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장, 복벽 틈새로 장기 밀려나와 발생…방치 땐 장폐색
탈장, 복벽 틈새로 장기 밀려나와 발생…방치 땐 장폐색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2.21 14:51
  • 호수 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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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벽이 약해지면서 내장이 밀려나와 발생되는 탈장은 질병이 점차 진행되면서 약해진 복벽 내부 내용물의 압력이 높아지고 덩어리가 커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복벽이 약해지면서 내장이 밀려나와 발생되는 탈장은 질병이 점차 진행되면서 약해진 복벽 내부 내용물의 압력이 높아지고 덩어리가 커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복압 높거나 만성변비 등으로 배에 너무 세게 힘줄 경우에도 발생

탈장된 장기 밀어 넣어 응급 처치…탈장낭 묶어주는 수술해야 완치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인천에 사는 정모 어르신(77)은  사타구니 한쪽이 불룩 튀어나오는 증상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 처음엔 큰 통증이 느껴지지 않아 별다른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묵직한 느낌 때문에 불편함이 커졌다. 이에 병원을 찾은 정 어르신은 탈장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고 있다. 

탈장은 배 안쪽의 복벽을 이루는 근막‧근육 같은 조직에 구멍이 생기면서 소장‧대장 등 신체 내 장기가 본래 자리에서 벗어나 다른 조직을 통해 돌출되거나 빠져나오는 증상이다. 

최병민 유성선병원 외과 전문의는 “탈장은 근막과 복벽이 약해져 구멍이 나면서 그 틈으로 장이 밀려 나오는 것으로 사타구니 부위에 생기는 서혜부 탈장이 가장 흔하다”며 “소아는 선천적으로 복벽에 틈새를 갖고 태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성인은 노화로 복벽이 약해지거나 과도한 복압 상승이 동반될 때 발생하기 쉽다”고 말했다. 

또 만성 폐쇄성 폐질환, 전립선 비대증 등은 복강 내압을 만성적으로 높여 탈장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 이외에도 비만, 무거운 물체를 드는 것, 장시간 서서 하는 일, 만성 변비, 만성 기침 등이 탈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서혜부(사타구니) 탈장이 가장 흔해 

초기에는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작은 돌출이 느껴지고 피부밑으로 덩어리가 만져진다. 통증도 거의 없고 탈장 부위에 묵직한 느낌이 드는 것 외에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때 튀어나온 탈장 부분을 누르면 다시 복강 내 정상 위치로 돌아가게 돼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질병이 점차 진행되면서 약해진 복벽 내부 내용물의 압력이 높아지고 덩어리가 커지게 된다. 이렇게 커진 덩어리가 복강 내 정상 위치로 돌아가지 못하고, 탈장이 생긴 복벽 입구에 끼어 복강 내로 다시 돌아가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상태를 감돈이라고 하는데, 감돈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장에 부종이 생기고, 돌출 부위에 압통이나 복통, 구토, 발열 등의 장폐색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또 빠져나온 장이 꼬이거나 혈액순환에 지장이 생기면 괴사가 진행될 수 있다. 

탈장은 발생되는 부위에 따라 서혜부 탈장, 대퇴 탈장, 반흔 탈장, 배꼽 탈장으로 나눌 수 있다. 

탈장 중 가장 발생 빈도가 높은 서혜부 탈장은 사타구니가 부풀어 오르는 증상이 나타난다.  대개는 기침하거나 힘을 주는 경우, 또는 장시간 서 있는 경우 더 불룩해진다. 손으로 누르거나 누워서 휴식을 취하면 잠시 사라지는데, 움직이면 다시 튀어나오게 된다. 

대퇴 탈장은 서혜부 탈장이 발생하는 부위보다 아래쪽에 생긴다. 대퇴관 후복벽 중 약한 부위로 복강 내 장기가 빠져나오는 것으로 마르고 나이 많은 여성 환자가 대부분이다. 

수술 흉터 부위에 발생하는 반흔 탈장은 장이나 혈관 수술에서부터 작은 수술 상처에까지 어느 경우에나 발생될 수 있다. 특히 고령이거나 수술 후 상처가 감염된 경우, 당뇨나 비만 등의 상태인 경우에 자주 나타난다. 

배꼽 탈장은 임산부나 복수가 많이 차 있는 간경변증 환자, 출산을 많이 한 여성에게서 자주 발생한다. 

◇발생 시 수술 치료해야 완치 가능해

탈장 검사는 비교적 쉽게 진단될 수 있다. 대부분 부드럽고 둥근 표면을 가진 덩어리가 튀어나온 것을 손가락으로 촉진할 수 있으며, 장에서 소리가 나기도 한다. 더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서는 환자에게 기침을 하게 하거나 아랫배에 힘을 주게 하기도 한다. 진단이 모호한 경우에는 복부 초음파나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해 확진하기도 한다. 

탈장 발생 시 응급 상태가 아니라면 우선 탈장 부위를 원래 위치로 복원해야 한다. 손으로 탈장 부위를 부드럽게 주물러 주거나 탈장낭을 살짝 당긴 후 내용물을 밀어 넣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이때 환자가 통증으로 인해 힘을 너무 많이 주게 되면 복압이 상승해 장기가 자꾸 밀려 나오게 되기 때문에 약물로 환자의 통증을 조절한 후 시행하는 게 좋다. 

그러나 장이 끼여 복강 내로 다시 돌아가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때는 응급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또 탈장 부위를 원래 위치로 복원하더라도 곧 재발할 수 있고, 약물로는 완치되기가 어렵기 때문에 발생 시 수술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수술의 원칙은 탈장낭을 열어 내부 탈장 내용물을 모두 분리하여 복강 내로 다시 넣어 주고, 탈장낭을 묶어주는 것이다. 

어르신들은 복벽이 약화돼 탈장되는 경우가 많음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서혜부 복벽 바닥을 교정해야 한다. 교정 방법은 복벽을 이루는 조직구조물을 당겨서 1차 봉합을 하는 방법이 있다. 가장 전통적인 방법으로 수술 방법이 단순하고 체내에 이물질을 남기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최근에는 복벽을 강화하고 지지하는 그물 모양의 망인 ‘메시’를 사용해 조직을 당기지 않고 인공망으로 복벽을 보강하는 방법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이 방법은 통증이 적어 환자가 수술 후 일상생활에 빨리 복귀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복강경을 이용해 탈장을 교정하는 수술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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