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막 내리는 ‘실시간 검색어’의 시대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막 내리는 ‘실시간 검색어’의 시대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2.21 14:05
  • 호수 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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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가 4·15 총선 기간에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4월 2일부터 15일 오후 6시까지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를 중단하고 인격 모독 및 사생활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던 연예 기사의 댓글 서비스도 다음 달 중 잠정 폐지한다. 인물명 연관 검색어 서비스도 중단하기로 했다.

2위 포털사이트인 다음은 이미 지난해 10월에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와 연예 댓글 폐지 등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연예 뉴스 댓글과 인물 관련 검색어 등은 지난해 사라졌고, ‘실시간 이슈검색어’ 서비스는 20일 자로 완전히 종료된다. 다음 측은 “최근 실시간 이슈 검색어가 자연스러운 결과를 보여주고자 하는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난 것으로 판단했다”고 폐지 취지를 밝히기도 했다.  

네이버 및 다음의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는 지난해 8월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논란에서 찬반 세력 간 대결의 장으로 변질되는 등 애초 서비스 목적을 벗어나 신뢰성을 잃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특정 제품이나 사이트를 검색하게 하는 이벤트가 성행하면서 홍보의 장으로 변질되기도 했다. 

이에 네이버는 검색어 순위를 개인별로 설정할 수 있게 하는 등 신뢰성 회복을 위한 조치를 마련해왔지만, 이번 총선이 점점 다가오면서 정치적 이슈가 폭증하는 상황을 맞아 결국 일시 중단을 택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음이 그랬던 것처럼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는 결국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포털사이트를 통해 2005년부터 제공된 실시간 검색어는 현재 사람들이 어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척도가 됐다. 스마트폰 혹은 컴퓨터를 이용해 인터넷을 켜면 가장 먼저 실시간 검색어가 눈에 들어오는데 이때 사람들의 관심사를 검색어 순위로 알 수 있었던 것이다. 

김연아가 밴쿠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세계 영화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등 모든 기쁨의 순간을 실시간 검색어로 확인했다. 온 국민을 비탄에 빠지게 한 사건사고 역시 실시간 검색어를 통해 먼저 접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악용되고, 홍보의 장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급속하게 신뢰를 잃었고 결국 사라지는 전철을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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