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기이한 악수
[시] 기이한 악수
  • 이복수 전 청도문화원장
  • 승인 2020.01.17 13:47
  • 호수 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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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악수

경자년에 처음으로 

아내에게 악수를 청했다.

말인즉, 금년부터는 성내지 않을게 그리고 다투지도 말자.

 

좀 쑥스럽고 기분이 이상했다.

51년을 살았지만 처음해보는 기라.

아내의 답은 “나는 성내도 당신은 참아야한다, 왜냐하면 

당신은 그동안 많은 성질을 냈으니…”, 한다.

그러네, 모두들 어떠세요.

 

가사에 지쳐 꿀잠을 자는 아내의 이마를 만져보고

행여 어제 저녁에 과한 말이 아직 남아 있는지 하고,

속으로 삭이는데 당신은 모를 거야.

 

동트기 전 나는 또 아침 산행을 갈 것이고

산새소리며 낙엽 밟은 맛이 나를 정케 할 것이고

덕사의 목탁소리는 이서고국(伊西古國)의 중생을 살피는구나.

 

수족이 늙으면 마음도 뒷짐 지는 게 정한 일

강가 조약돌이 왜 둥글까 

맞네. 아내 말이, 가기 전 해결 할 일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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