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공포 확산…국내 네 번째 확진자 발생
‘우한 폐렴’ 공포 확산…국내 네 번째 확진자 발생
  • 조종도
  • 승인 2020.01.2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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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시에서 시작…현재 확진자 3000명 육박, 80명 사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고열·근육통 등 증상 나타나

중앙사고수습본부 가동…감염병 위기경보 '주의→경계' 격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 사망자가 중국에서 급증하고 국내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에서 탑승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 사망자가 중국에서 급증하고 국내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에서 탑승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백세시대=조종도 기자]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 사망자가 1월 27일 현재 80명에 이르고, 한국을 비롯해 태국·미국 등에서 확진 판정자가 늘면서 ‘우한폐렴 공포’가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날 4번째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와 보건당국은 초긴장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보건복지부장관)를 설치하고,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박능후 장관 주재로 제1차 회의를 개최,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방문했다가 지난 1월 20일 귀국한 55세 한국인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21일 감기 증세로 국내 의료기관을 방문했고, 25일 고열(38도)과 근육통이 발생해 의료기관을 재방문한 뒤 보건소에 신고돼 능동감시를 받았다.

26일 근육통이 악화해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폐렴 진단을 받고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됐다. 같은 날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분당 서울대병원)으로 격리돼 검사를 받았고, 다음날인 27일 검사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환자의 이동 동선 등을 따라 심층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26일 확진 판정을 받은 세 번째 환자(54세 남성, 한국인)와 접촉한 사람을 총 74명으로 파악했다. 이 가운데 1명(호텔 종사자)이 증상을 보여 격리하고 검사를 시행했으나 음성으로 확인됐다.

세 번째 환자는 증상이 나타난 이후 국내 의료기관을 방문했고, 호텔에 체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가 장시간 체류한 시설인 의료기관과 호텔은 현재 환경소독을 마쳤다. 이 환자가 방문한 식당 등은 설 연휴기간으로 휴업한 곳이 많아 순차적으로 방역 조치를 하고 있다.

◇중국 ‘우한 폐렴’ 확진자 3000명 육박=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7일 0시 현재 중국 30개 성과 홍콩·마카오·대만에서 2744명의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왔고 사망자는 8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하루 전보다 확진자는 796명, 사망자는 24명 늘어난 것으로, 사망자가 처음으로 한꺼번에 20명 이상 늘었다.

특히 베이징에서는 9개월 영아가 우한 폐렴에 걸리고, 새로 감염된 환자 5명 중 4명이 30~40대로 확인됐다. 중국 내 의심 환자는 5794명이고, 중증환자는 461명으로 크게 늘었다.

현재까지 확진 환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 수는 3만2799명으로, 그중 3만453명이 의료 관찰을 받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우한 폐렴의 확산세가 커지자 춘절(중국의 설) 연휴를 1월 30일에서 2월 2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와 애리조나에서 추가 확진자 2명이 발생하는 등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해외의 우한 폐렴 확진자는 한국 4명을 비롯해 ▶태국 8명 ▶미국 5명 ▶일본·싱가포르·호주·말레이시아 각각 4명 등이다.

◇‘우한 폐렴’의 원인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세계를 공포로 몰아넣는 ‘우한 폐렴’ 원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 우한의 집단폐렴 원인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확인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전자 현미경으로 볼 경우, 태양 코로나처럼 빛이 바깥으로 퍼진 모양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2003년 유행했던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중후군)와 2012년의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중후군)가 코로나바이러스의 대표적인 변종으로 현재까지 총 7종의 변종이 발견됐다.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증상이 낫지만 변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 메르스 등과 같이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기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2019년 말 처음 인체 감염이 확인된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유형이라는 의미로 ‘2019-nCoV’로 명명됐다. WHO는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지사를 통해 중국 허베이성 우한시에서 알려지지 않은 병인의 폐렴 발생 사례를 보고한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유전체계 분석 결과 다른 인체 감염 코로나바이러스보다 사스와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질병관리본부가 중국이 푸단대를 통해 공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박쥐 유래 사스 유사 코로나바이러스’와 상동성(유사한 정도)이 89.1%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한 폐렴이 그 진원지인 화난(華南)수산시장에서 판매한 야생동물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우한 폐렴의 진원지로 알려진 이 수산시장은 겉으로는 수산물을 팔지만, 시장 내 깊숙한 곳에서는 뱀·토끼·꿩 등 각종 야생동물을 도살해 판매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월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박능후 복지부 장관(왼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현장점검 및 예방활동에 나서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지난 1월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박능후 복지부 장관(왼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현장점검 및 예방활동에 나서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손씻기 자주 하고 병원 방문 시 마스크 착용=중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우한 폐렴’의 전염 능력은 점점 강해지고 있으며 확진자가 계속 발생할 수 있다. 잠복기는 최소 하루부터 최대 2주인데, 사스와 달리 잠복기에도 전염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바이러스 전염을 예방하기 위해 손 씻기를 자주하고 기침할 때에는 손이 아닌 옷소매로 가리는 등 기침 예절을 준수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 병원을 방문할 때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해외 여행력을 의료진에게 알려달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많은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와 입을 가리는 마스크를 제대로, 지속적으로 사용한다면 감염을 막는 데에 효과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마스크의 효과를 입증하는 과학적 증거가 충분히 확립된 것은 아니다. 미국감염병학회(ISDA)의 공공보건위원회 위원장인 줄리 바이샴파얀은 “의료용 마스크는 최후의 방어수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용 마스크는 사람 얼굴에 딱 들어맞거나 제대로 봉인되지 않는 까닭에 입 주변에 틈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들이마시는 공기를 전부 걸러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우한 폐렴’ 백신 개발 가능할까=현재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은 백신이나 특이한 치료법이 없다. 그래서 환자 증상에 대한 대증적인 치료를 하게 된다. 임상의사가 판단해서 항바이러스제나 2차 감염 예방을 위한 항생제 치료를 하는 대증요법을 시행한다.

중국질병통제센터 백신연구소 측은 ‘우한 폐렴’ 백신 연구에 돌입했으며 현재 바이러스 분리에 성공해 후속 작업을 하고 있다. 또한 치료에 효과가 있는 약물 추출 작업에도 나선 상태다.

중국과학원 상하이 약물연구소는 ‘우한 폐렴’에 효능이 있을 수 있는 30여종의 약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약물은 에이즈바이러스(HIV) 퇴치에 효능이 있는 기존 약물 12종과 감제풀 등 중국 약재들로 임상 시험을 통해 효능 검증에 나설 방침이다.

베이징 보건 당국은 ‘우한 폐렴’ 환자들에게 에이즈 치료에 쓰이는 항레트로바이러스제인 로피나비르와 리토나비르를 투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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