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 쉽게 피로하고 소변 탁해지면 발병 가능성, 알부민·단백질 수치 높으면 의심
만성콩팥병, 쉽게 피로하고 소변 탁해지면 발병 가능성, 알부민·단백질 수치 높으면 의심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2.07 15:35
  • 호수 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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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맑게 하고 혈압 조절하는 콩팥… 기능 손상돼도 증상 뚜렷하지 않아

소변검사서 알부민·단백질 수치 높으면 의심… 당뇨·고혈압 환자 유의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서울 중랑구에 사는 윤모(70) 씨는 평소 쉽게 피로해져서 사람들과 어울리기가 꺼려지고, 밤중에 자다가 소변 때문에 깨는 일이 많아졌다. 불편하기는 했지만 심각한 통증이 동반되는 일은 아니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최근 건강검진을 받던 중 소변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나타나 추가 검사를 시행했고, 만성콩팥병 진단을 받았다. 

콩팥(신장)은 복막 뒤에 위치하며 좌우에 1개씩 2개가 있다. 오른쪽 콩팥은 간의 아래쪽, 왼쪽은 횡격막 아래의 비장 근처에 있으며, 성인 주먹 크기로 자주색 강낭콩 모양을 하고, 피를 깨끗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 몸에는 5ℓ가량의 혈액이 흐르고 있는데 콩팥은 매일 40회에 걸쳐 이 혈액 전부를 깨끗하게 해준다. 또 콩팥은 나트륨이나 칼륨, 인 등과 같은 전해질의 균형을 맞춰주고, 혈압 조절과 함께 적혈구를 만들어내며 뼈를 튼튼하게 하는 여러 가지 중요한 호르몬을 만들어 낸다. 이처럼 다양한 기능을 하는 콩팥이 나빠지는 것을 콩팥병이라고 부른다. 

급성콩팥병은 콩팥에 해로운 약물이나 출혈, 특정 질환 등으로 인해 콩팥 기능이 저하되는 병으로 수액 보충 등 보조적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만성콩팥병은 이러한 신장 손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신장 기능이 계속 악화되는 것을 말한다. 

◇소변 검사 등으로 조기 검진 가능

만성콩팥병은 소변 검사에서 알부민뇨, 단백뇨, 혈뇨와 같은 이상 소견이 있거나 콩팥 기능이 정상의 60% 미만으로 감소한 상태를 말한다. 혈압이나 소변 검사, 혈액 검사 및 신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조기에 발견되면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유지할 수 있으며, 합병증인 심장 발작이나 뇌졸중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초기에는 증상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만성콩팥병을 앓는 환자의 90% 정도가 병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2018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만성콩팥병 환자는 23만여명으로 전년의 21만여명보다 10.7% 증가했다. 이는 12대 만성질환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시행된 ‘유형별 만성신장질환 생존 및 신기능 보존 장기 추적조사연구’에 따르면 만성콩팥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사망률이 높고, 만성콩팥병이 진행될수록 심혈관계 질환이나 빈혈, 골다공증 등의 합병증 발생이 증가하고, 특히 당뇨병성 콩팥병 환자에게서 동반 질환이 많이 발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질환자, 평소 콩팥기능 악화 예방

대한신장학회에서는 만성콩팥병을 의심할 수 있는 9가지 경우를 제시하고 있다. △붉거나 탁한 소변을 보는 경우, △소변에 거품이 많이 생긴 경우, △자다가 일어나 소변을 보는 경우가 많아지거나 △반대로 소변량이 줄거나 소변 보기 힘든 경우도 있다. △몸 전체가 가렵거나 △눈 주위와 손발이 붓는 경우 △혈압이 올라가거나 △피로감을 쉽게 느끼는 경우 △입맛이 없고 체중이 줄어든 경우 등이 있다. 

그러나 콩팥은 정상 기능의 50% 이상이 감소되더라도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만성 신부전의 고위험군인 당뇨병과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만성질환 자체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와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콩팥 기능 악화를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콩팥이 기능하지 못하게 되면 오줌으로 나가야 할 노폐물이 몸에 쌓이게 되는데, 이런 환자들은 기운이 없고, 쉽게 피곤하며, 밥맛이 없고 구토를 하기도 한다. 

혈액 투석은 혈액 속 노폐물을 거르고 피를 일부 뽑아 그 속의 찌꺼기만 걸러서 버린 후 깨끗해진 피를 다시 몸속에 집어넣어 주는 것이다.
혈액 투석은 혈액 속 노폐물을 거르고 피를 일부 뽑아 그 속의 찌꺼기만 걸러서 버린 후 깨끗해진 피를 다시 몸속에 집어넣어 주는 것이다.

만약 콩팥 기능이 점점 나빠지면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되어 투석이나 신장 이식과 같은 콩팥을 대체하는 요법을 받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상태가 된다. 혈액 투석은 인공신장기로 혈액 속 노폐물을 거르고 피를 일부 뽑아 그 속의 찌꺼기만 걸러서 버리고, 깨끗해진 피를 다시 몸속에 집어넣어 주는 것이다. 

또 기증받은 건강한 신장을 환자의 동맥, 정맥 및 방광에 연결해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수술하는 치료 방법인 신장이식술을 시행할 수 있다. 

조선영 유성선병원 과장은 “만성 신부전증까지 진행되지 않기 위해서는 위험인자들을 미리 조절해야 한다”며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도 예방 수칙을 잘 지키면 증상 진행을 늦추거나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음식은 되도록 싱겁게 먹어 염분 섭취량을 줄이고, 단백질도 가급적 적게 섭취해야 한다. 지나친 염분 섭취는 체액을 증가시켜 혈압을 높이는 원인이 되는데, 특히 만성콩팥병 환자는 소변을 통한 염분 배설 능력이 감소돼 있어 혈압 상승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난다. 따라서 조리할 때 소금이나 간장, 된장 등의 양을 조금씩 줄여 싱거운 맛에 익숙해지도록 하고, 인스턴트 식품이나 외식을 줄이도록 한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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