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저출산 시대 연인들을 위하여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저출산 시대 연인들을 위하여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2.14 14:47
  • 호수 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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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은 비공식이지만 공식기념일보다 더 유명한 ‘연인들의 날’인 ‘발렌타인데이’였다. 국내에서는 여자가 평소 관심 있던 남자에게 초콜릿을 전하며 사랑을 고백하는 날, 혹은 사랑하는 남자 애인에게 초콜릿을 건네는 날로 더 유명하다. 서양에서는 말 그대로 연인들의 날로 남녀 구분없이 서로에게 간단한 선물을 건네며 사랑을 확인하는 기념일이지만 우리나라는 일본의 영향을 받아서 이러한 풍습이 굳어져 있다. 

남자가 좋아하는 이성에게 고백하며 사탕을 건네거나, 발렌타인데이 때 받은 초콜릿에 대한 보답으로 여자 애인에게 사탕을 선물하는 화이트 데이(3월 14일) 역시 일본에서 넘어온 것이다. 화이트데이는 기원 자체도 일본이고 서양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릿을 주고받게 된 배경에는 일본 제과점의 초콜릿을 팔기 위한 얄팍한 상술이 존재했다. 물론 단 번에 성공한 것은 아니고 여러 차례 좌절을 맛보다 대기업이 가세한 후에야 현재와 같이 널리 전파됐다. 화이트데이도 마찬가지로 일본의 전국엿과자공업협동조합이 똘똘 뭉쳐 선전해서 정착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전통적으로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양력 3월 6일경)을 연인들의 날로 여겼다. 경칩날 정을 돋우고 싶은 부부나 멀어진 정을 다시 잇고 싶은 부부 그리고 사랑하고 싶은 처녀 총각들은 은밀히 숨어서 은행을 나눠먹었고 한다. 은행나무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있는데, 서로 마주 바라보고만 있어도 사랑의 결실이 오간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심각한 저출산 국가이다.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부부의 증가가 주원인이지만 결혼 조차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혼과 동시에 아이를 낳는 것을 의무처럼 여겼던 어르신 세대들은 이해 못할 일이겠지만 말이다.

비혼주의자라 주장하다 결혼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유는 하나 같이 ‘좋은 사람을 만나서’이다. 지나친 해석일 수도 있지만 결국 저출산의 해법은 ‘사랑’이다. 

현재 전 세계가 뒤숭숭한 분위기이지만 연인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사랑을 이어가기를 바란다. 상술이라 비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한귀로 흘려듣고, 발렌타인데이부터 크리스마스까지 모든 연인들의 기념일을 챙기면서 기억에 남을 이벤트를 만들고 서로에 대한 사랑도 확인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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