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노년 근로자 밤 근무 최소화해야”…수면의 질 나빠져 노인성 질환 부를 위험 높아
“장·노년 근로자 밤 근무 최소화해야”…수면의 질 나빠져 노인성 질환 부를 위험 높아
  • 조종도 기자
  • 승인 2020.01.17 14:17
  • 호수 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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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이상 장·노년의 경우 밤 근무를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고, 불가피할 경우엔 미리 수면을 취하도록 하며 중간에 쉴 수 있는 휴게시설이 필요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60대 이상 장·노년의 경우 밤 근무를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고, 불가피할 경우엔 미리 수면을 취하도록 하며 중간에 쉴 수 있는 휴게시설이 필요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기연 교수, ‘보건사회연구’ 최신호서 보고

밤 근무자가 틈틈이 쉴 수 있는 공간 마련을

[백세시대=조종도기자] 60세 이상 장년 및 노년 근로자는 밤 근무를 할 경우 60세 미만 근로자에 비해 수면시간이 더 줄고 수면의 질이 나빠져 노인성 질환을 부를 위험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감안해 정부 차원에서 장·노년 근로자는 밤 근무를 최소화하고, 아침근무나 주간 근무 위주로 편성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 보고가 나왔다.

김기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팀은 ‘보건사회연구’ 최신호(39권 4호)에서 ‘한국 장년 및 노인 근로자의 시간 유형별 근무형태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연구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제5차 근로환경조사(2017년) 자료를 활용해, 60세 이상 장년 및 노인 근로자 818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시간 유형별 근무에서 ‘밤 근무’는 오후 10시~새벽 5시 사이에 최소 2시간 일하는 것을 가리키며, ‘저녁 근무’는 오후 6시~10시 사이에 최소 2시간 일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에 따르면, 저녁 근무 또는 밤 근무를 하는 근로자일수록 정신건강과 수면의 질이 떨어질 위험이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밤 근무자는 퇴근 후 낮에 수면을 취해야 하는데, 낮 수면은 야간에 취하는 수면보다 시간이 짧고 숙면도 안돼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회복이 부족해진다.

이러한 질 낮은 수면은 아침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과 저녁에 활기가 넘치는 ‘저녁형’ 가운데 ‘아침형’ 근로자에 더 심하게 나타난다. 즉 아침형 근로자가 밤 근무를 한 경우, 낮 시간엔 신체의 각성으로 적절한 수면을 취하기 더욱 어렵다.

그런데 장·노년층은 노화로 인해 ‘아침형’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노화를 겪으며 멜라토닌 분비와 생활리듬의 변화로 저녁에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형태로 바뀌는 것이다.

게다가 장·노년층의 경우 신체적 조건과 업무관련 능력 저하로 젊은이와의 일자리 경쟁에서 밀려 야간 알바 등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다. 어쩔 수 없이 밤 근무를 해야 되는 것이다.

장·노년 근로자의 질 낮은 수면은 노인성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질 낮은 수면은 대표적으로 심혈관질환 가능성을 높이고 호르몬 분비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비만이나 당뇨의 위험을 높인다. 수면의 문제와 함께 우울감과 불안감을 일으키는 낮은 정신건강은 장기적으로 인지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우울감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할 경우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김기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노인일자리 창출과 경제권 보장이 필요한 현실에서 장·노년 근로자가 교대근무를 피할 수 없다면 일주기 리듬(하루 생활리듬)이 지연되는 밤 근무보다 아침에 교대가 이루어지는 아침 근무를 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밤 근무를 시작하기 전에 예방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하고 밤 근무 동안 틈틈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종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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