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순덕 대한노인회 경북 의성군지회장 “노인지도자연수 6년째 개최…분회장, 경로당 회장들 자부심 가져”
안순덕 대한노인회 경북 의성군지회장 “노인지도자연수 6년째 개최…분회장, 경로당 회장들 자부심 가져”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2.14 14:30
  • 호수 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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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연합회에서 회비 가장 적게 받아…경로당에 부담 주지 않으려 

도의원 4선, 도부의장 지내…고령화시대 대비 노인정책 연구도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분회장, 경로당 회장들 자부심 갖게 하는데 주력했다.”

2월 10일, 경북 의성읍 안평의성로에 위치한 지회에서 만난 안순덕(82) 대한노인회 경북 의성군지회장의 첫 마디이다. 2018년 4월, 재임된 안 지회장에게  ‘지난 6년간 가장 주력한 사업이 무엇이냐’고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안 지회장은 또, 분회장, 경로당 회장에 대한 활동비 지급에 대해 묻자 “타 지회가 그 문제 해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지만 저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는 말도 했다. 

안 지회장은 제5·6·7·8대 경북도의원과 도의회 부의장을 지냈다. 15년간 지역사회의 중추적인 자리에 있으며 노인사회 발전에 기여해온 그에게서 남다른 지회 운영과 소신을 들었다. 

-자부심 얘기를 했는데.

“분회장과 경로당 회장은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궂은일도 하고 분쟁 해결에도 나서야 하고 필요하면 자기 주머니 속 돈도 써야 하는 자리다. 제가 이 자리에 처음 왔을 때 이분들로 하여금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자부심을 갖게 해주었는가.

“다 같이 모여 안부인사 나누고 정보도 교환하는 화합의 장을 만들었다. 전에는 예산이 없어 그러지를 못했다. 분회 차원에서 1년에 한두 차례 경로당 회장을 불러 식사대접을 한다. 그런 자리에 참석하시라는 초대장을 받는 자체가 기분 좋은 일이 아닌가. 지회도 1년에 한 번 분회장과 사무장, 임원, 경로당 회장과 총무 등 1100여명이 모이는 노인지도자연수를 해오고 있다. 그날은 국회의원이 국정을, 군수가 군정을 간략히 소개하고 제가 경로당 운영에 대한 얘기를 한다. 종합대학의 의사를 초빙해 건강을 주제로 한 강연 듣고 노래교실을 열어 여흥을 즐기고 식사대접하고 선물을 챙겨드린다. 행사비(1200만원) 일체는 군에서 지원해준다.”

-그만한 인원이 모이는 장소가 있는지.

“의성은 지형이 동서로 땅콩 모양이어서 양쪽 끝의 거리가 200리가 된다. 거리상 참석하기 힘든 분들을 위해 두 번에 나눠 행사를 한다.”

-효과는 좋은가.

“제가 지회장을 맡으면서 처음 시작해 작년까지 6회를 했다. 경북도와 군 예산 지원을 받아 이중근 대한노인회 중앙회장이 설립한 무주의 우정연수원에 경로당 회장들이 네 차례에 나눠 1박2일 교육을 받기도 한다. 회장들에게 자부심 채워주니 너무나 좋아하고 자긍심도 갖는다.”

이덕수 의성군지회 사무국장(오른쪽 네 번째)과 직원들이 사무실 앞에서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이덕수 의성군지회 사무국장(오른쪽 네 번째)과 직원들이 사무실 앞에서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분회장, 경로당 회장 활동비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진 듯한데.

“이분들이 지역에 살며 경륜과 능력을 평가 받아 지도자로 추대된 높은 인격의 소유자들이다. 함께 즐겁게 여생을 보내자는 취지로 봉사하는데 대가를 얘기하는 것 자체가 이분들에 대한 자존심 문제로 비쳐질까 조심스럽다는 뜻이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전국에서 노인이 가장 많은 지역이 의성군이라고 한다. 5만3000여명의 군민 중 40% 이상인 2만1070명이 65세 이상 노인이다. 군수께서 노인을 하늘같이 떠받든다. 1년에 걸쳐 500개에 달하는 경로당을 순회하며 80억원을 들여 냉·난방기를 비롯해 위생세척기 같은 주방시설, 건강보조기구, 공기청정기, 정수기 등을 지원해주었다. 특히 화장실을 수세식으로 모두 바꿨다. 경로당이 우리 집보다 더 좋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군에서 지원을 잘해주나 보다.

“지회에는 노인대학이 없다. 군수께서 18개 읍·면 분회에 남녀 70~75명씩 노인대학을 만들어 외부기관에 위탁을 주었다. 분회 총회 등 크고 작은 노인회 행사에 꼬박 참석하며 많은 예산을 들여 노인회 날 행사도 주관해 노인회가 그만큼 편하다. 거기다 의성·안개·금성 등 3개 권역에 종합노인복지관이 있어 그야말로 ‘노인복지의 천국’이나 다름없다.”

안 지회장은 “군민 삶의 질을 높이는데도 최선을 다 하신다”며 “읍내 전선을 지중화해 거리가 깔끔하며 빈집을 허물고 주차장으로 만들어 골목마다 주차장이 반듯하게 들어서 마치 선진국 도시 같다”고 말했다.

-경로당활성화는 어떻게 하고 있나.

“보건소와 건강보험공단 등에서 프로그램 강사를 지원해주고 있다. 지난해 9월, 이철우 경북지사의 공약인 ‘행복도우미’ 사업을 군수께서 지회에 위탁해 12월까지 수행했다. 웃음치료·노래·치매 관련 자격증을 보유한 40대 여성들이 하루 종일 경로당에 머물며 안전관리, 운영, 건강교육을 해준다. 올해는 13명의 행복도우미와 20여명의 강사가 400여개 경로당을 방문한다.” 

안순덕 지회장은 부농 집안의 9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서울로 유학,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사법고시 준비 중 부친의 병세가 위중해 귀향했다. 정치에 뜻을 두고 도의원에 출마해 잇따라 4선을 지냈다. 도의회 부의장을 마지막으로 사회활동을 마무리했다. 

2014년 4월, 의성군지회장 임기 만료로 물러나는 박영일 전 경북연합회장의 권유로 의성군지회장 선거에 나서 무난히 당선됐다. 

-도의원을 오래 했다. 기억에 남는 일은.

“노무현 정부 당시 경북도의회 부속기구로 노인복지정책연구회를 만들어 회장을 맡으며 고령화시대를 대비한 노인복지정책을 연구했다. 의회가 어떻게 하면 경로당을 활성화할 수 있을까 그런 것들을 고민했다. 기분 좋았던 일은 공무원직장협의회에서 ‘막걸리를 나누고 싶은 도의원’으로 저를 선정한 일이다. 공무원 위에 군림하지 않고 그들의 애로사항을 이해하고 합리적으로 일을 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의성군지회장 선거에 나선 배경은.

“그동안 저에게 표를 많이 주신 어르신들에게 신세를 갚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회 독립건물 신축 계획은.

“현재 노인종합복지관 2층 전체를 지회 사무실로 쓰고 있다. 노인회 신축 예산이 종합복지관 건축에 들어가기도 했다. 현재의 자리에 만족한다.”  

-지회 운영 철학은.

“지회장은 무한 봉사의 자리이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제가 가진 능력, 지도력, 인연을 총동원해 어르신께 베풀고 배려하고 기쁨을 주는 일을 계속하고자 한다. 경로당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연합회 중 가장 적은 액수의 회비를 받고 있다.”  

안순덕 지회장은 인터뷰 끝에 “지회마다 사무국장에 대한 처우가 다르다”며 “중앙회에서 호봉 등 통일된 임금 체계를 만들어 내려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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