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처없는 노인위한 공공임대주택 '케어안심주택' 입주, 고령자 살기 편한 집, 살던 동네서 돌봄 받아
거처없는 노인위한 공공임대주택 '케어안심주택' 입주, 고령자 살기 편한 집, 살던 동네서 돌봄 받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1.10 15:50
  • 호수 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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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에 핵심 역할을 할 케어안심주택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월 29일 진행된 진천군 케어안심주택 1호 입주식 모습.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에 핵심 역할을 할 케어안심주택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월 29일 진행된 진천군 케어안심주택 1호 입주식 모습.

충북 진천군 등 16개 지역통합돌봄 선도지역 케어안심주택 조성

노후주택 등 리모델링해 제공… 장애인‧여성‧남성 특성 맞게 설계도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충북 진천에 거주하는 A어르신은 혼자 사는데다 열악한 주거환경까지 겹쳐 힘겨운 생활을 해오다 결국 지난해 10월 폐렴과 영양실조로 병원에 입원했다. 다행히 치료가 끝나 건강을 회복한 상황이었지만 기존 집으로 돌아가면 병이 재발할 가능성이 커 한동안 병원에 더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 A어르신에게 새 보금자리가 생겼다. 진천군에서 제공하는 케어안심주택에 첫 번째로 입주하게 된 것이다. A어르신은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집과 지속적으로 돌봐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줘 고마움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에서 추진 중인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 케어)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케어안심주택’ 운영 모델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커뮤니티 케어 선도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지자체들이 케어안심주택을 하나둘 개소하고 나선 것이다.  

정부는 지난 2018년 11월 커뮤니티 케어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커뮤니티 케어’란 살던 집이나 지역에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가도록 주거·보건의료·요양·돌봄·독립생활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지역주도형 사회서비스 정책을 말한다. 이때 집은 있지만 내부가 고령자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 집수리 서비스를 지원해 살던 집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하도록 돕고, 거처가 없는 노인에게는 공공임대주택인 ‘케어안심주택’을 지원한다.

정부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모델을 찾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2년 간 선도사업을 실시해 노인, 장애인, 정신질환자, 노숙인 등 대상자별로 지역 여건에 맞는 다양한 커뮤니티 케어 모델 찾기에 나섰다. 광주 서구, 경기 부천시, 충남 천안시, 대구 남구, 경기 화성시 등을 1차로 선정한데 이어 부산 북구, 부산 진구, 경기 안산시, 경기 남양주시, 충북 진천군, 충남 청양군, 전남 순천시, 제주 서귀포시 등 16개 지자체를 선정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선정된 지자체들은 준비기간을 거쳐 속속 독자 모델을 공개하고 있다. 먼저 진천군은 군유재산을 리모델링해 노인가구, 병원 퇴원 어르신에게 주거·의료·돌봄·기초생활 지원 등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케어안심주택 내부는 문턱을 없애는 등 고령친화형으로 바꾸고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돌봄시스템을 설치하며 도시락과 가사지원도 함께 병행한다. 또 지역사회 병‧의원, 기관 및 봉사단체가 돌봄 네트워크를 구축해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북 전주시와 전남 순천시 등은 영구임대아파트를 활용해 케어안심주택 조성에 나섰다. 전주시는 LH전북지역본부와 손을 잡고 평화동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내 공실 및 종합사회복지관을 활용, 요양병원 퇴원노인 등을 위한 케어안심주택을 마련했다. 대상 노인의 건강 및 신체기능 상태 등을 고려해 문턱 제거 및 안전바 및 높낮이 조절 세면대 설치 등 맞춤형 집수리를 제공하고, 평화종합사회복지관을 중심으로 서비스 제공기관이 협업하여 케어안심주택 거주 어르신을 대상으로 방문 건강관리, 복약 지도, 한방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돌봄 서비스 및 1:1 사례관리 등 특화 서비스도 제공한다.

순천시도 요양병원 퇴원 어르신, 장기요양 등급 외 어르신, 만성 복합질환이 있는 어르신 등 정책모델 대상자 380명을 발굴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초 남정동에 ‘1호 케어안심주택’을 개소하고 입주 어르신들을 위한 공유 주방과 통합 돌봄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각종 돌봄 서비스를 편하게 누릴 수 있는 케어안심주택은 어르신들의 독립적이고 활동적인 일상생활 유지에 중요한 요소”라며 “다양한 형태의 주거 모델 마련에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H도 최근 서울 시내에 노후 방치된 기존 주택 4개 동을 철거 후 신축하여 ‘고령자전용 커뮤니티 케어안심주택’(가칭)을 건설하기로 하고 지난해 7월 건축허가를 완료했다. 이번에 건축되는 새로운 주택모델은 고령자와 함께 거동이 불편한 이들도 거주할 수 있도록 설계됐는데 1층은 장애인, 2층은 여성 어르신, 3층은 남성 어르신, 4층은 고령자 부부형으로 나눠 세대특성에 맞도록 공간을 구성하고 층마다 특화된 디자인을 적용할 예정이다.

LH 관계자는 “층별로 공동생활공간과 사회적 접촉공간을 만들어 어르신들이 공동체를 형성해 지속적인 커뮤니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커뮤니티 센터와 노인여가시설, 근린생활시설 등을 통해 어르신들이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와 상생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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