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권 상징 ‘고종 국새·효종어보’ 미국서 귀환
조선왕권 상징 ‘고종 국새·효종어보’ 미국서 귀환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2.21 14:39
  • 호수 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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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새 대군주보(왼쪽)와 효종어보
국새 대군주보(왼쪽)와 효종어보

재미교포 이대수 씨 기증…고궁박물관서 3월 8일까지 공개

조선 국왕의 존엄과 권위를 상징하는 도장 두 점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외국으로 유출된 조선 후기 국새 ‘대군주보’(大君主寶)와 ‘효종어보’(孝宗御寶)를 재미교포 이대수(84) 씨로부터 기증받아 2월 19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했다.

국새(國璽)는 국권을 나타내는 실무용 도장으로, 외교문서와 행정문서 등 공문서에 사용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어보(御寶)는 왕과 왕비의 덕을 기리거나 사후 업적을 찬양하기 위해 만든 의례용 도장으로 신주와 같다. 조선시대에 국새와 어보는 모두 412점이 제작됐는데, 73점은 소재가 불분명하다. 해방 이후 지난해까지 협상·기증·수사 공조 등을 통해 미국에서 받은 국새와 어보는 약 15점에 이른다.

대군주보는 높이 7.9㎝, 길이 12.7㎝, 무게 4.1㎏이다. 은에 도금했으며, 손잡이는 거북 모양이다. 서체는 구첩전(九疊篆·글자 획을 여러 번 구부려서 쓴 전서체)이다. 거북꼬리 아래에 외국인 소장자 이름으로 짐작되는 ‘W B. Tom’이라는 알파벳이 있다. 대군주보 사용 시기는 1882년부터 대한제국을 선포한 1897년까지로 파악됐다. 1883년 외국과 통상조약 업무를 담당하는 전권대신을 임명한 문서와 1894년 갑오개혁 이후 대군주 명의로 반포된 법률·칙령 등에 사용한 예가 확인됐다.

대군주보와 함께 돌아온 효종어보는 높이 8.4㎝, 길이 12.6㎝, 무게 4㎏이다. 손잡이는 거북 모양이며, 재질은 동이지만 금빛을 띤다. 정수리에 임금 왕(王) 자가 있는 점이 특징이다. 영조가 1740년 제17대 임금 효종(재위 1649∼1659)에게 ‘명의정덕’(明義正德)이라는 존호를 올릴 때 만들었다. 서체는 대군주보와 마찬가지로 구첩전이며, ‘선문장무 신성현인 명의정덕 대왕지보’(宣文章武 神聖顯仁 明義正德 大王之寶)라는 16글자를 새겼다.

대군주보와 효종어보는 2월 20일부터 3월 8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2층 ‘조선의 국왕’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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