않은 수상의 영예를 연거푸 안았다. 박 지회장은 광명시지회 사무국장 출신으로 다양한 기록을 갖고 있다. 경기연합회가 범 지회 차원에서 실시하는 ‘1사1경’ 사업의 효시도 박 지회장이었다. 2013년 광명시청의 지원을 받아 회사 한 곳과 경로당 한 곳이 자매결연을 맺고 경로당이 매달 일정한 금액의 지원을 받는 이 사업을 시작했다.

박 지회장은 새해 덕담으로 “말보다 실천하는 리더가 돼야 한다”라는 글귀를 소개했다. “정치인이나 공직자나 우리 사회 모든 분야의 리더들이 말은 그럴 듯하게 하지만 정작 실천을 하지 않아 문제”라며 “그런 의미에서 몸으로 행동하는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새해엔 경로당별 맞춤형 프로그램 진행할 것”

김양자 부산 수영구지회장

“새해에는 경로당별로 특색 있는 프로그램,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하겠습니다. 또, 합창단 위주로 진행해 왔던 어르신 노래축제를 경로당 모든 회원들이 참여하는  축제가 되도록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현직으론 두 번째 여성 지회장인 김양자 부산 수영구지회장이 당당히 밝힌 신년 포부다. 수영구지회는 지난해 노인일자리 분야에서 큰 성과를 냈다. 경로당수는 88개로 적은 편이지만, 노인일자리 우수 기관으로 인정받아 2020년도에는 공익형 노인일자리를 전년도 보다 140여개가 늘어난 640개 확보해 어르신들의 노후 소득과 사회활동 지원에 기여한다.

김 지회장은 지난 12월 셋째 주는 2019년도 노인일자리 사업을 마무리 하면서 노인일자리 평가회와 해단식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3회에 걸쳐 개최된  평가회와 해단식에서 참여 회원들이 일자리 참여 과정에서 느꼈던 즐거움과 애로사항을 들었다. 소감 발표내용 중 “수혜자들의 지나친 요구로 마음이 섭섭했다”는 참여자의 이야기를 듣고 같이 고민도 하는 등 개선점을 찾았다.

또, 그는 지회장으로 부임하면서 경로당의 살림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매월 지회에 납부하는 회비 3만원을 2만원으로 1만원씩 낮춰 경로당의 부담을 줄였고, 모자란 지회 살림에 대해서는 후원회를 조직해 보충했다.

그리고 15년 넘게 20만원에 머무르던 경로당 운영비를 구청과 부산시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새해부터 28만원으로 인상함으로써 경로당 회장들의 오랜 숙원을 해결했다.    

수영구지회에는 합창단 세 팀(노인대학 늘푸른합창단, 함박합창단, 스마일합창단)과  색소폰 동아리가 있어 매년 이들 중심으로 어르신노래축제를 진행해 왔으나, 김 지회장은 지난해 제8회부터 이를 개선해 경로당프로그램을 통해 배운 라인댄스나 노래솜씨 등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로 꾸몄다. 그러자 실버카에 의지하는 분들까지 참여하는 흥겨운 무대가 됐다고 한다.

김 지회장은 모든 어르신들에게 친절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장 중시한다. 지회를 방문하는 어르신들이 편하고 친근함을 느낄 수 있도록 잘 맞이하도록 직원들에게 ‘첫째도 친절, 둘째도 친절’이라고 강조해 모든 회원들이 지회를 편안한 마음으로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지난 30여간 해 왔던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기반으로, 힘 닫는 데까지 경로당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다짐하면서, “2020년, 경자년 새해에 모든 어르신들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충만하고 경로당에는 풍요와 번영이 함께하기를 기원드린다고”고 말했다.    


“노후경로당 환경 개선에 최선 다할 것”

윤봉숙 부산 연제구지회장

“새해에는 어르신들이 더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경로당을 만들기 위해 환경 개선에 앞장서고, ‘새마음운동’을 통해 앞서가는 어르신들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려고 합니다.”

윤봉숙 부산 연제구지회장은 지난해 6월 선거를 통해 새 지회장으로 선출돼, 2019년 여성 지회장 당선 릴레이의 스타트를 끊었다. 5년간 부산노인복지관장을 역임하는 등 노인복지전문가로 활동한 윤 지회장은 ‘내 집 같은 쉼터 경로당, 어르신들의 손발이 되겠다’는 슬로건으로 당선되었다. 

지회 예산의 완전공개, 지회의 독립된 노인회관 건립, 노인일자리 및 재능나눔 사업 확대, 경로당 활성화를 위한 예산 대폭 확충 등의 공약을 내세웠으며, 당선 후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윤 지회장은 특히 ‘내 집같이 편안하고 안락한 경로당’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 연제구에는 노후된 주택 경로당으로 인해 어르신들이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2020년에는 경로당 현대화 사업을 통해 편안한 경로당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로당 시설과 환경뿐만 아니라 내실을 탄탄히 다지는 프로그램들도 기획하고 있다. 존경받는 어르신, 소통하는 어르신이 되기 위한 프로젝트로 ‘새마음 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윤 지회장은 “젊은이들과의 소통 문제뿐만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서 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인문학 교육이나 놀이교실, 봉사활동 등을 통해 ‘새마음 운동’을 구체적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지회장은 2018년까지 경로당 회장만 참석했던 노인핵심지도자 역량강화 교육을 2019년에는 회장, 총무가 참석할 수 있도록 하여 더 역동적인 경로당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였다

새해에는 경로당과 지회를 연결시키는 ‘경로당 알리미’를 배치하기로 했다. 윤 지회장은 “경로당 프로그램들이 잘 운영되고 있는지, 경로당마다 요구사항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하여 대응할 수 있도록 연제구 내에 20여명 정도 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자년 쥐의 해를 맞아 쥐에게 배울 점은 민첩함이라는 윤 지회장. 덕담으로 “행동도 생각도 민첩하게 하고, 남보다 앞선 기지를 발휘할 수 있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세심, 편안한 소통으로 화합 이끌겠다”

김금자 대전 대덕구지회장

“대접받고자 하는 노인에서 사회를 책임지는 노인으로 변화함으로써 존경받는 노인상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관련 단체와 연계·협력하고 소통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김금자 대한노인회 대전 대덕구지회장은 “잘 소통하며 성실하게 일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선택을 받았다”며 “이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2020 경자년에 열심히 뛰겠다”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김 지회장은 대덕구지회 설립 이후 처음으로 선거를 통해 선출된 지회장이자 지회 최초의 여성지회장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때문에 이에 상응하는 책임감으로 지회를 잘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아직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세부적인 업무까지 완전히 파악하는 데는 다소 시일이 걸리겠지만, 사업의 우선순위에 대해서는 이미 구상을 끝냈다. 

가장 먼저 노인회 회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웰다잉, 갈등 해소, 치매 예방교육 등 삶의 질과 밀접한 회원 교육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뜻을 밝혔다.

김 지회장은 지난 12월 18일 지회에서 열린 제2기 웰다잉심리상담사 2급 양성과정 수료식에서 “100세시대를 맞이한 만큼 경로당 어르신들의 ‘품위 있는 죽음’ 준비교육을 통해 행복하고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혀 웰다잉교육 보급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100세시대를 맞아 고령층이 많아지면서 ‘아름다운 마무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견을 수렴한 결과다. 

김 지회장은 평소 현장을 중시하기 때문에 현장의 의견을 많이 들으려고 노력한다. 대덕구의회 의원에 재선돼 구의회 의장으로 활동하던 2014년, 전국 시군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로부터 현장중심 주민밀착형 의정활동을 선도한 공로로 의정봉사상을 수상한 이력이 이를 잘 말해준다. 

김 지회장의 새해 가장 중요한 목표는 ‘행복한 경로당 만들기’다.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여성회원들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를 반영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남성 어르신들이 경로당을 찾게 할 묘수를 찾아 회원 모두가 즐겁고 행복해 하는 경로당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여성지회장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세심하고 편안하게 소통하며 화합을 이끌겠습니다. 회원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새해 맞으시고 존경받고 사랑받는 어르신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새 노인회관 건립 청사진 곧 제시할 것”

김순자 경남 창원시 창원지회장

“지난해에는 약속한 대로 ‘창원시 노인회관’ 건립을 위해 뛰었고 새해에는 이에 대해 보다 선명한 청사진이 그려질 것 같아요.”

2019년 7월 열린 창원시지회 제13대 지회장 선거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현직 지회장을 누르고 새 수장으로 선출된 김순자 지회장. “100세시대라고 하지만 봉사할 수 있는 나이에는 한계가 있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힌 김 지회장은 1987년 한국자유총연맹 부녀회와 첫 인연을 맺은 후 30여 년간 각종 단체를 통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며 노인, 청소년, 통일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또 가야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석사)을 전공한 노인문제 전문가이기도 하다. 

노인회관 건립을 비롯해 경로당 청소 및 급식봉사자 배치, 경로당 회장 활동비 증액, 여성부회장 신설, 우수경로당 선정, 노인대학 자율성 보장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그는 9월 취임 이후 창원시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에 한 명이 됐다. 

특히 그는 노인회관 건립을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창원시 관계자와 수차례 면담을 통해 노인회관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그 결과 예산 지원에 관한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냈다.

김 지회장은 “국비, 도비, 시비 등 예산이 투입되는 큰 사업이어서 여러 관계자들을 만나왔고 창원시 노인의 복지를 위해서 노인회관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해 현재 건설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서 그의 고민이 끝나는 건 아니다. 취임 전 북면노인대학장을 지내기도 했던 그는 열악한 노인대학의 현실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시 내에는 현재 북면노인대학을 비롯, 3개의 노인대학이 있는데 대부분 시설이 노후화돼 있다. 

학생 대부분이 80~90대 고령이지만 엘리베이터조차 없는 상황인 것이다. 여기에 더해 경로당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그는 “지회장 취임 이후 지회에선 최초로 경로당프로그램경진대회를 개최했는데 호응이 좋았다”면서 “어르신들이 끼를 마음껏 표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지회장은 “백세시대 독자 여러분, 새해에도 건강하십시오”라는 덕담과 함께 “더 많은 선배 어르신들의 목소리를 경청해 창원시를 넘어 노인사회가 보다 밝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새해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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