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인천연합회 어울림색소폰자원봉사클럽 “행복한 봉사의 삶…연주 실력도 늘어”
대한노인회 인천연합회 어울림색소폰자원봉사클럽 “행복한 봉사의 삶…연주 실력도 늘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1.03 16:11
  • 호수 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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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인천연합회 어울림색소폰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한 요양원을 방문해 공연을 하고 있다.
대한노인회 인천연합회 어울림색소폰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한 요양원을 방문해 공연을 하고 있다.

경찰·소방공무원·교사 출신, 요양원·경로당서 연주

박용렬 인천연합회장 “값진 봉사 감사…새해에도 기대”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울어라, 열풍아~밤이 새~도오록~”

구슬픈 색소폰 연주가 끝나자 어르신들이 박수로 환호했다. 2019년 12월 18일, 인천광역시 구월동 힐스테이트아파트경로당 어르신들이 어울림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의 연주에 환호하는 모습이다. 이 클럽은 대한노인회 인천연합회 소속의 자원봉사클럽으로 2019년 봄부터 매월 네 번째 수요일에 이 경로당을 방문해 공연을 해오고 있다. 

이 클럽의 박신혁 대표코치(70·구월동)는 “주간요양센터, 요양원, 경로당 등을 방문해 봉사연주를 해오고 있다”며 “손뼉도 치기 힘들 정도로 기력이 쇠한 어르신이 저희 연주를 듣고는 환한 얼굴로 힘겹게 손뼉을 치는 모습을 보는 순간 행복감과 함께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어울림자원봉사클럽은 65~75세의 소방공무원, 경찰, 교사 출신 15명이 색소폰, 기타, 드럼, 키보드 등을 연주한다. 처음엔 인천 지역 음악동호회로 출발했으나 2017년, 대한노인회에 소속되면서 일주일에 2~4회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레퍼토리는 ‘울어라 열풍아’, ‘여자의 일생’, ‘울고 넘는 박달재’ 등 흘러간 옛 노래들이다. 

임승문 인천연합회 자원봉사센터장은 “인천연합회는 총 98개 클럽 1430명의 회원들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데 어울림색소폰자원봉사클럽은 봉사에 임하는 자세나 열정이 높은 편에 속한다”며 “3월~10월에 지급하는 클럽 활동비(20만원)일부에서 어르신들 간식거리를 마련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이 클럽은 평소 사설음악학원에 모여 연습을 한다. 회원 대부분이 10년 이상 악기를 다뤄 프로 수준의 실력을 자랑한다. 박 코치는 색소폰뿐만 아니라 기타 등 여러 악기에 능하다. 색소폰도 취미 삼아 20년 전부터 불었다고 한다. 

어울림색소폰자원봉사클럽은 무대에서 단순히 악기 연주만이 아니라 노래, 춤, 마술 등도 중간에 끼워 넣어 공연의 흥을 돋운다.

클럽 회원 손형준씨는 소방공무원 출신으로 어르신 봉사를 위해 마술을 배웠다고 한다. 손씨는 “악기만 한 시간 이상 연주하면 어르신들이 지루해할 것 같아 재밌는 프로그램을 궁리한 끝에 마술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물론 색소폰도 연주한다. 노래는 사설음악학원에 나오는 한 50대 여성이 맡았다. 회원들은 봉사라는 뚜렷한 목표가 생기면서 삶이 행복해졌고 악기 실력도 늘었다며 웃었다.

이 클럽의 또 다른 코치인 유충열(74·만수동)씨는 색소폰 10년 경력자로서 누구보다도 봉사 열정이 뜨겁다. ‘한국유리’ 출신의 유씨 역시 퇴직 후 취미 삼아 색소폰을 배웠다. 유씨는 “한때 시간 때우기 용도로 악기를 분 적도 있지만 봉사를 시작한 이후로는 연습도 열심히 하게 되고 덩달아 연주 실력도 느는 것 같다”며 “특히 평소 의기소침하고 외로움을 많이 느끼던 어르신들이 우리를 보고 밝은 얼굴로 반갑게 맞이하는 모습을 보면 악기를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클럽 회원들은 자기 시간과 돈을 써가며 봉사에 나서고 있다. 악기 운반부터 연주 당일 식사비용까지 스스로 해결하고 있는 것. 박신혁 대표코치는 “우리가 요양원을 나올 때 그곳 어르신들로부터 ‘다음 달에도 꼭 와 달라’는 말을 들으면 더 많은 시간과 돈이 들더라도 기꺼이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드리고 싶다는 각오를 하게 된다”며 웃었다.

박용렬 인천연합회장은 “은퇴 후에도 쉬지 않고 소외된 채 어렵게 지내는 노인들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클럽 회원들에게 감사드리며 새해에도 쉼 없는 봉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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