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겨울 나목(裸木)
[시] 겨울 나목(裸木)
  • 박기주 시인
  • 승인 2020.02.14 15:01
  • 호수 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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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목(裸木)

나목의 비어있는 여유와 사색은 한편의 시다

 

별이 흐르는 겨울 몰아닥치는 칼바람에

나목가지의 자지러짐과 떨림엔 태고의 울부짖음이,

 

나무 속살의 움 속엔 꿈이 있다

모네의 봄 물안개 자욱한 해돋이도 있고

반 고흐의 여름해바라기의 강렬한 열망도 있다

 

가을의 들과 산에

원색의 물감 마구 문지르고

황혼 짙게 덧칠한

야수파의 충일한 생명감도 있다

 

어느 세한 오후

경건한 마음으로 신의 은밀한 언어로 갈겨 쓴

비어있는 여유와 사색의 시에서

겨울 나목의 꿈을 더듬고 새김질하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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