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좋은 지식 21] 백신
[알아두면 좋은 지식 21] 백신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2.07 14:43
  • 호수 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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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하게 만든 병원체’로 면역작용 유도하는 의약품

최근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가 유행하는 가운데 호주, 홍콩 등서 백신 개발과 관련된 희소식을 알려 주목받고 있다. 백신이란 인간을 비롯한 동물에 특정 질병 혹은 병원체에 대한 면역작용을 유도하기 위해 투여하는 의약품이다. 감염이 발생하기 전 인체 내에 인위적으로 병원성을 제거하거나(불활화) 혹은 약하게 만든(약독화) 병원체를 인체에 주입해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키는 방식이다. 인체가 나중에 해당 병원체에 감염되더라도 병원체에 의한 피해를 예방하거나 그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 

우리 몸의 면역 반응은 크게 선천성 면역과 후천성 면역으로 구분된다. 그 중 후천성 면역은 여러 특징을 갖는데, 그중 하나가 면역 기억이다. 후천성 면역의 기억은 이전에 인체에 침범했던 병원체의 정보를 기억해, 미래에 같은 병원체에 감염되면 이에 대해 더 빠르고 강한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기억 작용은 기억 T림프구와 기억 B림프구에 의해서 일어나며, 백신은 이런 기억 작용을 이용해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백신 접종을 통해 병원성은 없지만, 특정 병원체에 대한 항원을 인체에 주입하면 우리 몸에서는 가벼운 증상, 혹은 질병에 대한 증상 없이도 병원체에 대한 기억 림프구들을 생성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기억 림프구는 백신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홍역 백신 같은 경우에는 평생 동안 그 기억을 유지할 수 있다.

백신은 1796년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가 당시 사망률이 40%에 달했던 천연두를 치료하기 위해 처음 개발했다. 당시 제너는 우두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소문을 듣고 1796년 소젖을 짜는 여인의 손바닥에 생긴 종기로부터 고름을 채취, 8살 소년의 팔에 넣었다. 그 소년은 팔에 상처가 몇 개 생겼을 뿐 곧 회복됐고, 6주 후 진짜 천연두 고름을 주사했을 때도 천연두에 걸리지 않았다. 

이후 프랑스의 미생물학자 파스퇴르가 백신의 의미를 모든 예방을 위한 물질 접종에까지 확장시켰다. 파스퇴르는 1881년 탄저병이 유행할 때 공개적으로 백신의 효과를 입증했다. 당시 백신을 주입한 양과 소의 무리는 탄저병에 걸리지 않았지만 백신을 맞지 않은 동물들은 거의 모두 죽어버렸던 것이다. 또 파스퇴르는 1885년 광견병 백신을 개발하기도 했다.

1909년에는 현대 백신의 대명사격인 결핵예방백신(BCG)까지 개발됐다. 이후 1949년 세포배양법으로 바이러스의 증식이 가능해지면서 소크 박사가 개발한 소아마비 백신을 비롯, 홍역·간염 등 수많은 백신이 개발되었다. 

다만 이번 우한 폐렴 백신이 공개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003년에 유행한 사스와 2015년 창궐한 메르스의 경우 아직도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다. 사스‧메르스를 비롯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이 바이러스가 돌연변이가 잦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치료와 예방을 동시에 하는 백신을 개발 중에 있는데, 이를 ‘파맥신’(제약을 뜻하는 파마세우티칼스와 백신의 합성어)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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