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조심해야 말들과 기분 좋게 해야 할 말
명절에 조심해야 말들과 기분 좋게 해야 할 말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0.01.17 14:05
  • 호수 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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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엔 ‘대체 언제 결혼할거니’란 말 삼가주세요”
멀리 떨어져 지내던 가족이 함께 모이는 명절은 즐거운 시간이기도 하지만, 상대의 기분을 언짢게 만드는 이야기는 오랜만에 맞는 즐거운 분위기를 망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조심하는 것이 좋다.
멀리 떨어져 지내던 가족이 함께 모이는 명절은 즐거운 시간이기도 하지만, 상대의 기분을 언짢게 만드는 이야기는 오랜만에 맞는 즐거운 분위기를 망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조심하는 것이 좋다.

사생활 간섭하는 말들은 이제 그만… 고부간의 대화는 특별히 조심

기분 상하지 않게 서로 배려의 말을…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큰 위로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올해 30대 후반을 바라보고 있는 김이슬 씨는 매번 다가오는 명절이 두렵기만 하다. 지난해까지는 이런저런 이유로 고향집 방문을 피했지만, 이번 설에는 할머니 칠순 잔치가 있어 무조건 동행해야 될 듯하다. 김 씨는 온 가족이 다 모이는 자리에서, 무슨 말을 들을 지 생각하면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가족과 친지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여서 우애와 화목을 다지는 민족 고유의 명절 설날이 다가왔다. 그런데 명절 등 가족들이 많이 모일 때 대화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많다. 바로 서로 간의 부적절한 대화 때문이다. 

‘탈무드’에 따르면, 입이 하나인데 귀가 두 개인 것은 말하는 것보다 듣는 일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비단 유대인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전 세계의 선현들 또한 이구동성으로 말을 잘하기보다 잘 들으라고 강조했다. 아마도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올바른 대화법이 필요하다. 이에 가족들이 모였을 때, ‘가능하면 하지 말아야 할 말’과 ‘기분 좋게 건넬 수 있는 말’을 소개한다.

#1. 가족들이 모였을 때 삼가야 할 말

◆사생활 지나치게 간섭하는 말

우리나라 사람들은 직설적인 방식이나 민감한 화제로 대화를 시작해 가족 간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부모 자식 사이나 형제, 자매 사이에서 서로를 독립적인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뜻만 강요하면서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이니까 잘 들어’, ‘부모 말 들어서 손해 볼 것 없다’라고 말한다. 이는 결국 서로 간의 감정이 상할 수밖에 없는 원인이 된다. 

이에 말을 하기 전에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러한 말을 하였을 때 상대방의 기분이 어떤지 고민을 한 후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말

부모가 자식을 오랜만에 만나서 ‘너는 도대체 언제 결혼할 거니?’, ‘아이는 언제 낳을 거냐?’, ‘옆집 아들은 좋은 회사에 다녀서 연봉이 얼마인데, 너는 취직을 언제 할 것이니?’라고 묻는다면, 부모는 자식을 걱정하고 있다는 입장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지만 명절 때마다 이러한 말을 듣는 자식은 괴롭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자식이 부모로부터 이런 말을 듣는다면 기분이 상하더라도 화를 내거나 반발할 것이 아니라, ‘부모님께서 많이 서운하셨나보네요. 다음에는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저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 방법이겠지만 부모 또한 직설적인 말을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고부간의 대화는 항상 조심히

설이나 추석과 같은 명절 후에 이혼율이 높아지는 현상은 명절 간 발생한 고부간의 갈등과 깊은 관련이 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왜 다른 집 며느리는 전날 와서 일을 돕는데, 너는 왜 일찍 와서 돕지 않느냐?’라고 하거나, 며느리들 간 서로 비교하는 말을 하면 갈등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또 며느리가 하는 일이 서툴러 시어머니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비난하거나 친정부모의 탓으로 돌리면 며느리는 서운함만 쌓일 수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참는 것은 오히려 서로 간의 불만이나 화를 키울 뿐이다. 따라서 화를 속으로 삭이는 것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을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차분히 설명하는 것이 좋다. 

시어머니도 과거에 며느리로서 힘들었던 점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고 며느리에게 공감을 표현한다거나, 며느리의 친정식구 안부를 먼저 챙기는 것도 고부간의 갈등을 줄이고 거리를 좁혀나갈 수 있는 방법이다.

#2. 기분 좋게 건넬 수 있는 말

소통의 포인트는 의외로 간단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필요한 말, 그를 격려해주는 말, 그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야 한다.

◆무조건 칭찬하기

‘너는 어릴 때 특히 이런 것을 잘했지’, ‘그때 당신과 함께했던 이 일이 정말 좋았다’ 등 함께한 세월이 긴 가족 간에는 서로에 대한 좋았던 추억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단, 가족의 과거 또는 현재에 대한 칭찬에만 집중하고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려 하지 말아야 한다.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면 하나의 잣대로 누군가를 비교하고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격려의 말하기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이라면 상대방이 처한 상황을 잘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사생활과 관련된 질문은 친척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이야기 주제로 꼽힌다. 사생활을 캐묻는 결례 대신 ‘넌 무엇을 해도 잘해낼 거야’, ‘우린 널 항상 응원해’와 같은 격려의 말로 묵묵히 응원해야 한다.

◆고마움 표현하기

명절 연휴, 피곤함으로 예민한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나의 피곤함을 표현하는 일보다 상대방에게 고마움을 내어 보이는 일이 먼저이다. ‘고생했다’, ‘고맙다’라는 아주 평범한 말 한마디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말 한마디가 사람을 죽일 수도, 천 냥 빚을 갚을 수도 있음을 잊지 말자.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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