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100세시대를 살아가는 노인들의 대화법
[기고] 100세시대를 살아가는 노인들의 대화법
  • 정용쇠 서울 은평구
  • 승인 2020.02.21 14:18
  • 호수 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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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늙어간다. 노인들 상당수는 노화의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질병에 시달리기도 한다. 필자도 미수(米壽)에 가까워지면서 세 가지 이상 질병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혹자는 이럴 때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의미의 ‘상선약수’(上善若水)를 들면서 물 흐르듯 하루를 보내는 것이 좋다고 한다. 

물 흐르듯 살아가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다보면 어쩔 수 없이 부딪히기 마련이니까. 특히 대화에서 그렇다. 서로 ‘내 말만 맞다’고 주장하다 싸움이 발생하는 일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대화는 조금만 양보하면 노년기 삶의 활력이 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노년층 대화가 인지기능, 신체기능, 정서기능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대화를 할 때는 듣기, 말하기, 생각하기의 세 과정이 함께 이뤄져 뇌에 다양한 자극을 준다는 것이다. 치매 예방 지침 중 하나가 ‘많이 대화하기’일 정도로 말이다.

대화는 혈관 속 스트레스 물질을 줄인다. 또한 누군가를 만나러 갈 때는 몸을 움직이기 마련이다. 대화가 신체에 좋은 영향을 주는 이유다. 노년층일수록 감정 표현이 서툴고, 사회생활에서 멀어지다보니 혼자 지내려는 경향이 강해 정신건강에 취약하다. 이때 친한 사람을 만들어 많이 대화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특히 배우자나 자식과 대화하면 분노·우울감이 감소한다.

노년층이 편안하고 즐겁게 대화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조용한 곳에서 대화를 하기를 권한다. 청력이 저하된 노년층이 잡음이 많은 곳에서 대화하면 의사소통이 어렵다. 상대방 말을 잘 듣지 못해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뇌도 제대로 자극받지 못하니, 조용한 곳에서 대화를 권한다.

적절한 감정표현도 중요하다.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 어른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해 참는 노년층이 많다. 대화할 때 느끼는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해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말하기와 듣기를 5대5 비율로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대화는 탁구를 치듯 오가야 뇌에 자극이 된다. 자신의 가치관만 고집하지 말고,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이해하는 과정은 필수다. 

마지막으로 매일 한 번 이상 대화하는 것이 좋다. 하루에 한 번은 누군가와 직접 만나 대화할 필요가 있다. 전화나 메시지보다 실제로 만나 오감(五感)을 활용해야 인지·신체기능 자극이 크다. 친구와 약속이 없는 날에도 산책 삼아 밖으로 나가서 자주 가는 가게 주인에게 인사를 하거나, 처음 만난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도 노년의 효과적인 대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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