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지역사회 감염 확산되는 단계”
“신종 코로나, 지역사회 감염 확산되는 단계”
  • 조종도 기자
  • 승인 2020.02.21 13:24
  • 호수 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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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0일 오전 대구 지하철 2호선 문양 방면 객차 안이 한산한 모습을 보인다. 승객들은 모두 마스크를 쓴 모습이다. 대구에서는 전날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며 시민들이 지하철, 마트 등 다중 이용시설의 이용을 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구서 ‘슈퍼 전파’ 추정…경북 청도서 확진자 중 첫 사망자 발생

당국 “원인 모를 폐렴 환자는 모두 코로나19 검사”

[백세시대=조종도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월 19일과 20일 이틀 새 70여명이 늘어나는 등 환자가 속출하고 확진자 1명이 첫 사망하면서 방역당국이 초긴장 상태다. 더구나 대구에서 슈퍼 전파(한 사람에 의해 5명 이상에 전염) 사례가 발생해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은 2월 20일 오후 4시 기준 코로나19 환자가 총 104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서 확진자가 국내에선 처음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지역 환자 중 42명은 31번 환자(61세 여성, 한국인)와 같은 교회(신천지예수교회)에 다니는 것으로 확인됐다. 31번 환자가 참석한 예배에는 약 1000명이 함께한 것으로 알려져, 교회 신자 중 감염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대구지역에서 최소 42명에 전염시킨 31번 환자는 교통사고로 대구 수성구 새로난한방병원에 입원 중이던 지난 2월 8일 인후통, 오한 등의 증상을 보였다. 병원 측이 코로나19 검사를 권유했으나 “해외에 나가지도 않았고 확진자를 만난 적도 없으며, 증상도 경미하다”면서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성동구에서 19일 확진된 40번째 환자(78세 남성, 한국인)도 해외여행력이나 기존 코로나19 확진자와의 접촉이 없었다. 

의사협회 등 의료계에서는 뚜렷한 감염원을 추정하기 어려운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됐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정부도 코로나19가 방역망의 통제범위를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확산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했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20일 브리핑에서 “금주 발생한 확진환자들에 대한 역학조사가 완료되지는 않았으나 현재까지의 조사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의 감염진행이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본부장은 “감염 원인과 경로에 대한 확인이 어려운 감염사례가 서울, 대구 등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는 해외에서 유입되던 코로나19가 제한된 범위 내에서 지역사회 감염으로 전파되기 시작한 단계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여행과 관계없이 유사증상 땐 코로나19 검사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대응지침을 개정해 20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해외여행력에 관계없이 의사가 코로나19을 의심할 경우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지금도 의사가 의심 환자로 분류하면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으나 정부에서 좀 더 명확한 지침을 제공해 지역사회 감염 사례를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조치하겠다는 취지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9일 “유행국가를 다녀와 증상이 있는 분과 접촉한 사람들, 입원이 필요하지 않은 정도의 폐렴 등도 모두 검사할 수 있도록 사례정의(감염병 감시 대상을 정하는 것)를 확대했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사회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 등으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음압병실 또는 1인실에 격리한 후 코로나19 검사를 수행하도록 했다.

◇문 닫는 경로당 늘어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서울 종로구, 성동구 등에서는 경로당, 노인복지관 등의 문을 닫은 상태다. 또 아직 확진자가 없지만 감염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일부 지자체와 대한노인회 지회는 프로그램과 행사를 자제하고 경로당 운영을 중단하는 등 긴장감을 갖고 대응하고 있다.

인천연합회에서는 지난 2월 10일부터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을 잠정 폐쇄한 상태이며, 다른 연합회에서는 지회별로 상황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

대한노인회 서울 강서구지회는 구청·주민센터와 협의를 통해 2월 29일까지 경로당 운영을 중단하기로 하고 각 경로당에 공고문을 보내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파구도 경로당과 노인복지관 등의 운영을 2월 29일까지 잠정 중단키로 했다.

◇노인 등 취약계층 마스크 지원 법제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0일 전체회의를 열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코로나 대응 3법’을 의결했다.

코로나 대응 3법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검역법, 의료법 등 3개 법의 일부개정안이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감염병 유행으로 ‘주의’ 이상의 경보가 발령될 경우 사회복지시설을 이용하는 어린이, 노인 등 감염 취약계층에 마스크 등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1급 감염병의 유행으로 의약품 등의 급격한 물가 상승이나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이 공표한 기간 동안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물품의 수출을 금지토록 했다.

조종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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