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2차대전의 광기
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2차대전의 광기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1.31 15:00
  • 호수 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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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조래빗’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엄마 로지와 단둘이 살던 10살 소년 조조는 독일 소년단에 입단하지만, 토끼를 죽이지 못해 ‘겁쟁이 토끼’라고 놀림을 받는다. 상상 속의 친구 아돌프 히틀러만이 그를 유일하게 위로해준다. 

어느 날, 조조는 자기 집에 몰래 숨어 살던 유대인 소녀 엘사를 발견한다. 나치즘에 빠진 조조이지만, 소녀를 신고하면 그를 숨겨준 엄마 역시 큰 곤경에 처하기에 어쩔 수 없이 소녀와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다.

2월 5일 개봉하는 ‘조조 래빗’은 순수한 소년의 눈으로 광기의 시대를 묘사한다. 제2차 세계대전은 ‘잔혹’ ‘끔찍’ 등 어떤 부정적인 단어를 갖다 붙여도 이상하지 않은 시대를 담았지만 영화는 음울하지 않다. 비극의 역사를 다뤄왔던 여느 작품들과는 달리 유쾌하고 사랑스럽다.

작품의 관람 포인트는 위트 넘치는 대사를 통한 풍자, 아이들만이 지닌 순수함이 전하는 엉뚱함이다. 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색감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의 향연은 보는 재미를 더했다. 한 마디로 감각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다. 메가폰을 잡은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이 상상 속 친구 ‘히틀러’ 역을 직접 연기한다.

2월 9일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작품상, 여우조연상, 각색상, 편집상, 미술상, 의상상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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