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어머니회 교통안전 활동, 2022년까지 노인일자리로 대체
녹색어머니회 교통안전 활동, 2022년까지 노인일자리로 대체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1.17 13:16
  • 호수 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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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등하굣길 안전, 어르신들이 책임진다
최근 초등학생들의 교통안전 등을 지원하는 노인일자리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대구 중구의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교통안전 계도활동을 하는 모습.
최근 초등학생들의 교통안전 등을 지원하는 노인일자리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대구 중구의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교통안전 계도활동을 하는 모습.

급식도우미‧실버보안관 등 학교 일자리 속속 등장

어르신‧초등생 접촉 늘며 1‧3세대 간 소통 효과도

[백세시대=배성호기자] “녹색어머니회 봉사활동을 없애거나 워킹맘(일하는 어머니)은 참여하지 않게 해주세요.”

국민신문고에는 이와 같은 녹색어머니회 활동과 관련된 수많은 민원이 접수돼 있다. 빠르면 이러한 고민들은 2022년부터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노인일자리로 녹색어머니회가 맡았던 등‧하교 교통안전 봉사활동을 완전히 대체한다고 밝힌 것이다.

녹색어머니회가 도맡던 교통안전 계도활동을 비롯, 급식도우미 등 초등학생들을 지원하는 분야에 노인일자리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 관련 노인일자리는 1‧3세대 간 자연스런 소통을 유도하면서 조부모와 살지 않는 초등학생들의 인성교육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는 최근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안전 강화 대책을 공개하면서 녹색어머니회가 맡아오던 교통안전 계도활동을 점진적으로 노인일자리로 대체해 나간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에게는 녹색어머니회 활동은 골칫거리였다. 바쁜 업무와 겹치면 회사 눈치를 봐야 했고 이로 인해 이를 대신해주는 1만~3만원짜리 알바도 등장한 상황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현재 30~40대 맞벌이 가구 비율이 전체의 절반(30대 49.9%, 40대 54.2%)에 가까워 초등학생을 둔 가구 두 집 당 한 곳은 녹색어머니회 활동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노인일자리로 녹색어머니회 활동을 대체해 왔다. 서대문구의 경우 2017년부터 관내 17개 초등학교 모든 등굣길에 200명이 넘는 노인들을 배치해 녹색어머니회 활동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정부는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여 오는 2022년까지 노인일자리를 활용한 교통안전 계도활동을 전체 초등학교 6000여 곳, 3만6000여명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학교당 6명의 어르신을 배치해 등하굣길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초등학교에 노인일자리를 배치하면 1‧3세대 간 소통과 친밀감 조성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학교급식도우미 사업이다. 충북 영동군의 경우 대한노인회 영동군지회(지회장 민병수)에 위탁해 지난해부터 영동읍 부용초등학교 등 9개교에 36명을 배치해 급식 배식보조 활동과 급식소 내외 환경정리 등을 하고 있다.

인력이 부족한 군 단위 초등학교의 급식 인력난 해소, 지역 노인에게 사회활동 참여기회 제공, 핵가족 가정에서 자란 아동에게 조부모의 사랑을 느끼게 하는 1석 3조의 효과를 거두면서 학부모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한노인회 영동군지회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가진 특유의 푸근함과 따뜻함으로 아이들 정서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남 당진시도 2015년 관내 13개 초등학교에 40명의 급식도우미 어르신 파견을 시작으로 지난해 21개 초등학교에 60명의 급식도우미 어르신을 파견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맞벌이 부부들이 놓치기 힘든 식사예절도 함께 가르치면서 학부모들의 큰 지지를 얻고 있다.

급식도우미로 활동 중인 신현순(73) 어르신은 “친손주들이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해 정성스럽게 만들고 급식소 주변도 청결하게 관리한다”면서 “아이들이 감사하다고 말할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초등학생들과 함께 등하굣길을 동행하며 안전을 챙겨 ‘실버보안관’으로도 불리는 ‘시니어 등하굣길 안전지킴이’ 사업 역시 여러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다. 경기 구리시의 경우 노인자원봉사단체인 구리시실버경찰봉사대 소속 250명과 어르신 일자리사업단 실버보안관 80명, 우리학교지킴이 88명의 노인들을 올 1월부터 등굣길에 배치할 계획이다.

하굣길에도 노인일자리사업으로 ‘하교안전지킴이사업단’을 신설해 100명의 노인들을 선발, 16개 초등학교에 배치할 예정이다. 특히 신규 사업인 하교안전지킴이 사업은 스쿨존 내 교통안전 귀가지도와 차량경적 및 과속차량 계도, 학교주변 우범지역 순찰활동을 비롯해 학교나 학부모 등 수혜당사자 요청이 있을 경우 집이나 학원, 지역아동센터 동반이동 서비스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인천시 등이 올해 방과후 교실에 참여하는 아동들에게 전문적인 학습지도로 학습능력 향상과 안정적인 학교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시니어 초등학교 아동 돌봄사업’ 등을 실시하면서 관련 노인일자리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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