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좀비영화로 배우는 ‘우한 폐렴’의 극복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좀비영화로 배우는 ‘우한 폐렴’의 극복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1.31 14:23
  • 호수 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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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속도로 비행을 하는 슈퍼맨 등이 등장하는 ‘영웅물’과 함께 21세기에 가장 사랑받은 영화 장르는 좀비물이다. 좀비란 살아 움직이는 시체로 아이티의 부두교 전설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좀비물을 대중적으로 알린 영화감독은 2017년 작고한 조지 로메로 감독으로 그는 1968년 발표한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을 시작으로 좀비가 등장하는 작품을 대거 선보이며 좀비물의 원형을 만들었다. 조지 로메로 감독이 처음 좀비영화를 내놓았을 때는 대중적으로 큰 흥행을 얻지 못했지만 이후 그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후배 감독들이 그의 영화 문법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각색 변주하면서 인기 있는 장르로 정착했다.

좀비물에서는 좀비에게 물려야만 좀비가 된다. 좀비는 말 그대로 살아 있는 ‘시체’여서 총이나 칼로 아무리 공격을 해도 죽지 않는다. 유일한 방법은 몸을 조종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머리를 ‘작살내는’ 것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선량한 시민들은 좀비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해 좀비가 되고, 바이러스는 잠복기가 있는 것과 달리 거의 즉각적으로 좀비로 변신하면서 전파력도 빠르다.

방심하고 있는 사이 갑자기 튀어나와 보는 내내 가슴을 졸이게 하는 반면 주인공들이 총과 칼을 비롯한 기상천외한 도구로 좀비를 작살낼 때는 통쾌함을 준다. 초창기에는 일부 관객만 보는 그들만의 영화로 여겨졌지만 이와 같은 매력이 점차 알려지면서 ‘부산행’, ‘월드워Z’ 같은 대박작도 나오고 있다. 

좀비물 속 주인공들은 처음에는 공포에 벌벌 떤다. 살기 위해서 죽기 살기로 도망치는데 몰두한다. 그러다 막다른 벽에 다다라서야 좀비의 행동을 분석하고 맞설 방법을 찾고 전세를 뒤집는다. 공포를 벗어던지고 용기를 장착하니 살길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즉, 좀비는 사람들의 공포가 키운 것이나 마찬가지다.

현재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짜뉴스를 전파하며 공포를 부추기는 사람들로 인해 혼란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공포를 벗어던지고 제대로 바이러스에 대비해야 한다. 

좀비물의 하이라이트는 대부분 대규모로 달려드는 좀비와의 대결을 다루고 당연히 주인공이 극적으로 이기며 마무리된다. 보건당국에서 알려준 대로 개인위생을 철저히 관리하면 사스, 신종 플루, 메르스 때 그랬던 것처럼 무사히 지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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